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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 오학론 사(五學論 四)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정약용 - 오학론 사(五學論 四)

건방진방랑자 2019. 11. 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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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공부가 문제인 이유

오학론 사(五學論 四)

 

정약용(丁若鏞)

 

 

과거학을 공부하는 이의 겉모습

主斯世而帥天下以倡優演戲之技者, 科擧之學也.

堯舜周孔之書, 斥老回黃之敎, 其譚詩禮, 其論史傳, 天然一冠儒服儒者也.

 

과거학 공부하는 이의 본모습

夷考其實, 剽字竊句, 抽朱擢綠, 以眩一時之目, 堯舜非所慕也, 老佛非所惡也, 治心檢身之法, 非所問也, 匡君澤民之術, 非所意也.

項羽沛公之事以爲題, 澆佻悖戾之辭以爲能. 吐虛吹假, 構幻織誕, 以自衒其贍博之聞, 以賭一日之捷而已.

 

과거학 공부하는 이들의 좁은 식견

有爲性理之學, 嗔之曰詭; 有爲詁訓之學, 叱之曰僻, 睥睨文章之學, 而自視未嘗非文章.

入者霸之, 出者夷之, 工者仙之, 拙者隷之.

 

과거라는 요행

有或徼幸以成名者 父撫之曰孝子, 君慶之曰良臣, 宗族愛之, 朋舊尊之.

其落拓而不得志者, 雖行如, 智如, 龍鍾蕉悴, 齎哀恨以死/

嗚呼! 此何法也.

 

과거라는 획일화 시험이 지닌 폐단

衆黎之生, 于于然蠢蠢然, 其可以績文史導政事者, 千百一人而已.

今也括天下聰慧之才, 壹皆投之於科擧之臼, 而舂之撞之, 唯恐其不破碎靡爛, 豈不悲哉. 一陷乎科擧之學, 卽禮樂爲外物, 刑政爲雜事,

授之以牧民之職, 則蒙蒙然唯吏指是承; 入而爲財賦獄訟之官, 則尸居素食而唯故例是問; 出而操甲兵捍禦之權, 則曰: “軍旅未之學也.” 推武人以居前列. 天下將安用矣.

 

과거학이 없었기에 발전한 일본

日本者海外之小聚耳, 以其無科擧之法也, 故文學超乎九夷, 武力抗乎中國. 規模綱紀之所以維持控馭者, 森整不亂, 有條有理, 豈非其顯效哉.

 

과거학은 이미 제 기능을 상실했기에 없애야 한다

今科擧之學, 亦已衰矣. 巨室名閥之子, 不肯業此, 唯田間寒餓者爲之.

而戰藝之日, 嘯呼市井奴隷, 摺巾短襦, 怒目豪拳, 以爭其先登, 但見簽竿相戳, 棓槌互擊.

而及其唱名也, 乳臭之兒不辨豕亥者, 出而據之, 斯其學不能不衰敝也.

若天眷顧, 因其衰而遂變之, 則生民之福, 不然, 不可與學此事者, 携手同歸於堯舜之門也. 與猶堂全書

 

 

 

 

 

 

해석

 

과거학을 공부하는 이의 겉모습

 

主斯世而帥天下以倡優演戲之技者, 科擧之學也.

이 세상을 주관하며 천하를 배우가 연극하는 기예로 이끄는 것이 과거공부다.

 

堯舜周孔之書, 斥老回黃之敎,

요순과 주공과 공자의 책을 읽고 노자와 불교와 황교(黃敎)黃敎: 라마교의 신파(新派)이다. 청 나라 때 달라이라마가 티베트의 교주 겸 전제 군주가 되었다. 교도는 누런 옷과 모자를 착용한다.回敎回敎: 이슬람교의 교리를 배척하며

 

其譚詩禮, 其論史傳,

시와 예를 말하고 역사를 논하니,

 

天然一冠儒服儒者也.

자연스레 하나의 관을 쓴 선비이자 복장을 갖춘 선비로다.

