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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왕수인 - 마음과 무관한 사물은 없다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왕수인 - 마음과 무관한 사물은 없다

건방진방랑자 2022. 3. 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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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무관한 사물은 없다

 

 

여러분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어디에 있나요?”

 

매우 당혹스런 질문이라고 생각하나요? 우리의 마음은 머리 안의 뇌에 있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가슴속에 있다고 보아야 하나요? 사실 그 어떤 것도 정답이 아닙니다. 지금 여러분의 마음은 여러분이 보고 있는 책에 쏠려 있습니다. 이처럼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향해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대학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 떠오르는군요.

마음이 있지 않으면 눈으로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보통 우리는 어떤 것을 눈으로 보고 그 다음에 그것을 마음으로 생각한다고 이해하지요. 과연 그럴까요?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오락영화이지요. 그러나 그는 어제 이별했던 애인에게로 온통 마음이 쏠려 있습니다. 애인과 행복하게 보냈던 기억으로 마음이 가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는 과연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일까요?

 

먼저 마음이 가지 않으면 눈으로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여러분이 멍한 표정을 지으면 대뜸 이렇게 말합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고 말이지요. 이처럼 마음은 내 안에 고요히 있는 것이라기보다 어떤 것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왕수인의 유학 사상을 다루기 전에 지루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마음의 역동적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 유학 사상을 전개한 것이 바로 왕수인 사유의 특징이기 때문이지요. , 이제 왕수인과 그의 제자의 문답을 통해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께서 남진으로 놀러간 적이 있었다. 어떤 벗이 바위틈의 꽃을 가리키며 물었다.

세상에 마음과 무관한 사물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꽃과 같은 경우는 깊은 산 속에서 저절로 피어나서 저절로 지곤 하니 그것이 내 마음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先生遊南鎭, 一友指岩中花樹問曰: “天下無心對之物. 如此花樹, 在深山中自開自落, 於我心亦有相關?”

선생유남진, 일우지암중화수문왈: “천하무심대지물. 여차화수, 재심산중자개자락, 어아심역유상관?”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이 꽃을 보기 전에 꽃은 그대의 마음과 함께 고요한 상태에 있었네. 그대가 와서 이 꽃을 보는 순간 꽃의 모습이 일시에 분명해졌지. 그러니 이 꽃은 그대의 마음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네.” 전습록275

先生曰: “你未看此花時, 此與汝心同歸於寂. 你來看此花時, 則此花顔色時明白起來. 便知此花不在你的心外.”

선생왈: “니미간차화시, 차여여심동귀어적. 니래간차화시, 즉차화안색일시명백기래. 편지차화부재니적심외.”

 

 

남진(南鎭)은 현재 중국 절강성(浙江省)에 있는 회계산(會稽山)을 가리킵니다. 왕수인은 어느 날 제자들과 함께 그곳으로 놀러갔습니다. 그때 한 제자가 바위틈에 자라나는 아름다운 꽃을 발견합니다. 그들이 회계산으로 놀러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산길로 산행 방향을 잡지 않았다면 그 아름다운 꽃은 결코 그들에게 발견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문득 제자는 스승이 평소에 강조했던 가르침을 떠올리게 됩니다. 마음과 무관한 사물은 없다는 가르침이지요. 제자는 스승에게 이렇게 반문합니다. 만약 스승과 자신이 이곳으로 올라와서 꽃을 보지 않았어도 꽃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피고 지고 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렇기에 내 마음과 무관한 사물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스승에게 물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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