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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잡기 - 1. 야출고북구기夜出古北口記 본문

문집/열하일기

산장잡기 - 1. 야출고북구기夜出古北口記

건방진방랑자 2019. 11. 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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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쟁터의 분위기가 지금도 감도는 고북구를 밤에 나오며

夜出古北口記[각주:1]

 

고북구의 지리적 특성

自燕京至熱河也, 昌平則西北出居庸關, 密雲則東北出古北口. 古北口循長城, 東至山海關七百里, 西至居庸關二百八十里, 中居庸山海而爲長城險要之地, 莫如古北口. 蒙古之出入常爲其咽喉, 則設重關以制其阨塞焉.

 

기록에 나타난 고북구

羅壁識遺: “燕北百里外, 居庸關, 關東二百里外, 虎北口, 虎北口, 古北口.” 自唐始名古北口, 中原人語長城外, 皆稱口外, 口外皆唐時奚王牙帳.

金史, 國言稱留斡嶺, 乃古北口也, 葢環長城稱口者, 以百計.

緣山爲城而其絶壑深磵, 呿呀+坎陷, 水所衝穿則不能城而設亭鄣. 皇明洪武時, 守禦千戶, 關五重

 

고북구를 지나는 감정을 적다

余循霧靈山, 舟渡廣硎河, 夜出古北口, 時夜已三更. 出重關, 立馬長城下, 測其高可十餘丈. 出筆硯噀酒磨墨, 撫城而題之曰: “乾隆四十五年庚子八月七日夜三更, 朝鮮朴趾源過此.” 乃大笑曰: “乃吾書生爾, 頭白一得出長城外耶.”

蒙將軍自言吾起臨洮, 屬之遼東, 城塹萬餘里, 此其中不能無絶地脈. 今視其塹山塡谷, 信矣哉.

 

고북구는 전쟁터

! 此古百戰之地也.

後唐莊宗之取劉守光, 別將劉光濬古北口,契丹太宗之取山南也, 先下古北口. 女眞, 希尹大破, 卽此地也; 其取燕京也, 蒲莧敗宋兵, 卽此地也, 元文宗之立也, 唐其勢屯兵於此, 撒敦追上都兵於此. 禿堅帖木兒之入也, 元太子出奔此關趨興松, 明嘉靖時, 俺答犯京師, 其出入皆由此關

其城下乃飛騰戰伐之塲, 而今四海不用兵矣, 猶見其四山圍合, 萬壑陰森.

 

달과 북두칠성, 그리고 산새소리가 마치 전쟁터의 분위기를 방불케 하네

時月上弦矣, 垂嶺欲墜, 其光淬削, 如刀發硎; 少焉月益下嶺, 猶露雙尖, 忽變火赤, 如兩炬出山. 北斗半揷關中, 而蟲聲四起, 長風肅然, 林谷俱鳴. 其獸嶂鬼巘, 如列戟摠干而立, 河瀉兩山間鬪狠, 如鐵駟金鼓也.

天外有鶴鳴五六聲淸戛, 如笛聲長+, 或曰: “此天鵞也.” -熱河日記

 

 

 

 

해석

 

고북구의 지리적 특성

 

自燕京至熱河也,

연경으로 열하에 이르기까지

 

昌平則西北出居庸關,

창평으로 길 잡으면 서북쪽으로 거용관으로 나오고

 

密雲則東北出古北口.

밀운으로 길 잡으면 동북쪽으로 고북구로 나온다.

 

古北口循長城, 東至山海關七百里,

고북구로부터 장성을 돌아 동쪽으로 산해관에 이르기까지 7백리이고,

 

西至居庸關二百八十里,

서쪽으로 거용관에 이르려면 280리로,

 

中居庸山海而爲長城險要之地, 莫如古北口.

거용관과 산해관 중간은 장성의 험악하고 중요한 땅이 되니 고북구 만한 게 없다.

