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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철학 삶을 만나다, 에필로그 - 3. 예상치 못한 일탈을 만끽하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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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삶을 만나다, 에필로그 - 3. 예상치 못한 일탈을 만끽하길

건방진방랑자 2021. 6. 2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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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예상치 못한 일탈을 만끽하길

 

 

여러분은 거미가 어떻게 한 나무에서 다른 나무로 옮겨 가는지 압니까? 우선 거미는 자신의 거미줄을 힘이 닿는 대로 허공 속에 뿜어냅니다. 간혹 바람이 전혀 불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의 거미줄은 허무하게도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거미가 실망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다시 한번 힘을 내어 허공 속으로 거미줄을 뿜어냅니다. 다행히도 이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럼 이제 그 바람을 타고 거미줄은 다른 나뭇가지에 금방 들러붙습니다. 그런데 거미는 몹시 신중한 동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발을 그렇게 걸린 거미줄에 조용히 갖다대고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불행히도 어떤 사람이 거미줄을 찢고서 걸어갑니다. 다시 거미줄은 땅바닥으로 추락합니다. (……) 마침내 거미는 이제 자신의 줄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유히 곡예를 하듯이 자신이 있던 나무에서 또 다른 나무로 건너가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신의 삶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과 마찬가지로 우리 삶의 최종적인 결말은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죽을 것인데, 왜 우리는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요? 여러분은 분명히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삶이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직선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은 항상 새로운 사건과 마주치고, 우리의 경로는 예상치 못한 일탈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점에서 우리의 삶은 거미가 이동하는 것을 닮아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항상 우발성에 노출되어 있고, 항상 낯선 사건과 마주치기 때문이지요. 이 때문에 우리의 삶은 자신의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법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것이 불행한 일로 보이겠지만, 우리는 이것이 우리 삶에 주어진 축복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수많은 사건이 여러분의 삶을 다채롭고 특이하게 물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글라이더를 타본 적이 있나요? 산 정상이 출발 지점이고, 산 밑에 있는 저 초원이 도착 지점입니다. 행글라이더에 몸을 싣고 산 정상을 박차고 달려가보세요. 여러분은 너무나 많은 바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바람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동쪽에서 부는 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 미세하게 진동하듯이 부는 바람, 회오리치듯이 여러분을 휘감는 바람 등등. 그 바람 하나하나를 타게 되면서 여러분의 비행경로는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게 될 것입니다. 얼마나 멋진 비행입니까? 비록 우리 모두가 죽음이란 종착역에 도착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삶은 그 종착역이 아니라 그곳까지 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단숨에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우리가 오늘 다시 힘차게 일어서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거미가 다시 힘을 내어 거미줄을 뿜어내듯이 말이지요. 우리의 삶은 예상치 못한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오늘은 과연 어떤 바람을 타게 될까?’ 저는 이 한 권의 책이 여러분에게 근사한 바람이 되어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날아가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하루가 새로움으로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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