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배우는 표본을 얘기하다
학시준적(學詩準的)
이식(李植)
시의 본령
書曰: “詩言志, 歌永言.” 記曰: “溫柔敦厚, 詩之敎也.” 此周詩三百篇宗旨也.
反是而志尙頗僻流蕩, 詞意粗濁險怪, 皆詩之外道也.
今當以三百篇爲宗主, 熟讀而諷詠之, 此詩學之本也.
초사는 시의 변체로 주의하며 봐야 한다
楚辭, 詩之變也, 先儒取其忠義懇惻怨誹而不亂. 然屈ㆍ賈之外, 流而爲楊ㆍ馬, 宏侈靡麗, 去性情遠矣, 今當讀誦朱子所選數十篇, 爲之羽翼也.
오언고시의 경우
五言古詩, 無出漢魏名家, 然其近於性情者, 古詩十九首外, 曹ㆍ阮ㆍ郭ㆍ左ㆍ二陸ㆍ三謝, 詞理圓暢者五六十首, 可以抄讀.
淵明詩, 性情最正, 朱子以爲可學, 但文字質朴, 不可專學, 最好者四十餘首抄讀.
唐人古詩, 不必學, 陳子昂及王ㆍ孟之作最好者若干篇, 韋ㆍ柳數十篇, 竝熟看.
李白古詩, 飄逸難學; 杜詩變體, 性情詞意, 古今爲最,記行及吏別等作, 分明可愛者, 不可不熟讀摹襲, 以爲準的. 其大篇如「八哀」等作, 非學富才博, 不可學, 亦非詩之正宗, 姑舍之.
율시
律詩非古也, 而後世詩人, 專用是鳴世, 而古詩晦矣.
今當於平居, 述懷敍事等作, 以五言小篇發之, 此則不待習作, 可效也. 日用酬應, 則專用律詩, 不可已也.
然唐以下律詩, 百家浩汗, 必須精選熟讀, 又必多所習作. 可以諧適音韻, 名世擅場, 可期也.
初唐則沈ㆍ宋之流若干篇, 可以抄覽; 盛唐則王ㆍ孟ㆍ靑蓮近於古詩, 不可學也, 高ㆍ岑ㆍ李ㆍ崔若干篇可觀. 所當專精師法者, 無過於杜, 爲先熟讀吟諷.
然其橫逸艱晦之作, 不可學, 專取其精細高邁者, 以爲準的. 然不參以唐律, 則自不免隳於宋格, 須以韓ㆍ柳ㆍ韋ㆍ錢ㆍ皇甫ㆍ竇ㆍ兩劉數百首參之, 長卿詩多抄, 摹襲其聲色, 方爲全美.
절구
絶句則律詩類也. 五言絶則無出右丞, 同時名作, 近於右丞者, 略取之.
七言絶則初唐不可學, 太白以下, 皆可取, 晩唐絶句亦佳, 竝抄誦數百首, 以爲準的.
칠언가행
七言歌行, 最難學. 才高學淺者, 韋ㆍ柳ㆍ張ㆍ王, 如權石洲所學, 庶可企及, 然未易學也.
李ㆍ杜歌行, 雄放馳騁, 必須健筆博才, 可以追躡. 然初學之士, 學之易於韋ㆍ柳諸作. 以其詞語平近故也. 必不得已姑學李ㆍ杜, 參以蘇ㆍ黃諸作, 以爲準的.
배율의 경우
排律, 雖當以杜詩爲主, 然甚無次第, 不可學, 學短篇絶妙者, 且不易學, 須參以韓ㆍ柳律, 以爲準的.
七言排律, 古無可法, 須從俗酬酢, 無過二十韻.
송나라 이후의 배워야할 시
宋詩雖多大家, 非學富, 不易學, 非是正宗, 不必學. 惟兩陳律詩, 近於杜律者, 時或參看.
大明詩, 惟李崆峒, 善學杜詩, 與杜詩參看.
한유의 시로 기초를 다질 필욘없다
近代學詩者, 或以韓詩爲基, 杜詩爲範, 此五山ㆍ東岳所敎也.
