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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환희기 후지 - 1. 도로 너의 눈을 감아라 본문

문집/열하일기

환희기 후지 - 1. 도로 너의 눈을 감아라

건방진방랑자 2020. 3. 2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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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로 너의 눈을 감아라

 

是日鴻臚寺少卿趙光連, 聯椅觀幻.

余謂趙卿曰: “目不能辨是非察眞僞, 則雖謂之無目可也. 然常爲幻者所眩, 則是目未甞非妄而視之明, 反爲之祟也.”

趙卿曰: “雖有善幻難眩瞽者, 目果常乎哉?”

余曰: “弊邦有徐花潭先生, 出遇泣于道者曰: ‘爾奚泣?’ 對曰: ‘我三歲而盲, 今四十年矣. 前日行則寄視於足, 執則寄視於手, 聽聲音而辨誰某則寄視於耳, 嗅臭香而察何物則寄視於鼻, 人有兩目而吾手足鼻耳, 無非目也. 亦奚特手足鼻耳? 日之早晏, 晝以倦視; 物之形色, 夜以夢視, 无所障礙, 未曾疑亂.

今行道中, 兩目忽淸, 瞖瞙自開, 天地寥廓, 山川紛鬱, 萬物礙目, 群疑塞胷, 手足鼻耳, 顚倒錯謬, 皆失故常. 渺然忘家, 無以自還, 是以泣爾.’

先生曰: ‘爾問爾相, 相應自知.’ : ‘我眼旣明, 用相何地?’ 先生曰: ‘還閉爾眼, 立地汝家.’

由是論之, 目之不可恃其明也如此. 今日觀幻, 非幻者能眩之, 實觀者自眩爾.”

 

 

 

 

해석

是日鴻臚寺少卿趙光連, 聯椅觀幻.

이날 홍려시[각주:1]의 소경인 조광련과 의자에 나란히 요술을 보았다.

 

余謂趙卿曰: “目不能辨是非察眞僞,

나는 조광련에게 말했다. “눈이 시비를 분별하고 진위를 살필 수 없다면

 

則雖謂之無目可也.

비록 눈이 없다고 한 대도 괜찮다.

 

然常爲幻者所眩,

그러나 항상 요술이 눈을 홀리는 게 되는 것은

 

則是目未甞非妄而視之明,

이것은 눈이 일찍이 망녕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보는 것의 분명한 것이

 

反爲之祟也.”

도리어 재앙이 됨이라네.”

 

趙卿曰: “雖有善幻難眩瞽者,

조광련이 말했다. “비록 잘하는 요술이라도 소경을 속이기 어려우니

 

目果常乎哉?”

눈이 과연 항상 관계된 것인가?”

 

余曰: “弊邦有徐花潭先生,

내가 말했다. “우리나라에 서화담 선생이란 사람이 있어

 

出遇泣于道者曰: ‘爾奚泣?’

나가 길에서 울고 있는 이를 만나 너 어째서 우느냐?’라고 물었다네.

 

對曰: ‘我三歲而盲, 今四十年矣.

대답했다. ‘저는 3살 때 눈이 멀어 이제 40년이나 되었답니다.

 

前日行則寄視於足, 執則寄視於手,

예전엔 다닐 적엔 발이 보는 것에 의지했고 잡을 적엔 손이 보는 것에 의지했으며

 

聽聲音而辨誰某則寄視於耳,

소리를 들어 누구인지 무엇인지 분별할 적엔 귀가 보는 것에 의지했고

 

嗅臭香而察何物則寄視於鼻,

냄새와 향기를 맡아 어떤 사물인지 살필 적엔 코가 보는 것에 의지했으니

 

人有兩目而吾手足鼻耳, 無非目也.

사람은 두 눈이 있더라도 나의 손ㆍ발ㆍ코ㆍ귀가 눈이 아닌 적이 없었습니다.

 

亦奚特手足鼻耳?

또한 어찌 다만 손ㆍ발ㆍ코ㆍ귀뿐이기만 하겠습니까?

 

日之早晏, 晝以倦視;

해의 빠르고 늦음은 낮의 피곤함으로 보았고

 

物之形色, 夜以夢視,

사물의 형체와 색상은 밤의 몽롱함으로 보았으니,

 

无所障礙, 未曾疑亂.

장애되는 게 없어 일찍이 의심스럽거나 혼란한 게 없었습니다.

 

今行道中, 兩目忽淸, 瞖瞙自開,

이제 길을 가다가 두 눈이 갑자가 맑아지고 흐린 눈동자가 절로 열려

 

天地寥廓, 山川紛鬱,

천지는 쓸쓸하고 산천의 얽히듯 울창하여

 

萬物礙目, 群疑塞胷,

만물이 눈을 가로막고 모든 의심이 가슴을 막아버려

 

手足鼻耳, 顚倒錯謬, 皆失故常.

손ㆍ발ㆍ코ㆍ귀가 얼키설키 섞이니 모두 예전의 일상을 잃게 했답니다.

 

渺然忘家, 無以自還, 是以泣爾.’

아득하여 집을 잃어 스스로 돌아가질 못하기 때문에 울고 있었을 뿐입니다.’

 

先生曰: ‘爾問爾相, 相應自知.’

화담이 네가 너의 지팡이에 물으면 지팡이는 응당 스스로 알려주리라.’라고 말했다.

 

: ‘我眼旣明, 用相何地?’

소경이 말했다. ‘나의 눈이 이미 보이는데 어느 땅에 지팡이를 쓰겠습니까?’

 

先生曰: ‘還閉爾眼, 立地汝家.’

화담선생이 도로 너의 눈을 감는다면 네가 서 있는 땅이 너의 집이리라.’

 

由是論之, 目之不可恃其明也如此.

이 얘기로 오늘 일을 논한다면 눈은 보이는 걸 믿을 수 없다는 게 이와 같다네.

 

今日觀幻, 非幻者能眩之,

오늘 요술을 보니 요술 자체가 속일 수 있는 게 아니라

 

實觀者自眩爾.

실상은 본다는 것이 스스로 속일 뿐이라네.

 

 

인용

전문

答蒼厓之二

1. 같은 소리도 마음 따라 달리 들린다

2. 눈에 현혹되지 말라

3. 보이지 않는 물소리가 두렵게 하네

4. 눈과 귀에 휘둘리지 말라

5. 연못가에 서서도 전혀 위태롭지 않은 장님

6. 장님의 눈이야말로 평등안

7. 시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도로 눈을 감아라

 

  1. 鴻臚寺(홍려시): 청나라 관청의 하나로 제사와 의전을 담당하던 기관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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