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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12장 - 5. 통합적 지식을 갖추려면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12장 - 5. 통합적 지식을 갖추려면

건방진방랑자 2021. 9. 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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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통합적 지식을 갖추려면

 

 

물리학과 생물학의 통일장

 

주자 주()에도 인용이 되고 있고, 장자(莊子)천하(天下)편에 나오는 유명한 혜시(惠施)의 말이 있는데, 그것은 가장 큰 것은 밖이 없고, 가장 작은 것은 안이 없다[至大無外 至小無內].’입니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로, 현대물리학에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명언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은 우주가 밖이 있지요. 천문학에서 말하는 우주(Cosmos)는 아무리 큰 것이라 하더라도 밖이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이 시간의 역사에서 우주의 모형을 몇 번이나 이야기하고 있는데, 모형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밖이 있다고 본다는 것을 말해 줘요. 그러나 그 밖이라는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시간 밖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의미가 없는 겁니다. , 우리가 천문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은 빛이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인데, 그 밖은 현대물리학에서 대상으로 하지 않으니 모르는 거예요. 기하학적인 점(geometrical point)은 질량이 없다는 말과 같은 논리죠. 포인트라는 것은 질량이 없고, 광대무변한 이 우주는 밖이 없다, 지대(至大)의 세계와 지소(至小)의 세계, 결국 무내(無內)와 무외(無外)는 하나라는 이야기입니다. 밖이 없고 안이 없으면 하나로 통한다는 거니까. 그러니까, ‘비이은(費而隱)’에서 언급한, 논리적으로는 상반되는, 매크로한 세계와 마이크로한 세계를 하나로 꿰뚫는 구조를 동양인의 사유체계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 구조가 오늘날 어떻게 드러나는가 하면, 천체물리학이나 천문학에서 말하는 세계에 대한 연구와 입자물리학에서의 소립자의 연구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진행되어 왔었는데, 가다 보니까 천문학에서 말하는 거대한 천체에서의 법칙의 세계와 소립자에서의 법칙의 세계가 통하더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천체에 블랙홀이 있으면 소립자의 세계에도 블랙홀이 있고 등등진공 중에 고도로 집적된 에너지를 방사하면 양전자(positive eletron)와 음전자(negative eletron)이 생성되는 쌍생성(pair production)은 화이트홀(white hole)과 비교될 수 있고, 양전자와 음전자가 충돌하여 고에너지를 방출하며 사라지는 쌍소멸(pair annihilation)은 블랙홀(Black hole)에 대비시킬 수 있다. 이런 발견이 현대물리학에서 굉장한 에포크(epoch)를 이루었습니다. 앞으로는 말이죠, 물리학적 세계와 생물학적 세포의 세계가 또 하나의 법칙으로 묶여지는 이것이 가장 큰 혁명이 될 것입니다. , 먼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예로 들면, 현대물리학과 논어(論語)·중용(中庸)을 따로따로 생각했던 사유구조가, 물론 언어의 내용이나 맛이 다르겠지만, 근본적인 인간 사유구조의 공통점을 근원으로 하여서 하나로 통합되어져 갈 것이라는 얘깁니다. 이것이 김용옥의 기철학이 지향하는 세계입니다.

 

 

 

통합에 앞서 전문적 지식이 철저해야

 

그러나 여러분! 헷갈리지는 마십시오. 여러분들이 이러한 방향으로만 갈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전문성을 가지고, 물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면 철저하게 그 쪽으로 파야지, 애매하게 이쪽저쪽 양다리를 걸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런 방면으로는 카프라 같은 사람이 있었는데,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아주 얄팍한 측면이 있어요. 요즘 그런 헷갈리는 책들을 중점적으로 펴내는 출판사들이 많은데, 그런 얄팍한 책들을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통합하는 세계, 통합되어지는 과정은 그것대로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지식들 위에서 그럴듯한 말로 잘 포장된 그런 세계를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나 같은 사람들이 통합적 인식을 할 수 있게 되거나 또는 사유체계의 상통성을 알기 위해서는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혼동하지 마십시오. 마지막 구절을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동양적 사유의 중요한 측면은 매크로한 세계와 마이크로한 세계가 항상 하나로 통한다는 데에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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