3. 적당선에서 만족할 수 있는 지혜
(畵蛇添足)
昭陽爲楚伐魏, 覆軍殺將, 得八城, 移兵而攻齊.
陳軫爲齊王使, 見昭陽, 再拜賀戰勝, 起而問: “楚之法, 覆軍殺將, 其官爵何也?”
昭陽曰: “官爲上柱國, 爵爲上執珪.”
陳軫曰: “異貴於此者何也?” 曰: “唯令尹耳.”
陳軫曰: “令尹貴矣, 王非置兩令尹也. 臣竊爲公譬可也? 楚有祠者, 賜其舍人巵酒. 舍人相謂曰: ‘數人飮之不足, 一人飮之有餘. 請畫地爲蛇, 先成者飮酒.’ 一人蛇先成, 引酒且飮之, 乃左手持巵, 右手畫蛇曰: ‘吾能爲之足.’ 未成, 一人之蛇成, 奪其巵曰: ‘蛇固無足, 子安能爲之足?’ 遂飮其酒. 爲蛇足者, 終亡其酒. 今君相楚而攻魏, 破軍殺將得八城, 不弱兵, 欲攻齊. 齊畏公甚, 公以是爲名居足矣, 官之上非可重也. 戰無不勝, 而不知止者, 身且死, 爵且後歸, 猶爲蛇足也.”
昭陽以爲然, 解軍而去.
해석
소양이 초나라를 위해 위나라를 정벌할 적에 군대를 엎어버리고 장수를 죽여
得八城, 移兵而攻齊.
8개의 성을 얻었고 군대를 이동시켜 제나라를 공격했다.
진진이 제나라 왕의 사신이 되어 소양을 보고
再拜賀戰勝, 起而問:
두 번 절하며 전승을 축하하면서 일아나 물었다.
“楚之法, 覆軍殺將, 其官爵何也?”
“초나라 법에 군대를 전복시키고 장군을 죽인 사람의 관직은 무엇입니까?”
소양이 “관직은 상주국이 되고 벼슬은 상집규가 됩니다.”
陳軫曰: “異貴於此者何也?”
진진이 “이보다 달리 귀한 관직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소양이 “오직 영윤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陳軫曰: “令尹貴矣, 王非置兩令尹也.
진진이 말했다. “영윤이 귀하더라도 왕은 두 명의 영윤을 두지 않습니다.
臣竊爲公譬可也?
제가 공순히 공을 위해 비유하겠사오니 괜찮으신지요?
楚有祠者, 賜其舍人巵酒.
초나라에 제사 지낸 사람이 있었는데 제사를 맡은 사람들에게 치주 한 병을 하사했습니다.
舍人相謂曰:
제사를 맡은 사람들이 서로 말했습니다.
‘數人飮之不足, 一人飮之有餘.
‘여러 사람이 마시기엔 부족하고 한 사람이 마시기엔 남음이 있으니
請畫地爲蛇, 先成者飮酒.’
땅에 그려 뱀을 완성하길 청하니 먼저 완성한 사람이 술을 마십시다.’
一人蛇先成, 引酒且飮之,
한 사람이 뱀을 먼저 완성하고 술을 끌어다가 마시는데
乃左手持巵, 右手畫蛇曰:
곧 왼손으론 술잔을 끌어갔고 오른손으론 뱀을 그리며 말했습니다.
‘吾能爲之足.’
‘나는 뱀의 다리까지 그릴 수 있다.’
未成, 一人之蛇成, 奪其巵曰:
완성되지 않자 한 사람이 뱀을 완성하고서 술잔을 빼앗으며 말했습니다.
‘蛇固無足, 子安能爲之足?’
‘뱀은 본래 다리가 없는데 자네는 어째서 다리를 그릴 수 있는가?’
遂飮其酒.
마침내 그 술을 마셨습니다.
爲蛇足者, 終亡其酒.
뱀의 다리를 그리려던 사람은 끝내 술을 잃고 말았습니다.
今君相楚而攻魏, 破軍殺將得八城,
이제 그대는 초나라에 재상이 되어 위나라를 공격하여 군대를 전복시키고 장군을 죽여 8성을 얻었는데
不弱兵, 欲攻齊.
군대는 약해지지 않아 제나라를 공격하고자 합니다.
齊畏公甚, 公以是爲名居足矣,
제나라는 공을 두려워함이 심하니 공께서는 이것으로 명예를 삼아 머무는 것이면 충분하며
官之上非可重也.
관직도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사옵니다.
戰無不勝, 而不知止者,
싸움에서 이기지 않음이 없다하여 그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身且死, 爵且後歸,
몸은 또한 죽고 벼슬 또한 뒷 사람에게 돌아가리니,
猶爲蛇足也.”
뱀의 다리가 되는 것과 같사옵니다.”
昭陽以爲然, 解軍而去.
소양은 그 말이 맞다고 여겨 군대를 해산하고 철수했다.
인용
- 소양(昭陽): 초(楚) 나라의 공족대부(公族大夫)로, 군공(軍功)으로 상주국(上柱國)이 되었고, 회왕(懷)王 때 재상이 되었다. [본문으로]
- 진진(陳軫): 춘추시대(春秋時代) 진국(陳國)의 후손으로, 뛰어난 유세객으로 처음 진(秦)나라를 섬겼는데, 당시 진(秦)나라의 사자로 제(齊)나라에 왔다가 이 소식을 듣고 소양(昭陽)을 군중(軍中)에서 만나 담판하였다. 뒤에 초(楚) 나라에서 벼슬하여 재상이 되었으며 영천후(潁川侯)에 봉해졌다. [본문으로]
- 상주국(上柱國): 전국시대 초(楚) 나라 관직명으로, 군대를 부수고 장군을 죽인 장수에게 이 관직을 주었다. 지위는 영윤(令尹) 다음의 관직이다. [본문으로]
- 상집규(上執珪): 초(楚) 나라 최고의 관작(官爵)으로, 공이 가장 크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주었다. 규(珪)는 조회나 의식에 잡는 홀(笏)의 일종이다. [본문으로]
- 영윤(令尹): 초(楚) 나라의 최고 관직명으로, 다른 나라의 재상에 해당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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