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들다
용종(龍鍾)
서거정(徐居正)
黑雲暗淡葡萄雨 紅霧霏微菡萏風
燕語自能知主客 蛙鳴元不管私公
了無官事眠初覺 只把詩聯課小童 『四佳詩集』 補遺一
해석
天地龍鍾一病翁 천지용종일병옹 | 천지의 늙고 병든 한 늙은이가 |
岸巾危坐小窓中 안건위좌소창중 | 두건 젖히고【안건(岸巾): 두건을 뒤로 재껴 써서 이마가 훤히 드러나게 하는 것. 전하여 예법을 무시하고 아무에게나 친근하게 대면하는 것을 말한다. 이설에는 미천한 자가 쓰는 두건이라고도 한다.】 작은 창에 꼿꼿하게 앉아 있자니, |
黑雲暗淡葡萄雨 흑운암담포도우 | 검은 구름 어둑하다가 포도에 비 내리고, |
紅霧霏微菡萏風 홍무비미함담풍 | 붉은 노을 자욱하다가 연꽃【함담(菡萏): 연꽃의 봉우리】엔 바람 부네. |
燕語自能知主客 연어자능지주객 | 제비의 말은 스스로 주객을 가릴 줄 알지만 |
蛙鳴元不管私公 와명원불관사공 | 개구리 울음은 원래 공사를 관섭(管攝)하지 않지【와명원불관사공(蛙鳴元不管私公): 진혜제(晉惠帝)가 천성이 혼암(昏暗)하여, 태자(太子)로 있을 때 밖에 나갔다가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듣고는 옆 사람에게 “저것이 관(官)의 개구리냐, 사(私)의 개구리냐?”라고 묻자, 시신(侍臣) 가윤(賈胤)이 대답하기를 “관의 땅에 있는 놈은 관의 개구리이고, 사가의 땅에 있는 놈은 사가의 개구리입니다.” 하니, 명하여 이르기를 “관의 개구리에게는 늠료(廩料)를 지급하라.” 하였고, 즉위한 뒤에는 화림원(華林園)에서 놀다가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듣고 좌우 신하들에게 묻기를 “저 개구리가 관을 위해서 우느냐, 사가를 위해서 우느냐?” 하자, 혹자가 대답하기를 “관의 땅에 있는 놈은 관을 위해서 울고, 사가의 땅에 있는 놈은 사가를 위해서 웁니다.”라고 했다는 데서 온 말이다. 『진중기(晉中記)』】. |
료무관사면초각 | 관사의 일 전혀 없어 잠들다 막 깨어서는 |
只把詩聯課小童 지파시련과소동 | 다만 시구를 붙잡고 아이를 가르친다네. 『四佳詩集』 補遺一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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