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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만록 상권 - 30. 한 글자를 바꿔 시의 뜻을 더욱 분명하게 하다 본문

문집/시화총림

송계만록 상권 - 30. 한 글자를 바꿔 시의 뜻을 더욱 분명하게 하다

건방진방랑자 2020. 5.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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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한 글자를 바꿔 시의 뜻을 더욱 분명하게 하다

 

 

王天使之來也, 湖陰爲遠接, 洪政丞訥菴亦遠接. 宦官天使, 同在龍彎.

湖陰贈訥菴頸聯云: “摩壘氣沮宜退舍, 襲蘭心切共停旄.” 僕以沮之違律稟之, 公曰: “衰字何如?” 僕曰: “未若嶊字之有力也.” 公曰: “汝眞得之矣.”

贈天使詩曰: “鰈海春城餘萬里, 幾重雲樹隔烟微.” 僕曰: “旣着雲, 又着烟, 恐未隱也. 改雲爲春, 何如?” 公曰: “汝言, 果爲是也.”

公凡起草, 必使僕秉筆, 每下字, 吟思不得, 則必下問於僕; 而所得者, 稱意, 則輒改下, 無孰拗之病矣.

僕到京城, 以春字之意, 評于同僚. 柳沆曰: “爾亦未之思也. 春樹之下, 着雲字, 可也, 烟則非本色語也.” 僕歎服不已, 恨不書雲字於皇華集中也. 忍齋諱暹.

 

 

 

 

 

 

해석

王天使之來也, 湖陰爲遠接,

왕학이 중국사신으로 왔을 적에 호음 정사룡이 원접사가 되었고

 

洪政丞訥菴亦遠接. 宦官天使, 同在龍彎.

정승 홍눌암도 또한 원접사가 되었으며 환관 중국사신도 함께 용만에 있었다.

 

湖陰贈訥菴頸聯云: “摩壘氣沮宜退舍, 襲蘭心切共停旄.”

호음이 눌암에게 준 시의 경련은 다음과 같다.

 

摩壘氣沮宜退舍

적진 앞까지 당도하여 기가 막혔으니 마땅히 본진으로 물러나야 하고

襲蘭心切共停旄

향내 배겨 마음이 꺾였으니 함께 기를 멈춰야 하네.

 

僕以沮之違律稟之, 公曰: “衰字何如?”

나는 ()’ 자가 율에 어긋난다고 여쭈었더니 공께서는 “‘()’ 자가 어떠한가?”라고 말씀하셨다.

 

摩壘氣衰宜退舍

적진 앞까지 당도하여 기가 쇠하였으니 마땅히 본진으로 물러나야 하고

 

僕曰: “未若嶊字之有力也.”

나는 “‘(: 꺾이다)’ 자가 힘이 있는 것만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摩壘氣嶊宜退舍

적진 앞까지 당도하여 기가 꺾였으니 마땅히 본진으로 물러나야 하고

 

公曰: “汝眞得之矣.”

공께서는 너가 참으로 옳음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贈天使詩曰: “鰈海春城餘萬里, 幾重雲樹隔烟微.”

사신에게 준 시는 다음과 같다.

 

鰈海春城餘萬里

동해의 봄 성곽 만 여리라

幾重雲樹隔烟微

몇 겹의 구름과 나무는 안개에 막혀 희미하네.

 

僕曰: “旣着雲, 又着烟, 恐未隱也.

내가 말했다. “이미 구름이라 쓰고서 또한 안개라 쓴다면 평온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改雲爲春, 何如?”

()’자를 고쳐 ()’자로 쓰는 것이 어떻습니까?”

 

幾重春樹隔烟微

몇 겹의 봄 나무는 안개에 막혀 희미하네.

 

公曰: “汝言, 果爲是也.”

공께서 자네의 말이 과연 옳다네.”라고 말씀하셨다.

 

公凡起草, 必使僕秉筆,

공은 대체로 초고를 쓸 적에 반드시 나에게 붓을 잡도록 했고

 

每下字, 吟思不得, 則必下問於僕;

매번 글을 쓰다가 읊조릴 생각이 얻어지질 않으면 반드시 나에게 하문하셨고

 

而所得者, 稱意,

얻은 것이 뜻에 알맞으면

 

則輒改下, 無孰拗之病矣.

갑자기 고쳐 쓰게 했으니 집착하며 억누르는 병폐가 없었다.

 

僕到京城, 以春字之意, 評于同僚.

내가 서울에 도착해 ()’자의 뜻으로 동료에게 평론하도록 했었다.

 

柳沆曰: “爾亦未之思也.

유항이 말했다. “그대 또한 생각하질 못했구만.

 

春樹之下, 着雲字, 可也,

춘수(春樹)’란 글자 아래에 ()’ 자를 붙이는 건 괜찮지만

 

烟則非本色語也.”

()’은 본래의 말이 아니라네.”

 

幾重春樹隔雲微

몇 겹의 봄 나무는 구름에 막혀 희미하네.

 

僕歎服不已, 恨不書雲字於皇華集中也.

나는 탄복하길 그치지 않았는데 황화집속에 ()’를 쓰지 못한 게 한스럽다.

 

忍齋諱暹.

인재의 이름은 섬이다.

 

 

인용

목차

한시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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