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말을 참는 게 인(仁)이라고 사마우에게 알려주다
12-3. 사마우(司馬牛)가 인(仁)을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인한 사람은 말 더듬듯이 어렵게 한다.” 12-3. 司馬牛問仁. 子曰: “仁者其言也訒.” 그러자 사마우가 반문하였다: “그럼 말을 더듬듯이 어렵게 하기만 하면 곧 인(仁)하다고 일컬을 수 있겠나이까?” 曰: “其言也訒, 斯謂之仁已乎?”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무엇이든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인데, 말을 더듬듯이 어렵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느뇨?” 子曰: “爲之難, 言之得無訒乎?” |
사마우(司馬牛)는 성이 사마(司馬, 혹은 자마子馬)이고 이름이 경(耕). 자 (字)가 자우(子牛). 송나라사람(宋人)으로 일컬어진다. 공안국의 주에 의하면 이 사람은 이름이 리(犁)이며 공자 주유시에 송(宋)나라에서 공자를 때려죽이려고 했던 환퇴(桓魋)의 동생이라고 했다. 이 공안국의 주로 인하여 온갖 환상이 생겨났는데 사마천의 「열전」에는 실제로 이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없다. 사마천이 실제로 「열전」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은 ‘사마경(司馬耕), 자자우(字子牛)’라는 짤막한 한마디일 뿐이다. 나머지는 『논어』 본 편의 언어에서 다 따온 것이다. 사마천이 ‘사마우는 말이 많고(수다스럽다는 뜻) 성미가 조급하다[우다언이조(牛多言而躁)]’라고 한 말에 기준하여 『논어』를 해석하고 있으나 거꾸로, 사마천의 언급은 『논어』 본 장의 기사로부터 역으로 유추된 것일 수도 있다. 양 뿨쥔(楊伯俊)은 공자의 학생인 사마우와 환퇴의 동생인 사마우는 별개의 인물이며, 공자의 학생인 사마우는 이름이 경(耕)이고, 환퇴의 동생인 사마우는 이름이 리(犁)라고 논증했다(『논어역주論語譯注』12ㆍ5條). 나는 양씨의 논의에 전적으로 찬동한다. 사마우라는 인물도 단지 「안연」편3ㆍ4ㆍ5에 한덩어리로 채록된 이 파편에만 등 장하는 인물이며, 말년학단에 있었을지는 모르나 여기에 한 로기온자료의 주인 공으로서만 일차적으로 의미를 지니는 인물이다.
‘인(仁)’과 ‘인(訒)’은 발음이 같을 뿐 아니라 의미론적으로도 상통하는 어떤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인(訒)’의 일차적 의미는 말을 더듬는다는 뜻이며 교언영색의 반대되는 인품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사마우가 환퇴의 동생이라는 것과는 전혀 별개로, 말하기를 좋아하고 수다스럽고 성미가 조급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면 이해가 쉽다. 공자의 방편설법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 공자의 말은 실천이 말을 앞서야지, 말이 실천을 앞설 수는 없다는 뜻이다.
1ㆍ2ㆍ3장은 ‘문인(問仁)’이라는 주제의식에서 공통되지만, 3ㆍ4ㆍ5장은 사마우라는 인물이 질문자라는 면에서 공통된다. 그러니까 제3장 앞 어군(語群)과 뒷 어군에 공통되는 가교역할을 한다. 이런 방식은 『논어』 편집의 한 정형적 패턴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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