石洲雖終學唐律, 初亦讀韓, 崔孤竹末年, 才涸氣萎, 亦讀韓詩.
吾雖學淺, 殊不欲讀韓, 旣被諸公勸誘, 熟觀一遍, 其律絶, 固唐格也, 不妨與杜詩竝看. 大篇傑作, 則乃楊ㆍ馬詞賦之換面也, 與讀其詩, 寧讀楊ㆍ馬之爲高也.
惟晩學筆退者, 抄讀百餘遍, 則如敬字之補『小學』功, 容可救急得力. 若才學俱贍者, 不必匍匐於下乘也.
시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시수라는 책을 먼저 보라
余兒時無師友, 先讀杜詩, 次及黃ㆍ蘇ㆍ『瀛奎律髓』諸作, 習作數千首. 路脈已差, 然後欲學選詩唐音, 而菁華已耗, 不能學, 又不敢捨杜陵而學唐, 故持疑未決.
四十以後. 得胡元瑞『詩藪』, 然後方知學詩不必專門, 先學古詩唐詩, 歸宿於杜, 乃是三百篇楚辭正脈, 故始爲定論. 而老不及學, 惟以此訓語後進, 大抵欲學詩者, 不可不看『詩藪』也. 『澤堂先生別集』 卷之十四
해석
시의 본령
書曰: “詩言志, 歌永言.”
『서경(書經)』에서 “시는 뜻을 말한 것이고 노래는 말을 길게 한 것이다.”라고 말했고,
記曰: “溫柔敦厚, 詩之敎也.”
『예기(禮記)』에서 “따스하고 부드럽고 돈독하며 후덕한 것이 시의 교화다.”라고 말했으니,
此周詩三百篇宗旨也.
이것이 『시경』 300편의 종지다.
한유가 “『시경』은 바르고 아름답다.”라고 말했고 주자는 그것을 채택했으니,
此詩之體格也.
이것이 시의 체제와 격조다.
反是而志尙頗僻流蕩,
이와는 반대로 뜻이 치우치고 멋대로 흘러감을 숭상해
詞意粗濁險怪, 皆詩之外道也.
말의 뜻이 거칠고 혼탁하며 험하고 기괴하니, 이것이 시의 외도다.
今當以三百篇爲宗主, 熟讀而諷詠之,
이제 마땅히 『시경』으로 종주를 삼아 익숙히 읽고 그것을 읊조리니,
此詩學之本也.
이것이 시학의 바탕이다.
초사는 시의 변체로 주의하며 봐야 한다
楚辭, 詩之變也,
초사는 시의 변체로
先儒取其忠義懇惻怨誹而不亂.
선배 유학자들이 충성스럽고 의로우며 간절하고 측은하며 원망하고 비방하지만 어지럽지 않은 걸 취했다.
그러나 굴원과 가의의 작품 외에 흘러 양웅과 사마상여가 지은 작품은
宏侈靡麗, 去性情遠矣,
사치스럽고 화려해 성정과의 거리가 멀어졌으니,
今當讀誦朱子所選數十篇, 爲之羽翼也.
지금은 마땅히 주자가 지은 수십 편을 읽고 외며 나를 성장시키는 재료로 삼아야 한다.
오언고시의 경우
五言古詩, 無出漢魏名家,
오언고시의 경우는 한나라와 위나라의 작가들보다 나은 게 없지만,
然其近於性情者, 古詩十九首外,
성정에 가까운 것은 고시십구수【『문선文選』에 가장 먼저 보이는 오언시五言詩로, 작자의 성명은 상고할 수가 없는데 대략 동한東漢 만년의 작품들로 추정되며, 『문선』 29권 잡시 상雜詩上 첫머리에 수록되어 있다.】 외에
曹ㆍ阮ㆍ郭ㆍ左ㆍ二陸ㆍ三謝,
삼조(三曹)【조조와 그의 아들 曹丕, 曹植의 삼부자】ㆍ완적(阮籍)ㆍ곽박(郭璞)ㆍ좌태충(左太沖)ㆍ이륙(二陸)【육기陸機와 육운陸雲】ㆍ삼사(三謝)【사영운謝靈運과 사혜련謝惠連과 사조謝眺】 등의 시가 있으니
詞理圓暢者五六十首, 可以抄讀.