 

蒙古之出入常爲其咽喉,

몽고의 출입로로 항상 목구멍 같은 곳이 되니

 

則設重關以制其阨塞焉.

겹겹이 관문을 설치하여 좁은 요새를 제압하게 했다.

 

 

 

기록에 나타난 고북구

 

羅壁識遺: “燕北百里外, 居庸關,

나벽[각주:2]지유엣 말했다. “연경의 북쪽 100리 밖에 거용관이 있고

 

關東二百里外, 虎北口, 虎北口, 古北口.”

거용관의 동쪽 200리 밖에 호북구가 있다고 하니 호북구가 곧 고북고다.”

 

自唐始名古北口,

당나라 때부터 처음으로 고북구라 불러

 

中原人語長城外, 皆稱口外,

중원 사람들이 장성 밖을 말할 적에 모두 구외라 불렀으니,

 

口外皆唐時奚王牙帳[각주:3].

구외는 모두 당나라 때 오랑캐 추장 해왕 장수들의 막사였다.

 

金史, 國言稱留斡嶺, 乃古北口也,

금사를 살펴보면 그 나라 말로 유알령이라 했으니 곧 고북구다.”라고 말했으니,

 

葢環長城稱口者, 以百計.

대체로 장성을 둘러 구라고 말해지는 곳은 백 가지로 헤아릴 수 있다.

 

緣山爲城而其絶壑深磵, 呿呀+坎陷,

산을 따라 성을 만들었으니 깎아지른 골짜기와 깊은 시내는 입을 벌린 듯 구멍이 뚫린 곳은

 

水所衝穿則不能城而設亭鄣[각주:4].

물이 부딪쳐 성을 만들지 만들지 못하고 정장을 설치했다.

 

皇明洪武時, 守禦千戶, 關五重

명나라 홍무 시기에 수어천호를 세워 다섯 겹 관문을 만들었다.

 

 

 

고북구를 지나는 감정을 적다

 

余循霧靈山, 舟渡廣硎河, 夜出古北口,

나는 무령산을 돌아 배로 광형하를 건너 밤에 고북구를 나가니

 

時夜已三更.

때는 밤으로 이미 삼경이었다.

 

出重關, 立馬長城下,

겹 관문으로 나와 장성 아래에 말을 세우고,

 

測其高可十餘丈.

높이를 헤아리니 십 여장이 되었다.

 

出筆硯噀酒磨墨, 撫城而題之曰:

붓과 벼루를 꺼내 술을 부어 먹을 갈고 성을 어루만지며 썼다.

 

乾隆四十五年庚子八月七日夜三更, 朝鮮朴趾源過此.”

건륭 45년 경자 87일 밤 삼경에 조선 박지원 이곳을 지나다.”

 

乃大笑曰: “乃吾書生爾, 頭白一得出長城外耶.”

곧 크게 웃으며 말했다. “곧 나는 서생일 뿐으로 머리가 쇠어서야 한 번 장성 밖으로 나가는 구나.”

 

蒙將軍自言吾起臨洮,

옛날로 몽염 장군이 스스로 말했다. “나는 임조에서 일어나

 

屬之遼東, 城塹萬餘里, 此其中不能無絶地脈.

요동에 이어 성과 해자가 만 여리이니 이 가운데에 지맥을 끊지 않을 수 없다.”

 

今視其塹山塡谷, 信矣哉.

지금 보니 산을 파고 골짜기를 메운 것이 참이로다.

 

 

 

고북구는 전쟁터

 

! 此古百戰之地也.

! 이곳은 옛날에 백 번 싸운 땅이다.

 

後唐莊宗之取劉守光[각주:5], 別將劉光濬古北口,

후당의 장종이 유수광을 잡자 별장인 유희준은 고북구에서 이겼고,

 

契丹太宗之取山南也, 先下古北口.

거란의 태종이 산남을 취할 때 먼저 고북구로 내려왔다.

