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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정치의 삼요소: 먹을거리, 군사력, 믿음
12-7. 자공이 정치를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먹을 것을 풍족케 하고, 군사력을 풍족케 하고, 백성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곧 정치다.” 12-7. 子貢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자공이 반문하였다: “부득이 하여 반드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 셋 중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오리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병(兵)을 버려라.”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何先?” 曰: “去兵.” 자공이 또 반문하였다: “부득이 하여 반드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 둘 중 무엇을 버려야 하오리이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식(食)을 버려라! 예로부터 전쟁이 나서 죽든, 기아로 죽든 인간의 죽음이란 불가피하게 있어온 것이다. 그러나 백성은 믿음이 없으면 설 수가 없다.”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何先?” 曰: “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
역시 자공과 같은 무게 있는 인물이 나타나니까 대화의 수준이 격상되는 느낌이 있다. 자공은 정치가였다. 그래서 정치의 요체를 공자에게 물은 것이다. 1) 식량의 충족 2) 군비(軍備)의 충족 3) 백성으로 하여금 믿음을 가지게 하는 것. ‘민신지(民信之)’는 어떤 판본에는 ‘사민신지(使民信之)’로도 되어있다. 생존의 조건으로 우리는 군비와 식량을 먼저 생각할지 모른다. 물론 식량과 군비는 정치의 관건이다. 공자는 그것의 중요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정치의 세 가지 조건을 말할 때, 족식(足食)과 족병(足兵)을 먼저 말했던 것이다. 그러나 택일(擇一) 을 하라면 최후에 남는 것은 식(食), 병(兵)이 아닌, 신(信)이다. 이것은 식과 병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위정(爲政)의 근본적 요체가 식이나 병과 같은 부국강병의 물리적 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근간을 떠받치는 도덕적 신뢰에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도덕적 신뢰가 무너지면 식(食)ㆍ병(兵)이 다 무너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경제, 경제 운운하다가 오히려 경제가 망가지고 마는 사례를 우리는 여기저기서 목도할 수 있다.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은 정체(政體)와는 무관한 정치학의 영원한 제1명제라는 생각이 든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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