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교회의 보수성과 27서 체제
그러나 예루살렘 멸망 이후에는 유대화파들은 전혀 경쟁대상이 아니었으며, 유대교전통은 전혀 신흥기독교에 대하여 위협적인 그 무엇이 아니었다. 따라서 로마교회 사람들은 오히려 자유롭게 유대교 전통, 특히 구약을 활용할 필요를 느끼었던 것이다. 즉 구약의 율법적 세계관이야말로 오히려 정통과 이단을 구분할 수 있는 많은 근거를 제시하였고, 그 권위로운 전통의 하중은 그들의 신학적 입장을 결정적으로 지지하였으며, 구약의 다양한 문학전통은 그리스도교의 예배(worship service) 형식이나 구도에 풍요로운 내용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동방교회는 다양한 이방철학이나 종교, 관습을 포용하는 절충주의적, 그러니까 크게 말해서 영지주의적 개방성을 유지한 반면 로마교회는 구약의 정통성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로마교회는 애초부터 영지주의적 개방성에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바울의 편지들 중에서도 로마교회에 보낸 로마인서가 구약적 가치관이 가장 짙게 도색되어 있다. 이미 바울의 시대로부터 로마교회는 보수적인 성향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리고 로마교회와의 커넥션이 확실한 베드로전서와 히브리서는 매우 구약적이다. 구약의 전승 속에서 신약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27서 체제도 복음서중에서 구약과의 연속성이 가장 강한 마태복음이 제일 앞머리를 차지하고, 구약적 묵시문학의 기독교적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요한계시록이 그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 것도 우연만은 아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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