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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Ⅲ. 새를 새로 키우는 방법 - 1. 구성된 마음[成心] 또는 선입견의 의미, 성심이 초자아가 될 때의 위험성 본문

고전/장자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Ⅲ. 새를 새로 키우는 방법 - 1. 구성된 마음[成心] 또는 선입견의 의미, 성심이 초자아가 될 때의 위험성

건방진방랑자 2021. 7. 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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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성된 마음[成心] 또는 선입견의 의미

 

 

1. 성심이 초자아가 될 때의 위험성

 

 

발제 원문의 함의를 알아보기 전에 우리는 먼저 구성된 마음으로 번역되는 성심(成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보통 연구자들은 성심을 선입견이나 편견의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성심과 관련된 장자의 진단은 이렇게 간단히 이해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만약 장자가 일체의 모든 성심을 부정하였다면, 그는 우리에게 어떤 관점이나 입장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권고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장자가 성심을 문제삼고 있는 이유는 성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성심이 모든 사태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데 절대적인 기준, 즉 초자아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규칙을 배우면서 자라났다. 한마디로 우리는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규칙에 따라 구성된 마음으로서의 성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김치를 먹고, 마늘을 먹고, 한국어를 쓰며,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성심의 작용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미국이라는 다른 공동체로 간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우리가 어느 평화로운 날 중산층 가정의 정원에서 아버지의 머리를 툭툭 치는 미국 어린이를 보았다고 하자. 이것은 미국이라는 공동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는 그 아이를 무례하고 잘못 자란 놈이라고 평가하며 분개할 수 있다. 우리의 이런 평가가 가능한 것은 우리가 자신의 성심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고서 사태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특정한 공동체에 태어나 그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내면화된 성심은 그 공동체에서 살 때에는 거의 의식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부모에게 공경하고, 또 아주 자연스럽게 김치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다른 공동체에 가거나 혹은 다른 공동체에 속한 사람과 만나게 되었을 경우에 발생한다. 이때에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성심을 특정한 공동체의 흔적이라고 자각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성심을 초자아로 삼아 타자를 평가하고 재단하는 경우다. 전자는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지만, 후자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만약 타자가 나보다 약하다면 나는 타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길 것이고, 타자가 나보다 강하다면 나는 결국 타자에게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용

목차

장자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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