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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서설 - 서설 5. 『예문지(藝文志)』와 정경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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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서설 - 서설 5. 『예문지(藝文志)』와 정경화

건방진방랑자 2021. 9. 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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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5. 예문지(藝文志)와 정경화

 

 

한나라, 잡다한 도서를 정리하여 예문지를 만들다

 

한나라의 성제(成帝)가 유향(劉向, BC 77~ BC 6)이라는 사람에게 기존의 서적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맡겼다는데 유향은 책들을 교감(校勘)하여 편목을 조목조목 나누고 그 대의(大義)를 기록하여 별록(別錄)을 만들었습니다. 유향이 이 방대한 작업을 하다가 죽자 아들인 유흠(?~23)이 그 작업을 계승하여 중국 최초의 도서 분류 목록인 칠략(七略)을 완성하고(이란 분류기준을 말함), 칠략(七略)에 근거하여 만든 것이 유명한 반고(班固, 32~92)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입니다. 한서(漢書)는 사마천(司馬遷)사기(史記)와 더불어 중국 최고의 정사(正史)이죠.

 

예문지(藝文志)라는 것이 아주 대단한 것입니다. 예문지(藝文志)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세상 가는 줄 몰라요. 도서목록인데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싶겠지만 예문지(藝文志)에 한번 미치면 한 몇 년은 보내야 합니다. 나도 한때 예문지(藝文志)에 미쳐서 몇 년을 보내본 적도 있습니다. 중국 고문헌의 전문가라는 사람이 예문지(藝文志)를 들춰보지 않고서 중국문명 운운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예요. 나의 책 너와 나의 한의학에서 상한론(傷寒論)하나 가지고 쭉 사고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 있는데, 그것은 전부 예문지(藝文志)만 보고 한 것입니다.

 

 

▲  [한서예문지]는 한나라판 사고전서에 가깝다.  

 

 

 

성경의 성립과정을 통해 본 정경 확정의 난점

 

이렇게 해서 악()을 뺀 시ㆍ서ㆍ예ㆍ역ㆍ춘추가 경화(經化, cannonization)됩니다. 즉 성경(Bible)화 된 것이죠. 예를 들어 신약성경로마서라는 것도 처음에는 단지 바울이 로마인들에게 보내는 하나의 편지(Paul‘s letters to Romans)였을 뿐입니다. 우리가 바이블(BIBLE)성경(聖經)이라고 번역한 것은 한대의 ()’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서양 바이블을 대접해 주었기 때문이예요.

 

서양 사람들은 바이블이란 개념을 쓰는데, 바이블이란 파피루스, 페이퍼와 통하는 말로서 결국 종이쪽, 문헌이란 뜻입니다. 바이블의 구성은 편지와 전기(biography)밖에 없는데, 예수의 전기를 마태, 마가, 누가, 요한 네 사람이 쓴 것이 있고 거기에 사도행전이라는 역사적 문헌이 더해진 것입니다. 그것들 역시 모두 필사본이며 사도바울의 편지도 모두 필사본입니다.

 

예를 들어 에베소서의 성립 과정을 예로 든다면, 바울이 전도여행을 하던 중 에베소라는 데에 가서 구라를 치고 교회를 성립시킨 다음 떠나가면서 이제는 너희들끼리 예수 찬양하고 살아라하고 떠나죠. 그런데 바울이 거기에 있을 당시에는 바울의 구라가 워낙 좋으니까 교회가 잘 운영되었지만, 바울이 떠나고 한참 지나니까 개판이 되어버릴 것이 아닙니까? 석 달 만에 만든 교회니 에베소에 있는 사람들이 나자렛에서 나서 예루살렘에서 죽은 예수라는 놈을 알게 뭐야? 그래서 교회에서 서로 내가 옳으니 니가 옳으니 쌈박질을 벌이게 되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메신저가 헬레벌떡 바울이 있는 곳으로 뛰어갑니다. 그러나 교통이 좋지 않은 당시에 바울이 다시 돌아가서 설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울은 비서에게 사랑하는 형제들아 사탄의 꾀임에 빠지지 마라.” 등등 구라를 받아쓰게 해서 건네주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의 성경에 있는 에베소서가 된 것입니다. 고린도 전서, 고린도 후서, 로마서니전부 이런 식으로 성립이 된 거예요. 지금 어느 사람이 당시 바울이 직접 쓴 그 편지의 원본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떼돈을 벌 테지만 어떤 게 사본이고 어떤 게 원본인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그 편지의 온갖 사본들을 모아서 A.D 300년 이후에 알렉산드리아라는 데에서 편찬한 것이 바로 바이블이예요. 그러므로 유실되지 않고 성경 27편에 들어간 글들은 아주 재수가 좋은 것이죠. 요새 예수가 인도에 가서 수도했다는 썰들을 실은 책들이 나오는데, 당시에 전기나 편지가 한두 개가 아니고 성경성립까지 2, 3백년의 공백이 있었으므로, 그런 설도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사실 그런 설은 말도 안 됩니다.

 

 

 

정경 확정 이전엔 위서란 없다

 

인간이 가짜를 진짜처럼 위조하려는 욕망은 대단한 것 같아요. 왕희지의 난정서(蘭亭序)(35333일 성립)니 하는 여러 가지 위서(僞書)들이 인간 세상에는 끊임없이 생깁니다. 갑골문조차도 돈이 된다고 하니까 벌써 1910년대에 은허의 동네놈들이 자기네가 먹던 소뼉다귀를 태우고 썩히고 갑골문 흉내를 내어서 엄청나게 위조품을 만들어 팔아먹은 경우도 있어요. 처음엔 그것도 모르고 갑골문 연구가들이 죽어라고 연구했는데 내용이 너무 이상해서 보니깐 위조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특수한 목적에 의해서 경화(經化, cannonize)되기 전에는 위서(僞書)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어요.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몇 번 했다는 이야기 같은 불경스러운 내용이 파피루스에 있으면 이 사본은 경전화 작업에서 빠지게 되고 이것은 경전(經典)에 대해서 외경(外經, apocrypha)’이라고 불리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바울의 전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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