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구양수에게 올린 편지
상구양내한서(上歐陽內翰書)
소순(蘇洵)
2. 자천하고 싶지만 쉽지가 않네
찾아가 뵈며 자천해야 하는데
旣又反而思其向之所慕望愛悅之而不得見之者, 蓋有六人焉, 今將往見之矣, 而六人者, 已有范公尹公二人亡焉, 則又爲之潸焉出涕以悲.
嗚呼, 二人者不可復見矣, 而所恃以慰此心者, 猶有四人也. 則又以自解, 思其止於四人也. 則又汲汲欲一識其面, 以發其心之所欲言. 而富公又爲天子之宰相, 遠方寒士, 未可遽以言通於其前, 而余公蔡公, 遠者又在萬里外.
獨執事在朝廷間, 而其位差不甚貴, 可以叫呼攀援而聞之以言, 而飢寒衰老之病, 又痼而留之, 使不克自至於執事之庭. 夫以慕望愛悅其人之心, 十年而不得見, 而其人已死, 如范公尹公二人者, 則四人者之中, 非其勢不可遽以言通者, 何可以不能自往而遽已也.
집사의 문장을 가장 잘 아는 나
執事之文章, 天下之人, 莫不知之, 然竊以爲洵之知之也特深, 愈於天下之人,
何者? 孟子之文, 語約而意深, 不爲巉刻斬截之言, 而其鋒不可犯, 韓子之文, 如長江大河, 渾浩流轉, 魚黿蛟龍, 萬怪惶惑, 而抑遏蔽掩, 不使自露. 而人望見其淵然之光, 蒼然之色, 亦自畏避, 不敢迫視. 執事之文, 紆餘委備, 往復百折, 而條達疏暢, 無所間斷, 氣盡語極, 急言竭論, 而容與閑易, 無艱難辛苦之態, 此三者皆斷然自爲一家之文也.
惟李翶之文, 其味黯然而長, 其光油然而幽, 俯仰揖遜, 有執事之態, 陸贄之文, 遣言措意, 切近的當, 有執事之實, 而執事之才, 又自有過人者. 蓋執事之文, 非孟子ㆍ韓子之文, 而歐陽子之文也.
해석
찾아가 뵈며 자천해야 하는데
旣又反而思其向之所慕望愛悅之而不得見之者,
이윽고 또한 도리어 접때에 사모하고 바라며 사랑하고 좋아하여 뵙지 못한 분들을 생각해보니
蓋有六人焉, 今將往見之矣,
대체로 여섯 분이 있어 이제 장차 가서 뵈려 했지만
而六人者, 已有范公尹公二人亡焉,
여섯 분 중에 이미 범중엄(范仲淹)와 윤수(尹洙) 두 분은 돌아가셨으니,
則又爲之潸焉出涕以悲.
또한 그분들을 위해 주룩주룩 눈물이 나와 슬픕니다.
嗚呼, 二人者不可復見矣,
아! 두 사람이 다시 볼 수 없지만
而所恃以慰此心者, 猶有四人也.
이 마음을 믿고서 위로할 수 있는 분이 아직도 네 분이나 계시니
則又以自解,
또한 스스로 근심을 풀고
思其止於四人也. 則又汲汲欲一識其面,
네 분이 그침을 생각하니 또한 급급하게 한 번 얼굴을 알고서
以發其心之所欲言.
그 마음에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발표하려 합니다.
而富公又爲天子之宰相, 遠方寒士,
부필(富弼)은 또한 천자의 재상이 되었으니 먼 지방의 빈한한 선비가
未可遽以言通於其前,
대번에 말로 그 앞에서 통할 수 없고
而余公蔡公, 遠者又在萬里外.
여정(余靖)과 채양(蔡襄)은 멀리 또한 만리 밖에 계십니다.
獨執事在朝廷間, 而其位差不甚貴,
오직 집사만이 조정 사이에 계셔 그 지위의 등급이 심히 귀하지 않으니
可以叫呼攀援而聞之以言,
부르짖고 끌어당기며 말을 들려드릴 수 있지만
而飢寒衰老之病, 又痼而留之,
굶주리고 춥고 쇠약하고 늙어 병들어 또한 고질이 되어 몸에 머물기에
使不克自至於執事之庭.
스스로 집사의 뜰에 이를 수가 없습니다.
夫以慕望愛悅其人之心,
대체로 그 사람을 사모하고 바라고 아끼며 즐거워한 마음으로
十年而不得見, 而其人已死, 如范公尹公二人者,
십년 동안 뵐 수 없었는데 범중엄(范仲淹)와 윤수(尹洙)처럼 이미 돌아가셨으니
則四人者之中, 非其勢不可遽以言通者,
네 분 중에 기세가 갑자기 말로 통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何可以不能自往而遽已也.
어찌 스스로 갈 수 없다고 하여 갑자기 그만두겠습니까?
집사의 문장을 가장 잘 아는 나
執事之文章, 天下之人, 莫不知之,
집사 구양공의 문장을 천하 사람들이 알지 않음이 없지만
然竊以爲洵之知之也特深, 愈於天下之人,
몰래 ‘제가 집사의 문장을 아는 게 특히나 깊어 천하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何者?
왜 그렇게 생각했겠습니까?
孟子之文, 語約而意深,
맹자의 문장은 말은 간략하나 뜻은 깊어
不爲巉刻斬截之言, 而其鋒不可犯,
깎아 새기고 휙휙 베는 말을 하지 않는데도 예봉(銳鋒)은 범할 수가 없고
韓子之文, 如長江大河,
한유공의 문장은 장강과 큰 물줄기 같아
渾浩流轉, 魚黿蛟龍, 萬怪惶惑,
드넓게 흘러 뒤바뀌니 물고기와 자라와 교룡의 온갖 괴상한 것이 두려움과 당혹감이 있고
而抑遏蔽掩, 不使自露.
누르고 막고 가리고 숨겨 스스로 드러내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而人望見其淵然之光, 蒼然之色,
그러나 사람이 깊은 빛과 푸른 빛을 바라보고
亦自畏避, 不敢迫視.
또한 스스로 두려워 피해 감히 다가가 보지 못합니다.
執事之文, 紆餘委備,
집사 구양공의 문장은 여유가 있고 갖춰져
往復百折,
가고 옴이 100번 꺾였음에도
而條達疏暢, 無所間斷,
마디마다 통하고 소통하여 조금이라도 끊어짐이 없으니
氣盡語極, 急言竭論,
기운이 극진하고 말이 지극하여 말을 급히 하고 의론을 다하였지만
而容與閑易, 無艱難辛苦之態,
넉넉하고 한가롭고 평이해 어려워하고 괴로워한 자태가 없으니
此三者皆斷然自爲一家之文也.
이 세 분은 모두 결단코 스스로 일가의 문장이 되었습니다.
惟李翶之文, 其味黯然而長,
오직 이고의 문장은 그 맛이 은은하며 길고
其光油然而幽, 俯仰揖遜,
빛은 윤기나게 그윽하여 구부리고 우러르며 겸손한 태도를 지녀
有執事之態,
집사 구양공의 태도가 있고
陸贄之文, 遣言措意,
육지의 문장은 말을 놓고 뜻을 둠이
切近的當, 有執事之實,
간절하고 지근하며 적당해 집사 구양공의 실체가 있지만
而執事之才, 又自有過人者.
집사의 재주는 또한 스스로 남을 뛰어넘는 게 있습니다.
蓋執事之文, 非孟子ㆍ韓子之文,
대체로 집사의 문장은 맹자와 한자의 문장이 아니고
而歐陽子之文也.
구양자 자신의 문장입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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