 

女眞, 希尹大破,

여진이 요를 멸망시킬 때 여진 장수 희윤이 요나라 병사들을 대파했으니,

 

卽此地也;

곧 이곳이고

 

其取燕京也, 蒲莧敗宋兵, 卽此地也,

연경을 취할 때 여진 장수 포현이 송나라 병사를 패배시켰으니 곧 이곳이며

 

元文宗之立也, 唐其勢屯兵於此,

원나라 문종이 즉위하자 여진 장수 당기세가 이곳에 군사를 주둔케 했고,

 

撒敦追上都兵於此.

여진 장수 산돈이 상도의 병사를 이곳에서 추적했다.

 

禿堅帖木兒之入也[각주:6], 元太子出奔此關趨興松,

독견첩목아가 들어올 때 원나라 태자는 이 관문으로 빠져나가 흥송으로 달아났고

 

明嘉靖時, 俺答犯京師,

명나라 가정 때엔 엄답이 수도로 침범할 때도

 

其出入皆由此關

출입이 모두 이 관문을 경유했다.

 

其城下乃飛騰戰伐之塲, 而今四海不用兵矣,

성문 아래가 곧 날고 오르며 싸우던 싸움터로 지금 사해는 병기를 쓰지 않지만,

 

猶見其四山圍合, 萬壑陰森.

오히려 네 방면의 둘러싸여 온 골짜기가 음침하고 삼엄하다.

 

 

 

달과 북두칠성, 그리고 산새소리가 마치 전쟁터의 분위기를 방불케 하네

 

時月上弦矣, 垂嶺欲墜,

때에 달은 상현달로 산 고개에 드리워져 떨어지려 하니

 

其光淬削, 如刀發硎;

그 빛은 잘게 부서지니 숫돌에서 막 나온 칼 같았고

 

少焉月益下嶺, 猶露雙尖,

이윽고 달이 더욱 고개로 내려오자 오히려 두 끝이 뾰족함을 드러냈고

 

忽變火赤, 如兩炬出山.

갑자기 환하게 변하니 두 횃불이 산에서 나온 것 같았다.

 

北斗半揷關中, 而蟲聲四起,

북두는 반쯤 관문 속에 꽂혀 있으니 벌레소리가 사방에서 일어나고

 

長風肅然, 林谷俱鳴.

긴 바람이 쓸쓸하니 숲과 골짜기 모두 울렸다.

 

其獸嶂鬼巘, 如列戟摠干而立,

짐승 같은 언덕과 귀신 같은 바위는 나열한 창과 모든 방패를 세워놓은 듯했고,

 

河瀉兩山間鬪狠, 如鐵駟金鼓也.

황하는 두 산 사이로 쏟아지는 시끄러운 소리는 철을 두른 사마가 뛰고 징과 북을 두르리는 소리 같았다.

 

天外有鶴鳴五六聲淸戛, 如笛聲長+,

하늘 밖에 학이 5~6번 우는 소리 있어 맑기가 젓대 소리 길게 부는 것 같았으니,

 

或曰: “此天鵞也.” -熱河日記

혹자는 이것은 거위소리라네.”라고 말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1. 夜出古北口記: ‘다백운루본(多白雲樓本)’에는 도고북구하기(渡古北口河記)로 되어 있다. [본문으로]
  2. 羅壁: 송의 학자. 자는 자창(子蒼). [본문으로]
  3. 牙帳: 원수의 막사인 玉帳 아래 장수들의 막사이다. [본문으로]
  4. 亭鄣: 요새(要塞)같이 만들어 사람의 출입을 검열하는 곳. [본문으로]
  5. 劉守光: 후량(後梁)의 장수로서 뒤에 연(燕)의 황제라 자칭하였다. [본문으로]
  6. 禿堅帖木兒: 몽고 사람. 원실(元室)의 지예(支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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