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풍(國風) 패풍(邶風)
12. 높다란 언덕
모구(旄丘)
旄丘之葛兮, 何誕之節兮. 叔兮伯兮, 何多日也.
興也. 前高後下曰旄丘. 誕, 闊也. 叔伯, 䘙之諸臣也. 舊說, 黎之臣子, 自言久寓於衞, 時物變矣. 故登旄丘之上, 見其葛長大而節疎闊, 因託以起興曰: “旄丘之葛, 何其節之闊也. 衞之諸臣, 何其多日而不見救也?” 此詩本責衞君, 而但斥其臣, 可見其優柔而不迫也.
何其處也, 必有與也. 何其久也, 必有以也.
賦也. 處, 安處也. 與, 與國也. 以, 他故也. 因上章何多日也而言, 何其安處而不來, 意必有與國, 相俟而俱來耳. 又言: “何其久而不來, 意其或有他故而不得來耳.” 詩之曲盡人情, 如此.
狐裘蒙戎, 匪車不東. 叔兮伯兮, 靡所與同.
賦也. 大夫, 狐蒼裘. 蒙戎, 亂貌, 言弊也. 又自言: “客久而裘弊矣, 豈我之車不東告於女乎. 但叔兮伯兮不與我同心, 雖往告之, 而不肯來耳.” 至是, 始微諷切之. 或曰: “狐裘蒙戎, 指衞大夫而譏其憒亂之意; 匪車不東, 言非其車不肯東來救我也. 但其人不肯與俱來耳.” 今按黎國在衞西, 前說近是.
瑣兮尾兮, 流離之子. 叔兮伯兮, 褎如充耳.
賦也. 瑣, 細. 尾, 末也. 流離, 漂散也. 褏, 多笑貌. 充耳, 寒耳也, 耳聾之人, 恒多笑. 言: “黎之君臣, 流離瑣尾, 若此其可憐也, 而衞之諸臣, 褎然如璽耳而無聞, 何哉?” 至是然後, 盡其辭焉. 流離患難之餘, 而其言之有序而不迫, 如此. 其人, 亦可知矣.
[毛詩] 旄丘, 責衛伯也. 狄人迫逐黎侯, 黎侯寓于衛, 衛不能脩方伯連率之職, 黎之臣子以責於衛也.
해석
旄丘之葛兮 | 언덕의 칡은 |
何誕之節兮 | 어찌 마디가 긴가? |
叔兮伯兮 何多日也 | 숙(叔)과 백(伯)과 같은 대부들이여, 구원병 어찌 많은 날 걸리는가? |
興也. 前高後下曰旄丘.
시체는 흥이다. 앞은 높고 뒤는 낮은 걸 모구(旄丘)라 한다.
誕, 闊也. 叔伯, 䘙之諸臣也.
탄(誕)은 넓다는 것이다. 숙백(叔伯)은 위나라의 여러 신하들이다.
舊說, 黎之臣子, 自言久寓於衞,
옛 말에 여(黎) 나라의 신하들이 스스로 말했다. 오래 위나라에 더부살이하니
時物變矣.
당시의 사물들이 변화했다.
故登旄丘之上, 見其葛長大而節疎闊,
그러므로 언덕에 올라 칡이 길어졌지만 마디가 텅빈 것을 보고
因託以起興曰: “旄丘之葛, 何其節之闊也.
의탁하여 흥을 일으켜 말했다. “언덕의 칡이 어째서 마디가 긴가?
衞之諸臣, 何其多日而不見救也?”
위나라의 여러 신하들은 어째서 많은 날이 걸리도록 구원병을 보지 못하는가?”
此詩本責衞君, 而但斥其臣,
이 시는 본래 위나라 군주를 꾸짖은 것이지만 다만 신하만을 질책했으니
可見其優柔而不迫也.
부드러워 박절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何其處也 必有與也 | 어째서 그리 편안한가? 반드시 함께 할 나라가 있음이로다. |
何其久也 必有以也 | 어째서 그리 오래 걸리는가? 반드시 이유가 있음이로다. |
賦也. 處, 安處也.
시체는 부다. 처(處)는 편안히 거처한다는 것이다.
與, 與國也. 以, 他故也.
여(與)는 함께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이(以)는 다른 까닭이라는 것이다.
因上章何多日也而言,
윗 장의 ‘어째서 많은 날 걸리는가’를 이어 말했다.
