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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양호 - 피재길소전(皮載吉小傳) 본문

한문놀이터/인물

홍양호 - 피재길소전(皮載吉小傳)

건방진방랑자 2020. 11. 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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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종기를 치료하여 내의원으로 승격된 피재길의 이야기

피재길소전(皮載吉小傳)

 

홍양호(洪良浩)

 

 

전문적으로 공부하진 않았지만 내공이 있다

皮載吉者 醫家子也. 其父業治瘇, 善合藥. 旣歿, 載吉尙幼, 未及傳父術, 其母以聞見, 敎諸方. 載吉未嘗讀醫書, 但知聚材煎膏已. 一切瘡瘍, 賣以自給, 行于閭巷間, 不敢齒醫列. 士大夫聞而招致之, 試其藥, 頗有驗.

 

부스럼을 앓던 정조

癸丑夏, 上患頭癤, 雜試鍼藥, 久未瘳, 浸及於面頷諸部. 時當盛暑, 燕寢不寧, 諸內醫不知所爲, 廷臣日成班問起居.

 

정조와 재길의 인연

有以載吉名白上者, 命召入問之. 載吉賤夫也, 汗不能對, 左右諸醫, 皆竊笑之.

上使近前診視曰: “毋畏也, 盡爾技.” 載吉: “臣有一方可試.” 命退而劑進, 乃以熊膽和諸料, 熬成膏傅之. 上問: “幾日可痊?” 對曰: “一日痛止, 三日收矣.” 已而一如其言.

上書諭藥院曰: “傅藥少頃, 脫然忘前日之痛. 不意今世, 有此隱技秘笈, 醫可謂名醫, 藥可謂神方, 其議所以酬勞者.” 院臣啓請: “先差內鍼醫, 賜六品服, 授正職.” 上可之, 卽除羅州監牧官.

一院諸醫, 皆驚服, 斂手讓其能. 於是載吉之名, 聞國中, 熊膽膏, 遂爲千金方, 傳于世.

 

사신의 평가

史臣曰: “臣待罪藥院, 始見載吉, 體短小, 目不識字. 抽問本草藥性, 多不辨寒溫平毒, 詎能對証投劑耶? 其所學惟數種膏藥, 用塗雜瘇. 往往偶中, 而人未之奇.

及遇聖人之疾, 一試貼而收功如神, 此豈其才之所能幾耶? 殆所謂莫之爲而爲者, 然其方不見於醫經. 豈古之賢而隱於醫者, 密傳神方, 而乃爲氏所得, 於以樹功成名, 寧不異哉.” 耳溪集卷十八

 

 

 

 

해석

 

전문적으로 공부하진 않았지만 내공이 있다

 

皮載吉者 醫家子也.

피재길이란 사람은 의원집 자식이다.

 

其父業治瘇, 善合藥.

아버지의 업무는 각기병을 다스릴 적에 잘 약을 처방했다.

 

旣歿, 載吉尙幼,

아버지께서 이미 돌아가시자 재길은 아직 어려

 

未及傳父術,

아버지의 의술을 전수받는 데엔 미치지 못했지만

 

其母以聞見, 敎諸方.

어머니께서 듣고 본 것으로 모든 처방법을 가르쳤다.

 

載吉未嘗讀醫書,

재길은 일찍이 의서를 읽진 않았고

 

但知聚材煎膏已.

다만 약재를 취합하고 고를 달이는 것만을 알 뿐이었다.

 

一切瘡瘍, 賣以自給,

일체의 종기에 스스로 만든 것만을 팔러

 

行于閭巷間, 不敢齒醫列.

마을 사이를 다니니 감히 의원의 대열에 나란히 서진 못할 정도였다.

 

士大夫聞而招致之, 試其藥,

사대부들이 소문을 듣고 그를 초대해 약을 시험해보니

 

頗有驗.

매우 효험이 있었다.

 

 

 

부스럼을 앓던 정조

 

癸丑夏, 上患頭癤,

계축(1793)년 여름에 정조는 머리의 부스럼으로 아파하여

 

雜試鍼藥, 久未瘳,

여러 가지 침과 약을 시험해봤지만 오래도록 낫질 않아

 

浸及於面頷諸部.

얼굴과 턱의 여러 부위에 퍼졌다.

 

時當盛暑, 燕寢[각주:1]不寧,

당시에 몹시 무더워 머물던 전각에서도 편안치 않으셨지만

 

諸內醫不知所爲,

모든 내의원들을 어찌 해야 하는지 몰랐고

 

廷臣日成班問起居.

조정의 신하들이 날마다 조를 짜서 일상생활을 물었다.

 

 

 

정조와 재길의 인연

 

有以載吉名白上者, 命召入問之.

재길의 이름을 주상께 아뢰는 사람이 있으니 불러 들이라 명하고 그에게 물었다.

