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구양수에게 올린 편지
상구양내한서(上歐陽內翰書)
소순(蘇洵)
1. 자천할 타이밍이 기어코 왔구나
실력을 길러 자천하려 했지만 좋은 관리들은 다들 떠나버렸네
洵布衣窮居, 常竊自歎, 以爲: “天下之人, 不能皆賢, 不能皆不肖. 是以賢人君子之處於世, 合必離, 離必合.”
往者天子方有意於治, 而范公在相府, 富公在樞密, 執事與余公蔡公爲諫官, 尹公馳騁上下, 用力於兵革之地, 方是之時, 天下之人, 毛髮絲粟之才, 紛紛而起, 合而爲一. 而洵也自度其愚魯無用之身, 不足以自奮於其間. 退而養其心, 幸其道之將成, 而可以復見於當世之賢人君子.
不幸道未成, 而范公西, 富公北, 執事與余公蔡公, 分散四出, 而尹公亦失勢奔走於小官.
소인이 판치는 세상에 나는 나의 도를 기르며 기다리리
洵時在京師, 親見其事, 忽忽仰天歎息, 以爲斯人之去, 而道雖成, 不復足以爲榮也,
旣復自思念, 往者衆君子之進於朝, 其始也, 必有善人焉推之, 今也亦必有小人焉間之. 今世無復有善人也, 則已矣, 如其不然也, 吾何憂焉? 姑養其心, 使其道大有成而待之, 何傷.
시운이 변해 다시 합하는 시기가 오다
退而處十年, 雖未敢自謂其道有成矣, 然浩浩乎其胸中, 若與曩者異, 而余公適亦有成功於南方, 執事與蔡公, 復相繼登於朝, 富公復自外入爲宰相, 其勢將復合于一. 喜且自賀, 以爲道旣已粗成, 而果將有以發之也.
해석
실력을 길러 자천하려 했지만 좋은 관리들은 다들 떠나버렸네
洵布衣窮居, 常竊自歎,
제가 포의로 곤궁하게 거처함에 항상 몰래 스스로 탄식하며
以爲: “天下之人, 不能皆賢, 不能皆不肖.
말했습니다. “천하의 사람이 모두 어질 수도 없고 모두 불초할 수도 없다.
是以賢人君子之處於世,
이 때문에 어진 이와 군자가 세상에 처함에
合必離, 離必合.”
합하면 반드시 떠나고 떠나면 반드시 합한다.”
往者天子方有意於治, 而范公在相府,
접때 천자께서 막 정치에 뜻을 두어 범중엄(范仲淹) 공이 상부에 있었고
富公在樞密, 執事與余公蔡公爲諫官,
부필(富弼) 공이 추밀원에 있었으며 집사 구양공과 여정(余靖)과 채양(蔡襄)은 간관이 되었고
尹公馳騁上下, 用力於兵革之地,
윤수(尹洙)는 상하로 말 달려가 전쟁이 있는 땅에서 힘을 쓰니,
方是之時, 天下之人,
이때에 당하여 천하 사람이
毛髮絲粟之才, 紛紛而起,
터럭 같거나 실 같거나 곡식 같은 재주더라도 분분하게 일어나
合而爲一.
합하여 일체가 되었습니다.
而洵也自度其愚魯無用之身,
저는 스스로 어리석고 노둔하며 쓸데 없는 몸으로
不足以自奮於其間.
스스로 그 사이에서 분발하기엔 부족하다고 헤아렸습니다.
退而養其心, 幸其道之將成,
물러나 마음을 길러 다행히 도가 장차 완성되면
而可以復見於當世之賢人君子.
다시 당세 어진 이와 군자를 뵈려 하였습니다.
不幸道未成, 而范公西, 富公北,
불행히 도가 완성되지 않았는데 범중엄(范仲淹) 공은 서쪽으로 부필(富弼)은 북쪽으로
執事與余公蔡公, 分散四出,
집사 구양공과 여정(余靖)과 채양(蔡襄)은 뿔뿔이 흩어져 사방으로 나가으며
而尹公亦失勢奔走於小官.
윤수(尹洙)는 또한 권세를 잃어 미관말직에 분주하였습니다.
소인이 판치는 세상에 나는 나의 도를 기르며 기다리리
洵時在京師, 親見其事,
저는 이때 서울에 있어 친히 그 일을 보고
忽忽仰天歎息, 以爲斯人之去,
실망스레 하늘을 올려다 보고 탄식하며 ‘이 사람들이 떠났으니
而道雖成, 不復足以爲榮也,
나의 도가 비록 이루어지더라도 다시 영애롭게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旣復自思念, 往者衆君子之進於朝,
이윽고 다시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접때 뭇 군자들이 조정에 진출함은
其始也, 必有善人焉推之,
그 처음은 반드시 선한 사람이 그들을 추천함이 있어서였는데
今也亦必有小人焉間之.
지금은 또한 반드시 소인이 그들을 이간질 하고 있을 것이다.
今世無復有善人也, 則已矣,
지금 세상에 다시 선한 사람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如其不然也, 吾何憂焉?
그렇지 않다면 내가 무얼 걱정하리오.
姑養其心, 使其道大有成而待之,
짐짓 마음을 길러 도로 크게 완성됨이 있도록 하고 기다리더라도
何傷.
무에 속상하리오?’
시운이 변해 다시 합하는 시기가 오다
退而處十年, 雖未敢自謂其道有成矣,
물러나 10년을 살며 비록 감히 스스로 도가 완성되었다고 말하진 못하지만
然浩浩乎其胸中, 若與曩者異,
그러나 가슴 속에 드넓어 예전과는 다른 듯하고
而余公適亦有成功於南方,
여정(余靖)은 마침 또한 남방에서 공을 이루었으며
執事與蔡公, 復相繼登於朝,
집사 구양공과 채양(蔡襄)은 다시 서로 이어서 조정에 등단했고
富公復自外入爲宰相,
부필(富弼)은 다시 밖으로부터 들어가 재상이 되었으니
其勢將復合于一.
기세가 장차 다시 하나에 합합니다.
喜且自賀, 以爲道旣已粗成,
기쁘고도 스스로 축하하며 생각했습니다. ‘도가 이미 대강 완성되었으니
而果將有以發之也.
과연 장차 출발할 수 있겠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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