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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20장 - 6. 문제는 민감성이야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0장 - 6. 문제는 민감성이야

건방진방랑자 2021. 9. 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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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문제는 민감성이야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를 보면 숭산스님(참으로 마음이 맑고 깨끗한 분이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스님이 화계사에 있을 때 어린애를 데려다가 키운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무술에 미친 놈이었어요. 그 동자승은 맨날 무술만 생각했는데 뒷뜰에서 목검을 깎고 휘두르고 무술에만 미쳐서 살았답니다. 수행의 도를 쌓으라고 계속 권유하다 지친 숭산스님이 이놈에게 이르기를 삼각산에 가서 백일기도를 하라고 했어요. 그러자 이놈이 산에 올라가서 나는 저 화랑의 신검(神劍)을 도사로부터 받겠다고 매일 기도를 드리며 검술에 미친 듯이 생활한 겁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놈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는데 황금빛으로 빛나는 칼과 손만 딱 눈앞에 나타나더니 그게 검술의 형을 보여주더라는 것입니다. 하룻밤 내내 그랬는데 이놈이 그것을 완전히 습득을 했대요. 어떻게 된 것인지 내가 알 게 뭐냐? 지가 하는 이야기지 뭐! 어쨌든 이놈이 천하의 신검이 되었다는데, 이 사람은 신검도의 창시자로 미국에서 크게 날리고 있습니다. 자기 딸의 머리 위에다가 사과를 놓고서 눈을 감은 채 위에서 아래로 검을 내려쳐도 사과만 베어지고 머리칼은 한 가닥조차도 멀쩡한 그런 검술을 그는 합니다. 그런 정도의 대단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지요. 자기는 신령한 검법을 신라의 무슨 도사로부터 받았다는데 그때의 손이 그 도사꺼래요.

 

그런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문제는 그 사람이 고행을 해서 득도를 했다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검술의 형을 마스터해가지고, 검에 완벽한 도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서 하산을 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체험이 중요합니다. 그가 하산하다가 나무꾼이 나무를 해가지고 지팡이를 탁탁 짚으면서 가는 것을 봤는데, 나뭇꾼의 그 지팡이질이 자기가 신라의 무슨 도사로부터 물려받아서 마스터했다는 바로 그 형이더라는 겁니다. 일개의 나뭇꾼이 자기는 고생고생하다가 겨우 꿈에서 받은 바로 그 형을 습관처럼 아주 쉽게 하고 있다는 게 자기 눈에 들어 왔다는 것이죠. 그리고 조금 더 내려오니깐 아낙네가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데 그 방망이질을 보니깐 이게 또 완벽한 형이더라는 겁니다. 이 사람이 이런 체험의 순간에 진짜로 깨달았답니다. 거기서 이 사람이 확연하게 관통을 한 것이죠. “! 무술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그래서 그 자리에서 그 사람은 꿈에서 본 형을 다시 완전히 잊어버렸고 자기의 깨달음을 통한 완벽한 도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무학자가 미국에서 교주가 되어가지고 미국 마누라 두고 살고 있어요.

 

이 옛날 이야기같은 일화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문제는 뭐냐! 바로 ()’, 센시티비티(sensitivity)입니다. 비유적으로 말한다면, 나무꾼이 산을 오르내리면서 지팡이를 짚는 것에서 그 신묘한 검법의 형을 볼 줄 아는 눈이 우리에게 없는 것입니다. ()를 뭘로 닦느냐. 센시티비티가 없으면 도()가 안 닦입니다. 어떤 것을 인()하게 쳐다볼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게 없으니까 그전에는 그렇게 고생해서 터득해야만 했던 검술의 형이 바로 지게꾼이 짚는 지팡이질에 다 들어 있더라는 겁니다. 이정도면 그 자식은 제대로 도통(道通)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것을 그렇게 보는 그 감각, 그 감성이 바로 인()입니다. 수도(修道)는 반드시 인()을 가지고 해야 하며 인()이 없는 수도(修道)는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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