 

 

 

과거학 공부하는 이의 본모습

 

夷考其實, 剽字竊句,

실상을 캐내고 자구를 표절하여

 

抽朱擢綠, 以眩一時之目,

붉은 것을 뽑아내고 녹색을 뽑아내 한 때의 눈들을 현혹시키고,

 

堯舜非所慕也, 老佛非所惡也,

요순을 사모하지도 않고 노자와 불가를 미워하지도 않으며

 

治心檢身之法, 非所問也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검속하는 방법을 묻질 않고

 

匡君澤民之術, 非所意也.

임금을 바로잡고 백성에게 은택 내리는 기술을 생각지 않는다.

 

項羽沛公之事以爲題,

항우와 패공의 일로 제목을 삼고,

 

澆佻悖戾之辭以爲能.

경박하고 어긋난 말로 하는 것을 능사로 여긴다.

 

吐虛吹假, 構幻織誕,

허황된 걸 뱉어내고 거짓을 들이켜 환상을 얽고 궤탄한 것을 직조해

 

以自衒其贍博之聞, 以賭一日之捷而已.

스스로 지식을 들음이 넓다는 걸 자랑하여 한 날의 급제에 걸뿐이다.

 

 

 

과거학 공부하는 이들의 좁은 식견

 

有爲性理之學, 嗔之曰詭;

성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을 이상하다고 화내고,

 

有爲詁訓之學, 叱之曰僻,

훈고학을 공부하는 사람을 치우쳤다고 성질내며,

 

睥睨文章之學, 而自視未嘗非文章.

문장학을 얕잡아 보지만, 스스로 보면 일찍이 문장학이 아닌 게 없다.

 

入者霸之, 出者夷之,

격식에 수용할 만한 글은 으뜸이라 하고 격식에 벗어난 글은 요상하다고 하며

 

工者仙之, 拙者隷之.

잘 지은 글은 추켜세우고 못 지은 글은 무시한다.

 

 

 

과거라는 요행

 

有或徼幸以成名者,

혹 요행히 명성을 얻게 되면

 

父撫之曰孝子, 君慶之曰良臣,

아버지는 효자라 자랑하고 임금은 좋은 신하라 경하하며

 

宗族愛之, 朋舊尊之.

친척들이 그를 아끼고 벗들이 그를 높인다.

 

其落拓而不得志者,

그러나 낙방하고 불우하여 뜻을 얻지 못하면

 

雖行如, 智如,

아무리 행실이 증삼이나 미생 같고 지혜가 저리자樗里子: 전국 때 진() 나라 사람이다. 혜왕(惠王)의 이북 동생으로 이름은 질()이며 저리자는 그의 호이다.와 공손연犀首: 고대 중국의 관명(官名)인데, 전국 시대 위() 나라의 공손연(公孫衍)이 일찍이 이 관직에 몸담았으므로 그의 이칭(異稱)이 되었다 같더라도

 

龍鍾蕉悴, 齎哀恨以死.

대체로 늙고 병들고 초췌하게 슬픈 한을 지닌 채 죽는다.

 

嗚呼! 此何法也.

! 이게 무슨 법이란 말인가.

 

 

 

과거라는 획일화 시험이 지닌 폐단

 

衆黎之生, 于于然蠢蠢然,

많은 백성들의 삶은 어슬렁어슬렁 걷고 활달하게 움직여

 

其可以績文史導政事者, 千百一人而已.

문과 역사서를 잇고 정치의 일을 인도할 수 있는 사람은 백 명이나 천 명 중 한 사람일뿐이다.

 

今也括天下聰慧之才, 壹皆投之於科擧之臼,

이제 천하의 슬기롭고 지혜로운 이들을 모아 일일이 모두 과거공부란 틀에 던져넣고

 

而舂之撞之, 唯恐其不破碎靡爛,

찧고 당겨 오직 찢어지고 문드러져 획일적이지 않을까 두려워하니

 

豈不悲哉.

어찌 슬프지 않을까.

 

一陷乎科擧之學,

한 번 과거공부에 빠지면

 

卽禮樂爲外物, 刑政爲雜事,

곧 예악을 쓸모없는 물건으로 여기고 형벌과 정치를 잡된 일로 여긴다.