말의 이치가 원만하고 통하는 5~60수로 초록해서 읽을 만하다.
淵明詩, 性情最正, 朱子以爲可學,
도연명의 시는 성정이 가장 바르기에 주자도 배울 만하다고 했지만
但文字質朴, 不可專學,
다만 문자가 거칠어 온전히 배울 만하진 않으니,
最好者四十餘首抄讀.
가장 좋은 40여수를 뽑아 읽어야 한다.
唐人古詩, 不必學,
당나라 사람의 고시는 구태여 배울 필욘 없지만
陳子昂及王ㆍ孟之作最好者若干篇,
진자앙과 왕유와 맹호연 작품의 가장 좋은 약간 편과
韋ㆍ柳數十篇, 竝熟看.
위응물과 유종원의 수십 편을 함께 익숙히 보아야 한다.
李白古詩, 飄逸難學;
이백의 고시는 뛰어나고 훌륭해 배우기 어렵고
杜詩變體, 性情詞意, 古今爲最,
두보의 시는 변체로 성정과 말의 뜻이 고금의 최고봉이고
記行及吏別等作, 分明可愛者,
기행과 이별 등의 작품은 분명히 사랑할 만하니,
不可不熟讀摹襲, 以爲準的.
불가불 익숙히 읽고 모방하여 표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其大篇如「八哀」等作, 非學富才博, 不可學,
장편에서 「팔애」 같은 작품의 경우는 학식이 풍부하고 재주가 넓지 못하면 배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亦非詩之正宗, 姑舍之.
또한 시의 바른 종주가 아니나 일부러 버려두어야 한다.
율시
律詩非古也, 而後世詩人,
율시는 고시는 아니지만 후대의 시인들이
專用是鳴世, 而古詩晦矣.
온전히 율시를 써서 세상을 울리자 고시는 사라졌다.
今當於平居, 述懷敍事等作,
이제 평소에 거처할 적에 심경을 술회하고 일을 풀어낸 작품 등은
以五言小篇發之, 此則不待習作, 可效也.
오언과 단편으로 지어내니 이것은 습작하지 않고도 따라 지을 수 있다.
日用酬應, 則專用律詩, 不可已也.
일상에서 응수할 적엔 온전히 율시를 쓰니 율시는 그만둘 수 없다.
然唐以下律詩, 百家浩汗,
그러나 당나라 이하의 율시는 뭇 문장가들이 넘치니
必須精選熟讀, 又必多所習作.
필수적으로 정선하여 익숙히 읽어야 하고 또한 반드시 많이 습작해야 한다.
可以諧適音韻, 名世擅場, 可期也.
그리하면 음운을 적당히 맞출 수 있고 세상에 이름을 드날리고 문단을 맘대로 하는 걸 기약할 수 있다.
初唐則沈ㆍ宋之流若干篇, 可以抄覽;
초당의 경우는 심전기(沈佺期)와 송지문(宋之問) 부류의 약간 편을 초록하여 볼 만하고
盛唐則王ㆍ孟ㆍ靑蓮近於古詩, 不可學也,
성당의 경우는 왕유ㆍ맹호연ㆍ청련이 고시에 가까워 배울 수 없으며,
高ㆍ岑ㆍ李ㆍ崔若干篇可觀
고적(高適)ㆍ잠삼(岑參)ㆍ이기(李頎)ㆍ최호(崔灝)의 약간 편은 볼 만하다.
所當專精師法者, 無過於杜,
마땅히 온전하고 정밀한 스승의 법으로는 두보의 시를 넘어서는 건 없으니,
爲先熟讀吟諷.
먼저 익숙히 읽고 읊조려야 한다.
然其橫逸艱晦之作, 不可學,
그러나 종횡으로 어렵고 어두운 작품은 배워선 안 되고,
專取其精細高邁者, 以爲準的.
