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이라고 하는 책
1. 『노자(老子)』라는 책은 역사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이라는 것이 이 책의 원래의 이름은 아니다. 노자(老子)라는 사람이 지었다고 해서 옛날에는 그냥 『노자(老子)』라고 불렀다. 그러니 『노자(老子)라는 이름이 아마도 가장 오래된 이름일 것이다.
그런데 이 『노자(老子)』는 두 편(篇)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편은 도(道)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해서 쓰여졌고, 한 편은 덕(德)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해서 쓰여졌다. 그러니 「도편(道篇)」, 「덕편(德篇)」의 이름이 가능하다. 전하는 판본[傳本]에 따라 도편(道篇)이 앞에 오기도 하고, 덕편(德篇)이 앞에 오기도 한다. 그러니 『노자(老子)』라는 책의 별명으로 『도덕(道德)』도 가능하고, 『덕도(德道)』도 가능하다. 그런데 후대에 내려오면서 이 『도덕(道德)」에 ‘경(經)’의 권위를 부여하게 되었다. 그래서 『도덕경(道德經)』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중국의 나라는 이 노자(老子)의 본명이 이씨(李氏)라고 생각했고, 당(唐)나라의 황실(皇室, 당태종의 이름이 李世民이기에)과 종친(宗親)관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자(老子)를 매우 존숭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삼국시대(三國時代)때 이미 나라 황실로부터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을 전해 받았던 것이다.
『노자(老子)』라는 책의 저자인 노자(老子)는 누구인가? 노자(老子)는 ‘늙은 선생(Old Master)’이라는 뜻이며 그것이 곧 그 저자의 정확한 이름은 아닐 것이다. 이 노자(老子)라는 인물에 관하여, 사마천(司馬遷)이라는 유명한 역사학자는 자신이 지은 『사기(史記)』라는 역사책 속에 역사적 인물의 전기를 모은 「열전(列傳)」이라는 부분에서 ‘노자열전(老子列傳, Biographies of Lao Tzu)’을 지어 남기었는데, 그 열전(列傳)에서조차 노자(老子)가 누구인지를 확실히 말하지는 못했다. 노자(老子)라는 인물에 관하여 내려오는 여러 이야기들[傳承]을 있는 그대로 다 실어 놓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사마천(司馬遷)의 시대에(漢나라 武帝 때 사람, BC 2세기) 이미 노자(老子)라는 인물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의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노자(老子)』라는 책이 존재한다면, 분명『노자(老子)』라는 책의 저자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와 같이 간단치 않다. 우선 『노자(老子)』라는 책 자체의 존재가 역사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전(古典)을 대할 때, 불경(佛經)이든, 기독교 성경이든, 유가경전이든, 춘추제가(春秋諸家) 경전이든, 우리가 현재 시중에서 사볼 수 있는 책의 모습이 곧 그 옛날의 책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유치한 생각이다. 기독교 성경만 해도 지금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신약성경과 로마시대의 사람이 보았던 신약성경은 그 문자 내용이 매우 다르다. 모든 고전이 옛날 어느 정확한 시점에 정확히 한 사람에 의하여 쓰여져서 그 모습대로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온 예는 거의 없다. 우선 옛날에는 요새와 같이 ‘인쇄’라고 하는 책의 유포방식이 없었다. 모두 가죽이나 비단이나 대나무나 파피루스 같은 데에, 펜이나 붓으로 쓰거나, 칼이나 인두로 판 것이다. 그러니까 쓰는 사람마다 몇 글자씩 달라지는 것은 물론, 착간(錯簡)ㆍ누락(漏落)ㆍ첨가(添加)ㆍ삭제(削除)ㆍ유실(遺失) 등등의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이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고전은, 모두가 근세에 와서(宋代 이후) 인쇄술이 발달한 이후에 하나의 판본을 정해 정본으로 약속한 것이다. 그래서 고전이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이 후대에 날조된 것도 많다. 조선 말기에 성립한 책들을 가지고, 단군시대의 책이라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이야기들이 이러한 날조의 대표적 사례이지만, 이러한 날조는 이미 한대(漢代)를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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