 

載吉賤夫也, 汗不能對,

재길은 비천한 장부라 전전긍긍 땀 흘리며 대답하질 못하니

 

左右諸醫, 皆竊笑之.

좌우의 모든 의원들이 모두 몰래 그를 비웃었다.

 

上使近前診視曰:

주상께서 앞으로 가까이 와 진찰하여 보이며 말씀하셨다.

 

毋畏也, 盡爾技.”

두려워 말고 너의 기술을 다하라.”

 

載吉: “臣有一方可試.”

재길이 저에겐 하나의 방도가 있어 시험할 만합니다.”라고 말했다.

 

命退而劑進, 乃以熊膽和諸料,

제신들을 물러나라 명하고 약을 제조하여 나가니 이에 웅담으로 여러 약재를 더하여

 

熬成膏傅之.

달여서 고를 만들어 주상께 붙였다.

 

上問: “幾日可痊?”

주상께서 며칠이면 낫겠느냐?”라고 물으셨다.

 

對曰: “一日痛止, 三日收矣.”

재길이 하루면 통증이 그칠 것이고 사흘이면 나을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렸다.

 

已而一如其言.

이윽고 한결같이 그 말처럼 되었다.

 

上書諭藥院[각주:2]:

주상께서 약원에게 써서 가르치셨다.

 

傅藥少頃, 脫然忘前日之痛.

붙인 약이 잠깐 사이에 씻은 듯이 전날의 통증을 잊었다.

 

不意今世, 有此隱技秘笈,

뜻하지 않게 지금 세상에도 이런 숨은 기술과 비밀스런 비법이 있으니

 

醫可謂名醫, 藥可謂神方,

의원은 명의라 할 만하고 약은 신비로운 처방전이라 할 만하니

 

其議所以酬勞者.”

수고로움에 보답할 까닭을 의론하라.”

 

院臣啓請: “先差內鍼醫,

약원의 신하들이 아뢰며 청하였다. “먼저 내의원(內醫院)의 침의(鍼醫)로 임명하고

 

賜六品服, 授正職.”

6품의 관복을 하사하여 정직에 제수하소서.”

 

上可之, 卽除羅州監牧官.

주상께서 괜찮다 하셔서 곧 나주의 감목관에 제수하셨다.

 

一院諸醫, 皆驚服,

한결같이 약원의 여러 의원들이 모두 놀라 감복하며

 

斂手讓其能.

손을 모은 채 재길의 능력을 인정했다.

 

於是載吉之名, 聞國中,

이에 재길의 이름이 나라에 소문이 났고

 

熊膽膏, 遂爲千金方, 傳于世.

웅담고는 마침내 천 금의 처방이 되어 세상에 전해졌다.

 

 

 

사신의 평가

 

史臣曰: “臣待罪藥院,

사신이 말한다. “내가 약원에서 죄 받길 기다리다가

 

始見載吉,

처음으로 재길을 보았는데

 

體短小, 目不識字.

몸은 작고 보잘 것 없었고 눈으론 글자도 알질 못했다.

 

抽問本草藥性,

뿌리 풀과 약의 성분을 추출하여 물었지만

 

多不辨寒溫平毒,

대부분 차가운 성분인지, 따뜻한 성분인지, 평이한지, 독이 있는지 분별하질 못했으니,

 

詎能對証投劑耶?

어찌 증세를 대하고서 투약하고 약을 지을 수 있겠는가?

 

其所學惟數種膏藥,

배운 것이라곤 오직 몇 종류의 고약으로

 

用塗雜瘇. 往往偶中,

잡다한 종기에 써서 발라 이따금 우연히 약효가 있었던 것이니

 

而人未之奇.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기지 않았다.

 

及遇聖人之疾, 一試貼而收功如神,

정조의 병듦을 만나자 한 번 약첩(藥貼)을 시험하자 공을 거두어들임이 귀신 같았으니

 

此豈其才之所能幾耶?

이것이 어찌 재주로 바랄 수 있는 것이겠는가?

 

殆所謂莫之爲而爲者,

아마도 말했던 하지 않았는 데도 해지는 것이겠지만

 

然其方不見於醫經.

그 처방은 의학서엔 보이지 않는다.

 

豈古之賢而隱於醫者, 密傳神方,

아마도 옛 현인으로 의원에 숨었던 사람이 신묘한 처방을 은밀히 전했고

 

而乃爲氏所得, 於以樹功成名,

이에 피씨가 습득하여 공을 세우고 명성을 이루었으니

 

寧不異哉.” 耳溪集卷十八

어찌 기이하지 않는가.”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논문: 이계 홍양호의 의원전에 나타난 인물 형상

  1. 연침(燕寢): 예전에, 임금이 평상시에 한가롭게 거처하는 전각을 이르던 말이다. [본문으로]
  2. 약원(藥院): 조선 시대, 궁중의 의약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를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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