오로지 정밀하고 세밀하며 고매한 작품을 취해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然不參以唐律, 則自不免隳於宋格,
그러나 당시의 율시를 참조하지 않으면 스스로 송시의 격조로 떨어짐을 면치 못하니,
須以韓ㆍ柳ㆍ韋ㆍ錢ㆍ皇甫ㆍ竇ㆍ兩劉數百首參之,
반드시 한유ㆍ유종원ㆍ위응물ㆍ전기(錢起)ㆍ황보ㆍ오두(五竇)【당唐 나라 두군竇群을 중심으로, 그의 형인 상常ㆍ모牟와 아우인 상庠ㆍ공鞏을 가리킨다. 이 형제들 모두가 시문에 능했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이 오성五星처럼 빛난다고 하여 ‘오두연주五竇聯珠’라고 불렀으며, 그들의 시집인 『연주집聯珠集』이 당시에 유행하였다. 『新唐書 卷175 竇群列傳』】ㆍ유우석(劉禹錫)ㆍ유장경(劉長卿) 수백 수를 참고하고
長卿詩多抄, 摹襲其聲色, 方爲全美.
장경의 시를 많이 뽑아 소리와 색을 본뜬다면 곧 온전히 아름다운 작품을 지으리라.
절구
絶句則律詩類也.
절구는 율시와 유사하다.
五言絶則無出右丞, 同時名作,
오언절구의 경우는 우승 왕유를 넘어설 게 없으니 동시대의 명작에서
近於右丞者, 略取之.
우승의 작품에 가까운 것으로 대략 그것을 취해야 한다.
七言絶則初唐不可學, 太白以下, 皆可取,
칠언절구의 경우는 초당은 배울 게 없고 태백 이하의 것들은 모두 취할 만하고
晩唐絶句亦佳, 竝抄誦數百首,
만당의 절구는 또한 아름다우니, 아울러 수백 수를 뽑아 외며
以爲準的.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칠언가행
七言歌行, 最難學.
칠언가행은 가장 배우기 어렵다.
才高學淺者, 韋ㆍ柳ㆍ張ㆍ王,
재주가 뛰어나고 학식이 낮은 사람으로는 위응물ㆍ유종원ㆍ장적(張籍)ㆍ왕건(王建)인데,
如權石洲所學, 庶可企及, 然未易學也.
만약 권석주가 배워 거의 미칠 만하더라도 쉽게 배울 수 없다.
李ㆍ杜歌行, 雄放馳騁,
이백과 두보의 가행은 호방하고 멋대로 달리니,
必須健筆博才, 可以追躡.
반드시 굳건한 필력과 박식한 재주의 사람만이 쫓아 밟을 수 있다.
然初學之士, 學之易於韋ㆍ柳諸作.
그러나 초학자가 배우기는 위응물과 유종원의 여러 작품이 쉬우니,
以其詞語平近故也.
말이 평이하고 비근하기 때문이다.
必不得已姑學李ㆍ杜,
반드시 부득이하게 짐짓 이백과 두보를 배우고
參以蘇ㆍ黃諸作, 以爲準的.
소식과 황정견의 여러 작품을 참고하여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
배율의 경우
排律, 雖當以杜詩爲主,
배율의 경우는 비록 마땅히 두보의 시로 위주를 삼아야 하지만
然甚無次第, 不可學,
매우 차례가 없으니 배울 수 없고
學短篇絶妙者, 且不易學,
단편으로 절묘한 것을 배우려 해도 또한 쉽게 배우지 못하니,
須參以韓ㆍ柳律, 以爲準的.
반드시 한유와 유종원의 배율을 참고하여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七言排律, 古無可法,
칠언 배율의 경우는 예로부터 본받을 게 없었으니,
須從俗酬酢, 無過二十韻.
반드시 속세의 수작한 걸 따르되 20운을 지나선 안 된다.
송나라 이후의 배워야할 시
宋詩雖多大家, 非學富, 不易學,
송나라 시는 비록 대가가 많지만 학식이 풍부하지 않으면 쉽게 배우지 못하고,
非是正宗, 不必學.
정종이 아니면 반드시 배울 건 없다.
惟兩陳律詩, 近於杜律者, 時或參看.
오직 후산(后山) 진사도(陳師道)와 간재(簡齋) 진여의(陳與義)의 율시에서 두보의 율시에 가까운 것들로 때때로 간혹 참고하여 보아야 한다.