 

授之以牧民之職, 則蒙蒙然唯吏指是承;

지방관으로 제수되면 멍청이 같이 오직 아전의 지침에만 따르고

 

入而爲財賦獄訟之官, 則尸居素食而唯故例是問;

내직으로 세무 관리나 재판을 맡은 관리가 되면 자리만 점유하고 녹봉만 축내며 오직 전례만을 물으며

 

出而操甲兵捍禦之權, 則曰: “軍旅未之學也.”

외직으로 군대와 방어할 권한을 잡으면 군사의 일은 배우지 않겠다.”라고 말하며

 

推武人以居前列.

무인을 추대하여 앞 열에 세워둔다.

 

天下將安用矣.

천하가 장차 어디에 이런 사람을 쓰겠는가.

 

 

 

과거학이 없었기에 발전한 일본

 

日本者海外之小聚耳, 以其無科擧之法也,

일본은 바다 밖의 작은 부락일 뿐 과거공부가 없었기 때문에

 

故文學超乎九夷, 武力抗乎中國.

문학은 오랭캐 수준九夷: 동방(東方)의 오랑캐가 9종이 있다는 말로, 견이(畎夷)ㆍ어이(於夷)ㆍ방이(方夷)ㆍ황이(黃夷)ㆍ백이(白夷)ㆍ적이(赤夷)ㆍ현이(玄夷)ㆍ풍이(風夷)ㆍ양이(陽夷)라고도 하고, 현도(玄菟)ㆍ낙랑(樂浪)ㆍ고려(高麗)ㆍ만식(滿飾)ㆍ부유(鳧臾 부여(扶餘))ㆍ색가(索家)ㆍ동도(東屠)ㆍ왜인(倭人)ㆍ천비(天鄙)라고도 한다.을 넘어섰고 무력은 중국에 맞짱 떴다.

 

規模綱紀之所以維持控馭者,

규모와 기강이 유지되고 꾸려지는 까닭은

 

森整不亂, 有條有理,

매우 정돈되어 혼란스럽지 않고 조리가 있으니,

 

豈非其顯效哉.

이것이 드러난 효험이 아니겠는가.

 

 

 

과거학은 이미 제 기능을 상실했기에 없애야 한다

 

今科擧之學, 亦已衰矣.

지금의 과거공부는 또한 이미 쇠퇴했다.

 

巨室名閥之子, 不肯業此,

큰 가문과 이름난 자제들은 기꺼이 과거공부를 하지 않고

 

唯田間寒餓者爲之.

오직 시골의 한미하고 주린 사람들만 과거공부를 한다.

 

而戰藝之日, 嘯呼市井奴隷, 摺巾短襦,

기예를 다투는 날엔 시정의 노예를 불러내 접건摺巾: 남성용 고깔모자로 하급 관리가 씀과 단유短襦: 짧고 가벼운 저고리를 입히니,

 

怒目豪拳, 以爭其先登,

눈을 부라리고 주먹을 휘둘러 주인의 시험지를 먼저 올리길 다투되

 

但見簽竿相戳, 棓槌互擊.

다만 첨간첨간(簽竿): 바구니를 장대에 달아 놓은 것인데, 시험지를 여기에다 넣어야 채점관 앞으로 갈 수가 있다. 그래서 세도가 자제들이 무뢰배를 동원하여 자기 것만 넣고 다른 사람은 못넣게 몽둥이질을 했다고 한다. 과거가 빚어낸 일종의 퇴폐적인 현상이다.을 보고 서로 찔러대고 몽둥이로 서로를 가격한다.

 

而及其唱名也, 乳臭之兒不辨豕亥者,

명단을 부를 때에 이르면 유치한 아이들로 시()와 해()자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出而據之, 斯其學不能不衰敝也.

나아가 급제하니, 이것이 과거공부가 쇠잔하고 피폐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若天眷顧, 因其衰而遂變之,

만약 하늘이 돌보아 쇠함을 따라 마침내 변화된다면

 

則生民之福,

백성들의 복이 되리니,

 

不然, 不可與學此事者,

그렇지 않고는 과거공부를 배우려는 사람들과는

 

携手同歸於堯舜之門也. 與猶堂全書

손을 잡고 요순의 문하에 함께 귀의할 수 없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五學論1: 성리학 비판

五學論2: 훈고학 비판

五學論3: 문장학 비판

五學論4: 과거학 비판 / 科儒雜謠

五學論5: 술수학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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