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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순자 - 국가의 공권력과 규범의 강제력을 받아들이다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순자 - 국가의 공권력과 규범의 강제력을 받아들이다

건방진방랑자 2022. 3. 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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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공권력과 규범의 강제력을 받아들이다

 

 

이제 그가 어떻게 맹자를 공격했는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맹자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무릇 예로부터 지금까지 세상 사람들이 선이라고 말한 것은 올바르고 질서 있고 공평하고 다스려진 것이었고, 악이라고 말한 것은 치우치고 음험하고 어긋나고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이것은 선함과 악함의 구분일 따름이다.

孟子曰: “人之性善.” : “是不然.” 凡古今天下之所謂善者, 正理平治也. 所謂惡者, 偏險悖亂也. 是善惡之分也已.

맹자왈: “인지성선.” : “시불연.” 범고금천하지소위선자, 정리평치야. 소위악자, 편험패난야. 시선악지분야이.

 

지금 진실로 사람의 본성을 올바르고 질서 있고 공평하고 다스려진 것으로 생각한다면, 성왕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예의는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비록 성왕과 예의가 있다 할지라도 올바르고 질서 있고 공평하고 다스려진 것에 무엇을 더할 수 있겠는가! 지금 보면 그렇지 않으니 사람의 본성은 악한 것이다. 그래서 옛날에 성인들은 사람들의 본성을 악하다고 여겼고, 그들이 치우치고 음험해서 바르지 않으며 어긋나고 혼란스러워 다스려지지 않았다고 여겼다.

今誠以人之性固正理平治邪? 則惡用聖王? 惡用禮義矣哉? 雖有聖王禮義, 將曷加於正理平治也哉? 今不然, 人之性惡. 故古者聖人以人之性惡, 以爲偏險而不正, 悖亂而不治,

금성이인지성고정리평치야? 즉악용성왕? 악용예의의재? 수유성왕예의, 장갈가어정리평치야재? 금불연, 인지성악. 고고자성인이인지성악, 이위편험이부정, 패난이불치,

 

그 때문에 군주의 권세를 세워 그들 위에 군림하도록 했고, 예의를 밝혀서 그들을 교화했으며, 올바른 법도를 만들어 그들을 다스렸고, 형벌을 무겁게 해서 그들의 악한 행동을 금지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잘 다스려졌고 선함에 부합되었다. 이것이 바로 성왕의 다스림이고 예의의 교화이다.

故爲之立君上之埶以臨之, 明禮義以化之, 起法正以治之, 重刑罰以禁之, 使天下皆出於治, 合於善也. 是聖王之治而禮義之化也.

고위지립군상지예이임지, 명예의이화지, 기법정이치지, 중형벌이금지, 사천하개출어치, 합어선야. 시성왕지치이예의지화야.

 

지금 시험 삼아 군주의 권세를 없애고 예의를 통한 교화를 없애며, 올바른 법도의 다스림을 없애고 형벌에 의한 금지를 없애고서, 세상 사람들이 서로 어떻게 어울리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만약 이와 같다면 곧 강한 자가 약한 자를 해치며 그들의 것을 빼앗을 것이고, 수가 많은 자들이 적은 자들에게 난폭하게 굴면서 그들을 짓밟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어긋나고 혼란스러워져 한참을 기다릴 것도 없이 망하게 될 것이다. 이로써 보건대, 사람의 본성은 악한 것이 분명하며 그것이 선하게 되는 것은 인위적인 결과이다. 순자』 「성악

今當試去君上之埶, 無禮義之化; 去法正之治, 無刑罰之禁; 倚而觀天下民人之相與也; 若是, 則夫彊者害弱而奪之, 衆者暴寡而譁之, 天下之悖亂而相亡不待頃矣. 用此觀之, 然則人之性惡明矣, 其善者僞也.

금당시거군상지예, 무례의지화; 거법정지치, 무형벌지금; 의이관천하민인지상여야; 약시, 즉부강자해약이탈지, 중자폭과이화지. 천하지패난이상망부대경의. 용차관지, 연즉인지성악명의, 기선자위야.

 

 

선과 악에 대한 맹자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윤리학적 의미를 강하게 띠고 있습니다. 맹자의 성선설이 기억나지요? 맹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대표되는 선한 감정 또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이 선한 감정을 따르면 누구나 선한 행위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이런 선한 감정을 거부하고 멋대로 행동할 때 우리는 결국 악한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맹자의 성선설은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선한 본성과 그 본성에 대한 인간 주체의 윤리적인 결단과 밀접하게 관련된 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맹자의 주장에는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차원의 논의가 불필요했던 것이지요.

 

이와는 달리, 선악에 대한 순자의 생각은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의미를 강하게 띠고 있습니다. 그에게 이란, 기본적으로 성왕이 창조한 사회적 제도나 규범을 주체가 학습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인간의 선함이란 일종의 사회화의 결과라는 뜻이지요. 한편 순자가 말한 은 사회적 무질서의 상태, 일종의 자연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인간이 성왕이 창조한 문명을 학습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순자의 성악설이 불가피하게 외적인 강제력을 긍정하는 논의로 귀결됨을 알 수 있습니다. 순자는 결국 국가의 공권력과 규범의 강제력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순자는 맹자의 성선설을 공격하면서, 그에게 핵심적인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만약 맹자의 말대로 인간이 스스로 선해질 수 있다면, 군주로 대표되는 국가 질서와 예의로 대표되는 사회 규범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입니다. 사실 맹자의 성선설은 인간이 스스로 완전한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논의였지요. 순자가 맹자의 성선설을 집요하게 문제 삼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이점 때문입니다. 맹자의 성선설을 따르면 국가 질서와 사회 질서를 정당화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니, 정치적 권력과 규범적 질서를 정당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런 권력과 권위가 스스로 선해질 수 있는 인간의 자율성을 억압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겠지요.

 

() 성왕이 창조한 사회적 제도나 규범을 주체가 학습한 상태
() 사회적 무질서의 상태, 일종의 자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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