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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안연 제십이 - 5. 공경하면 모든 사람들이 다 형제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안연 제십이 - 5. 공경하면 모든 사람들이 다 형제

건방진방랑자 2022. 12. 6.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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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공경하면 모든 사람들이 다 형제

 

 

12-5. 사마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 홀로 없구나!”
12-5. 司馬牛憂曰: “人皆有兄弟, 我獨亡.”
 
자하가 위로하여 말하였다: “나 상(, 자하의 실명)은 이와 같이 들었 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 있는 것이요, ()하고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달린 것이다.’ 군자는 경건하여 실수가 없고, 사람들과 더불어 공손하고 예()가 있으면 사해지내(四海之內)의 동포들이 모두 형제이니,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근심하리오?”
子夏曰: “商聞之矣: 死生有命, 富貴在天. 君子敬而無失, 與人恭而有禮. 四海之內, 皆兄弟也. 君子何患乎無兄弟也?”

 

사마의 언급 내용을 무도하고 포악한 형 환퇴(桓魋)의 죽음을 전제로 한 동생의 탄식인 것처럼 해석하고자 하는 일체의 주석은 논외로 한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 좌전에 나오는 환퇴와 그의 동생에 관한 기사를 엄밀히 검토해보면 전혀 여기 상황과 맞아떨어질 수가 없다. 사마가 만약 현실적으로 존재 한 인간이었다면, 단지 고아였을 것이다. 부모형제가 없이 자라난 고독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자하, ()이 사마우의 탄식을 위로하기 위하여 꺼낸 말 중, 자기 말도 아닌, 당시의 격언 같은 이야기로서 인용한 사생유명(死生有命), 부귀재천(富貴在天)’논어에 편입되어서는 아니 될 유치무쌍한 비어(鄙語)에 지나지 않는다. 공문의 유학이 이 정도에 내려오면 얼마나 타락했는가 하는 것을 가늠케 해줄 뿐이다. 공자는 50에 천명(天命)을 지()했다 하였고, 항상 하늘을 이야기해도 인간의 인식의 범주를 넘어가는 단절적인 타자로서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능력의 한계를 넘어가는 그 무엇이라 할지라도 끊임없이 나의 삶과 감응하는 존재였다. 원망과 탄식의 대상이 될지라도 나의 존재의 내면에 삶의 의미와 감동을 전하는 역동적 에너지였다. 더구나 운명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 어떠한 한계상황을 설정해준다 할지라도, 그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노력으로 극복이 될 수 있다고 하는 낙관론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여기 사생(死生)이 운명에 달려있고 부귀(富貴)가 하늘에 달려있다고 하는 자하의 말은 매우 노골적인 숙명론을 말하고 있으며 인간을 운명이나 하늘 앞에서 매우 보잘것없는 존재로 만들고 있다. 이것은 공자가 쌓아올린 유교적 디시플린의 대원칙에 어긋나는 천박한 언사이다. 논어의 대단원이 명()을 모르면 군자가 될 수 없 다는(20-3) 명제로 끝나고 있다는 것을 한 번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음에 사해지내(四海之內), 개형제야(皆兄弟也)’라는 말도 아주 비속한 상투어에 지나지 않는다. 유교가 오늘날과 같은 민주주의적 보편주의의 가치관이 나, 혹은 매우 심오한 휴매니즘적 세계관을 전제로 하고서 무게 있게 이런 말을 던진다면 그것이 의미를 지닐 수 있지만, 사람들과 경건하여 실수가 없고[敬而不失], 공손하여 예가 있다[恭而有禮]고 하는 정도의 빤히 접하는 인간범주내의 도덕적 관계의 사태가 갑자기 사해 내가 모두 형제다라는 명제로 뻥튀기가 되는 것은 역시 중국 특유의 허풍이나 과장에 지나지 않는다. 무협영화에서 멋있게 쓸 수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논어라는 경전의 말로서 존숭되기에는 너무도 터무니없는 말이며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고 할 것이다. 5장류의 파편은 객관적인 거리를 가지고 보는 태도가 필요하며, 공자가 빠져있는, 제자끼리의 대화의 수준이 얼마나 비속한 수준에까지 내려가 버렸는가 하는 것을 우리는 정확하게 형량하여야 한다. 논어에 실려있다고 다 논어(論語)는 아닌 것이다.

 

 

 

 

인용

목차

전문 / 본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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