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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서설 - 7. 당송에 침투한 불교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서설 - 7. 당송에 침투한 불교

건방진방랑자 2021. 9. 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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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7. 당송에 침투한 불교

 

 

주희, 불교에 의해 만들어진 수당(隋唐) 문명에 위기감을 느끼다

 

주희가 사서(四書)를 만들 때 사경(四經)이라는 말을 써도 안 될 것은 없으나 사서(四書)라는 말을 썼어요. 당시에 서()라는 것은 쓴다는 포퓰라(popular)한 의미입니다.

 

그러나 서()라고 해서 결코 경()보다 낮은 의미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사서삼경(四書三經)이라는 말은 전 시간에 말했듯이 조선시대에 언해본이 나오면서 과거(科擧)와 관련해서 생겨난 말입니다. ()에 대해서 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십삼경(十三經) 안에 사서(四書)는 다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사서삼경(四書三經)이라는 말을 잊어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원래 사서삼경이라는 말은 없는 거니깐요.

 

주자라는 사람은 이 네 책을 뽑아서 어필을 시켜야만 했던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주자는 수()ㆍ당() 문명이 그 근원을 밖에 있는 엑소제노스(exogenous, 외생의)한 문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불교라는 인도문명이 들어와서 그것이 자기화하는 과정에서 수()ㆍ당() 문명이 생겼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래문명일 뿐이라는 거예요. 서구라파의 계몽주의(enlightenment)가 강력했던 이유는 종교와 과학이라는 양측면을 모두 포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독교만 가지고 들어왔다면 그토록 대대적으로(massive)하게 침투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합리주의라는 것은 ‘1+1=2’라는 것처럼 설득하기가 쉬워요. 그러므로 여러분들도 다 설득당해서 죽어라고 수학공부하는 것이 아닙니까? 수학공부 안 하고 살려면 청학동 가서 살 수밖에 없어요. 현대문명에서는 이 수학과 타협하지 않고는 살기가 어렵습니다. 불교는 중국정도만 먹은 데 비해서 이 계몽주의(enlightenment)는 전 세계를 싹쓸이한 것이니 굉장히 무서운 것이죠. 그러나 나는 수학을 모르고도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지고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20세기는 계몽주의가 휩쓸었고 그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계몽주의가 낳은 상처, 성수대교&아현동 가스폭발 사고

 

우리나라도 불교를 받아들인 수ㆍ당 문명처럼 계몽주의를 받아들여 지금의 대한민국문명으로 탄생했고 또 그 패러다임 안에서 문명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대한민국문명의 정체는 성수대교 붕괴와 아현동 가스폭발입니다.

 

성수대교가 붕괴된 지 며칠 후 이리에서 올라와서 직접 가보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사를 덜 조였다는 등의 말을 하지만 단순히 그런 것이 아니라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상에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트러스교는 구조상 비틀어지면 비틀어졌지 가운데가 빠질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시공할 때 시공의 편의를 위해 카트리지식으로 끼워 넣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기본 수학이 없었던 거예요.

 

물론 계몽주의의 죄로 성수대교가 빠진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러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도올서원에 온 것이 아닙니까? 성수대교 사건의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서양의 과학을 철저히 못 배운 탓도 있겠지만 그러한 잘못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인간 자체의 문제도 끼어들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서양문명을 열심히 받아들이고 믿어서 물질이 풍족해졌으면서도, 여러 가지 문제를 느끼고 비판하듯이, 송대(宋代)에는 수()ㆍ당()의 찬란하고 물질적으로 풍족한 문명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안티테제(Antithese)로써 지식인들의 비판이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종교의 침투는 의학ㆍ철학ㆍ분석학 등의 문화적인 것들의 침투까지 포괄한다

 

그런데 한 문명이 침투할 때 정신적인 측면만 들어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정신문명을 가능하게 한 물질적인 측면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며 정신문명이 침투할 때 물질문명도 동시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흔히 불교는 종교니까 그 정신적인 측면만이 중국에 침투했을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그 불교 문명을 가능하게 한 엄청난 물질문명이 인도에는 있었으며 그것이 불교와 더불어 동시에 중국으로 침투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불교라는 종교만이 침투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인도의 건축, 의상 등의 여러 물질문명들이 중국에 들어왔고 이것의 영향으로 수, 당대의 찬란한 문명이 이룩되었던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아는 한의학도 순수히 중국의 것만은 아닙니다. 인도에도 아유르베다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인도의 전통의학 시스템으로 생명의 과학이다. 그 어원을 보면 아유르(Ayur)’생명(life)’을 의미하고 베다(veda)’지식(knowledge)’을 뜻한다.의학이라는 엄청난 의학 체계가 있었고 이것이 들어와 중국 한의학에 큰 영향을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보는 한의학 텍스트에도 수많은 인도 의학의 영향이 남아 있습니다.

 

 

 1994년 10월 21일 7시 38분경에 17명이 다치고 32명이 사망한 사건. 삼풍백화품 붕괴와 함께 최악의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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