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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과 탈주 - 2. 추방당한 이들이여 탈주하라 본문

연재/작품을 감상하다

추방과 탈주 - 2. 추방당한 이들이여 탈주하라

건방진방랑자 2019. 12.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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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추방당한 이들이여 탈주하라

 

문제는 이렇게 추방당한 이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 번 생각해볼만 하다. 추방당한 이들이 많다면 이들이 하나로 뭉쳐 그 절망감을 표현하고 당당히 주권을 행사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추방과 법질서 강화

 

하지만 이런 생각은 현실에서 한계를 갖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척도(자본우월주의, 국가지상주의 등)를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내면화한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으니까. 오히려 날카롭게 항의하고 대항하려 하기보다 국가에서 내려주는 떡고물이라도 없는지 처절하게 매달린다. 이들은 이 없어 이와 같은 어려움을 당한다고만 생각하기에 만 있으면 남들처럼 살 수 있으리라 착각한다.

그런데 지배층은 이렇게 추방당한 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대처하는가? 추방당한 이들은 언제든 맘만 먹으면 난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추방당한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것. 용산참사의 피해자들이 가해자로 둔갑된 그 논리와 매한가지다. 이때부터 국가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치안강화법질서 확립이다. 유독 돈 없는 자에게만 가혹할 정도로 정확히 적용되는 법의 이중성은 이렇게 완성된다. 이와 같은 요인들로 국가는 국민을 추방함에도 별 어려움 없이 유지되어 올 수 있었다. 어떻게 국민이 추방당하고 추방당한 그들조차 국가의 충실한 하수인이 될 수 있는지, 우린 추방이란 개념을 통해 샅샅이 알 수 있다.

 

 

 

 

추방당한 우리의 힘, 탈주

 

그렇다면 우린 그렇게 국가의 충실한 하수인이 되어 국가의 처분만을 바라며 살아야 하는 걸까? 바로 이에 대한 대답이 탈주. 탈주는 무언가로부터 벗어난다는 뜻이다. 과연 그 무엇은 무엇일까?

 

 

나는 대중들의 탈주 현상을 주변화와 대비해서 소수화라고 부르고자 한다. 주변화가 척도에 의한 부차화를 가르킨다면, 소수화는 척도로부터의 탈주를 가르킨다. 주변인으로써의 대중이 지배적 척도에 의해 인정받기를 꿈꾼다면, 소수자로서의 대중은 척도로부터 탈주한다. -39

 

 

이를 좀 더 쉬운 이야기로 풀어보자. 내 자신이 학이 아닌 닭이었음을 깨달았다(이게 바로 추방이다). 예전엔 학을 선망하고 나도 학이 되려 했을 것이다(주변화). 하지만 이젠 그 자체가 허구임을 알기에 더 이상 학이 되려 하지 않는다. 닭인 내 모습을 긍정하며 이 안에서 새 가치를 만들어 간다(소수화). 바로 이런 변화가 탈주이다. 탈주는 그래서 철학적인 용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인 용어가 된다. 기존의 가치를 허물고 나만의 가치를 찾는다는 점에서 철학적이지만 그렇게 함으로 당당히 소수자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이다.

 

 

 

인용

목차

1. 국가가 국민을 추방하다

2. 추방당한 이들이여 탈주하라

3. 탈주하여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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