何其安處而不來, 意必有與國,
‘어째서 편안히 거처하며 오지 않는가? 생각해보면 반드시 함께 할 나라가 있어
相俟而俱來耳.
서로 기다려 함께 오려할 뿐이다.’
又言: “何其久而不來,
또한 말했다. ‘어째서 오래도록 오지 않는가?
意其或有他故而不得來耳.”
생각해보면 혹 다른 이유가 있어 올 수가 없을 뿐이다.’
詩之曲盡人情, 如此.
시가 인정을 곡진히 한 것이 이와 같다.
狐裘蒙戎 匪車不東 | 여우가죽옷 해져도 수레는 동쪽으로 오지 않네. |
叔兮伯兮 靡所與同 | 숙(叔)과 백(伯)과 같은 대부들이여, 함께 할 이 없어라. |
賦也. 大夫, 狐蒼裘.
시체는 부(賦)다. 대부는 여우의 푸른색 갖옷을 입는다.
蒙戎, 亂貌, 言弊也.
몽융(蒙戎)은 어지러운 모양으로 해졌다는 말이다.
又自言: “客久而裘弊矣,
또한 스스로 말했다. “객지에 있은 지 오래되어 갖옷이 해졌으니
豈我之車不東告於女乎.
어찌 나의 수레가 동쪽으로 가서 너에게 알려지 않았겠는가.
但叔兮伯兮不與我同心,
다만 대부들이 나와 마음이 같질 않아
雖往告之, 而不肯來耳.”
비록 가서 알리더라도 기꺼이 와주질 않을 뿐이다.”
至是, 始微諷切之.
이 구절에 이르러 처음으로 작게나마 풍자한 것이다.
或曰: “狐裘蒙戎, 指衞大夫而譏其憒亂之意;
혹자는 “호구몽융(狐裘蒙戎)은 위나라 대부를 지적하여 어지럽히는 뜻을 꾸짖은 것이고,
匪車不東, 言非其車不肯東來救我也.
비거부동(匪車不東)는 수레가 기꺼이 동쪽으로 와서 나를 구원해주려 하지 않는 게 아니라,
但其人不肯與俱來耳.”
다만 사람이 기꺼이 함께 오지 않을 뿐이다.”라고 한다.
今按黎國在衞西, 前說近是.
이제 생각건대 여나라는 위나라 서쪽에 있으니 전자가 옳음에 가깝다.
瑣兮尾兮 流離之子 | 부서졌어라! 사라졌어라! 유리걸식하는 사람들이여. |
叔兮伯兮 褎如充耳 | 숙(叔)과 백(伯)과 같은 대부들이여 웃으며 귀를 막은 듯하구나. |
賦也. 瑣, 細. 尾, 末也.
시체는 부(賦)다. 쇄(瑣)는 가늘다는 것이다. 미(尾)는 끝이다.
流離, 漂散也. 褏, 多笑貌.
류리(流離)는 표류하며 흩어진 것이다. 유(褏)는 많이 웃는 모습이다.
充耳, 寒耳也, 耳聾之人, 恒多笑.
충이(充耳)는 귀를 막은 것으로 귀 먹은 사람은 항상 웃음이 많다.
言: “黎之君臣, 流離瑣尾, 若此其可憐也,
“여나라 군신이 유리걸식하고 연약함이 이와 같이 가련하지만,
而衞之諸臣, 褎然如璽耳而無聞, 何哉?”
위나라 여러 신하들은 웃으며 귀를 막은 듯 듣지 못함은 어째서인가?”라고 말했으니,
至是然後, 盡其辭焉.
여기에 이른 후에야 말을 다한 것이다.
流離患難之餘, 而其言之有序而不迫, 如此.
유리하며 환란을 겪은 후에도 말이 차례가 있고 박절하지 않음이 이와 같다.
其人, 亦可知矣.
그러니 그 사람을 또한 알 만하다.
[毛詩] 旄丘, 責衛伯也.
[모시] 모구(旄丘)란 시는 위나라 방백을 꾸짖은 것이다.
狄人迫逐黎侯, 黎侯寓于衛,
적인이 여후를 내쫓아 여후는 위나라에 더부살이 하니
衛不能脩方伯ㆍ連率之職,
위나라는 방백과 연솔【연솔(連率): 태수의 별칭】의 직책을 닦을 수 없었다.
黎之臣子以責於衛也.
여나라 신하들이 위나라를 꾸짖은 것이다.
인용
達梁行(백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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