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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29장 - 10. 문명창시자가 움직이면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9장 - 10. 문명창시자가 움직이면

건방진방랑자 2021. 9. 22.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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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0. 문명창시자가 움직이면

 

 

是故君子動而世爲天下道, 行而世爲天下法, 言而世爲天下則. 遠之則有望, 近之則不厭.
그러므로 군자는 동()하면 세세로 천하의 도가 되고, ()하면 세세로 천하의 법이 되며, 말하면 세세로 천하의 칙()이 된다. 멀리 있으면 우러러 보이고, 가까이 있어도 싫지가 않다.
 
, 兼言行而言; , 兼法則而言. , 法度也. , 準則也.
()은 언()과 행()을 겸하여 말한 것이고, ()는 법()과 칙()을 겸하여 말한 것이다. ()은 법도다. ()은 법칙이다.

 

이 얼마나 멋있습니까! 군자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군자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아시겠습니까? 군자는 움직였다하면 세상 사람들 삶의 근본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엄청난 탐구의 과정을 거쳐서 문명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자기가 제작한 문명의 패러다임이 최소한 3천년은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 결과 지천(知天)ㆍ지인(知人)하게 되는 군자들은, 따라서 멀리 있으면 우러러 보이게 되고, 가까이 있어도 싫지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이 일상적인 삶에 있어서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사실 아주 친한 친구라도 멀리 있을 땐 우러러 보여서, 좋아라고 같이 하숙을 하기도 하지만, 같이 살다 보면 틀어져서 서로 쌈박질이 나지 않습니까? 서로 싸우다가 한 놈이, “야 이 새끼야~ 나가 이새끼야~ 너 같은 새끼랑 속 뒤틀어져서 도저히 못 살겠어 나가!”하면서 깨지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부부지간에도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가까이 있을 때 그냥 냄새도 맡기 싫다! 그러면 부부생활이 안 되는 것이죠.

 

참고로 이 구절에 대한 주자(朱子)의 주를 읽어보도록 합시다. 주자는 ()이란 것은 행()과 언()을 겸해서 말한 것이요, ()라는 것은 법()과 칙()을 겸해서 말한 것이다[動兼言行而言道兼法則].”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자(朱子)가 보고 있는 이 문장의 구조는 앞의 하나[動而世爲天下道)는 뒤의 두 개(行而世爲天下法 言而世爲天下則)를 함축한 것이고, 뒤의 두개는 앞의 하나를 풀어 말한 것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 문장에서는 원지(遠之)와 근지(近之)의 패턴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앞의 26 끝에 나오는 오목불이~ 순역불이(於穆不已~ 純亦不已)도 이 근지(近之)ㆍ원지(遠之)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될 것입니다. 중용(中庸)은 이제 시경(詩經)의 구절로 이 29장을 기막히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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