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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1부 사상인의 기본 성정, 제3장 애노희락과 사상인의 성정 - 4. 노정과 교우 / 태양인의 소양 기운: 노정(怒情)과 교우(交遇) 본문

책/철학(哲學)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1부 사상인의 기본 성정, 제3장 애노희락과 사상인의 성정 - 4. 노정과 교우 / 태양인의 소양 기운: 노정(怒情)과 교우(交遇)

건방진방랑자 2021. 12. 2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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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怒情)과 교우(交遇)

 

이제 노정(怒情)을 살펴보자. 먼저 교우(交遇)라는 단어를 설명해야겠다. 교우(交遇)는 벗을 사귄다는 뜻의 교우(交友)’가 아니라, ‘교우(交遇)’. ‘()’는 우연(偶然)이라고 할 때의 ()’와 통하기도 하고, 뜻이 합쳐진다는 의미도 있다. 낯선 사람끼리 뜻을 같이 해서 모이고 교류하는 것이 교우(交遇). 천시(天時)를 사람 사는 일에 적용하는 것이 사무(事務)이듯이, 세회(世會)를 사람 사는 일에 적용하는 것이 교우(交遇).

 

사무(事務)가 애성(哀性)만으로는 잘 안 되듯이 교우(交遇) 역시 노성(怒性)만으로는 잘 안 된다. 사람들이 바라는 바를 느끼고 살펴도 때로는 옳고 그른 것을 따져야 할 일이 생긴다. 소양인의 노성(怒性)은 남을 업신여기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이 업신여겨지는 것도 싫어한다. 사람과 만나야 할 때, 자신이 업신여겨짐을 느껴 피하기도 하고, 남에게 예의에 어긋나는 소리를 하기 싫어서 피하기도 한다. 소양인이 세회(世會)에 능하다고 하지만 싫은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을 유독 못 견뎌하는 것도 소양인이다. 그 자리가 끝날 때까지는 그럭저럭 잘 어울리지만, 그 싫은 감정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그 사람과 마주치는 자리에는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빠지려 한다. 다만 감정이 잘 바뀌니까, 그런 싫은 감정이 오래가지 않을 뿐이다.

 

교우(交遇)의 기본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쪽으로 몰아가고, 결론을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양인이 능하고, 소양 기운에 속하는 일이 된다. 하지만 때론 옳고 그름을 따지고 짚어주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태양인이 소양인보다 더 잘한다. “그건 옳지 않다라는 말을 가장 쉽게 하는 사람이 태양인이다. 그러나 태양인이 오류를 지적하는 부분은 그 상황 하나에 국한해서 지적을 하지, 임의로 확대하거나 한두 상황으로 그 사람을 다 폄하하지는 않으니까, 또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서는 다시 평가를 바꾸어주니까,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면이 있다. 소양인은 너 옳지 않다너 나쁘다처럼 들리게 말하는 버릇이 있어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감정을 실어서 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좋은 말, 칭찬하는 말은 감정을 실어서 하는 편이 훨씬 듣기 좋다. 하지만 오류를 지적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태양인이 소양인보다 교우(交遇)에 더 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란 어느 정도 편을 가르게 마련이다. 편 가르기란 필요악의 측면이 있다. 살다보면 평소에 정보의 교류가 있었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되는 사람 쪽에 신뢰를 더 두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상황 변화에 민첩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편을 신뢰하고, 사람을 자기편인가 아닌가로 나누는 경향이 강하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보기에 태양인이 별로 신뢰가 안 간다는 것이다. 우리 편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우리 편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럴 때, “저놈 못 믿을 놈이야라면서 사람을 몰아치게 된다.

 

소양인은 적에게 그런 경우를 당할지언정, 자기편에게는 잘 안 당한다. 소양인과 태양인이 겉은 같은 양이지만, 소양인은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 음이라서 구체적 사실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즉 소양인이 오류를 지적할 때는 구체적인 오류가 드러난 상황에서 이를 지적하며 나무라니까, 상대가 거꾸로 모욕하기가 힘들다. 반면 태양인은 구체성이 드러나기 전에 그건 오류야라고 지적하니까, 상대에게 배신감을 줄 수 있다. 태양인의 옳은 지적에 같은 편이 배신자’ ‘몽상가라는 식으로 모욕하고 나올 때, “네가 감히 나를 모욕해?”라며 터져 나오는 태양인의 반응을 가리켜 노정(怒情)이라 부른 것이다.

 

노정(怒情)이 교우(交遇)의 토대가 되는 것도 애정(哀情)이 사무(事務)의 토대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태양인이 모욕당했다고 느낄 때의 노정(怒情)은 아주 격하고, 그 분노를 정면에서 받는 사람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강하다. 또 그런 분노의 상황에서도 직관이 받쳐주니까 억지 쓰다가 발목 잡히는 경우가 없다. 그런 부분들이 소양의 기운에 속하는 교우(交遇)를 소양인보다 태양인이 더 능하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다만 문제는 소양인이 사무(事務)에만 너무 치중을 한다거나, 태양인이 교우(交遇)에만 너무 치중하면 결국은 지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한의학적으로 말하자면 허증(虛症)의 병증이 생겨난다. ()으로 하는 일은 성()으로 하는 일과는 달리 기운 쓰는 것이 격하고, 모아서 한 번에 쓰는 일이라, 지나치면 몸과 마음이 허해진다. 허증은 위험한 험증(險症)이나 시급한 급증(急症)은 아니지만, 만성적인 병이 되어 다른 병들을 부를 위험이 있다. 이 책의 목적이 마음 쓰는 방법을 밝히는 것에 있는 만큼 임상적인 이야기는 피하고 있는데, ()의 발현은 격해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언급했다.

 

노정(怒情)에 대한 이야기의 마무리다. ‘사람이 편하게 어울리려면 한판 싸워봐야 된다.’ 이해가 되는가? 이해가 된다면 노정(怒情)과 교우(交遇)의 관계를 이해한 것이다.

 

 

 

 

인용

목차

사상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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