大明詩, 惟李崆峒,
큰 명나라의 시는 오직 공동 이몽양이
善學杜詩, 與杜詩參看.
잘 두보의 시를 배웠으니 두보의 시는 참고하여 보아야 한다.
한유의 시로 기초를 다질 필욘없다
近代學詩者, 或以韓詩爲基, 杜詩爲範,
근대에 시를 배우는 사람들이 간혹 한유의 시를 기초로 삼고 두보의 시를 모범으로 삼으니,
이것이 오산과 동악의 가르침에 의한 것이다.
石洲雖終學唐律, 初亦讀韓,
석주가 비록 끝내 당나라 율시를 배웠지만 처음엔 또한 한유의 시를 읽었고
崔孤竹末年, 才涸氣萎, 亦讀韓詩.
최고죽이 말년에 재주가 마르고 기가 쇠약해져 또한 한유의 시를 읽었다.
吾雖學淺, 殊不欲讀韓,
나는 비록 학식이 일천하지만 매우 한유의 시를 읽으려 하지 않았는데,
旣被諸公勸誘, 熟觀一遍,
이미 여러 공의 권유로 익숙히 한 번 쭉 보니,
其律絶, 固唐格也, 不妨與杜詩竝看.
율시와 절구가 본디 당나라 격조가 있어 두보의 시와 함께 보는 데에 방해가 안 되었다.
大篇傑作, 則乃楊ㆍ馬詞賦之換面也,
대편과 걸작은 양웅과 사마상여의 사부의 겉만 바꿔놓은 것으로
與讀其詩, 寧讀楊ㆍ馬之爲高也.
그의 시를 읽기보다는 차라리 양웅과 사마상여를 최고로 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惟晩學筆退者, 抄讀百餘遍,
오직 만학도나 필력이 더딘 사람은 백여 편을 뽑아 읽는다면
則如敬字之補『小學』功, 容可救急得力.
경(敬)이란 글자가 『소학』을 도와주는 공과 같아 급함을 구함에 힘을 얻음을 용납할 수 있다.
若才學俱贍者, 不必匍匐於下乘也.
만약 재주와 학식이 모두 넉넉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하등의 작품에 포복할 필욘 없다.
시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시수라는 책을 먼저 보라
余兒時無師友, 先讀杜詩,
나는 어렸을 적에 사우가 없어 먼저 두보의 시를 읽었고
次及黃ㆍ蘇ㆍ『瀛奎律髓』諸作, 習作數千首.
다음으론 황정견과 소식과 『영규율수』【瀛奎律髓: 원元 나라 방회方回가 당ㆍ송의 시를 모아 49권으로 정리한 책 이름인데, 1조祖 3종宗의 설을 제창하면서, 시마다 평어評語를 가하고 일화를 소개하였다. 1조는 두보杜甫, 3종은 황정견黃庭堅ㆍ진사도陳師道ㆍ진여의陳與義이다.】 등의 작품을 접하고 수천 수를 습작했다.
路脈已差, 然後欲學選詩唐音,
길과 맥이 이미 어긋난 후에 시를 가려 다음을 배우려 했지만,
而菁華已耗, 不能學,
정수가 이미 소진되어 배울 수 없었고
又不敢捨杜陵而學唐, 故持疑未決.
또한 감히 두보를 버리고 당음을 배울 수 없었기에 의심한 채 결정하지 않았었다.
四十以後. 得胡元瑞『詩藪』,
40살 이후에 호원서의 『시수』를 얻은 후에
然後方知學詩不必專門, 先學古詩唐詩,
곧 시를 배움에 반드시 전문으로 할 게 없이 먼저 고시와 당시를 배우고
歸宿於杜, 乃是三百篇楚辭正脈, 故始爲定論.
두보의 시로 귀결되는 것이 곧 『시경』과 『초사』의 정맥으로 여겼기 때문에 처음으로 정론으로 삼았다.
而老不及學, 惟以此訓語後進,
그러나 늙어 배움이 미치질 않아 오직 이 가르침으로 후진에게 말해주니
大抵欲學詩者, 不可不看『詩藪』也. 『澤堂先生別集』 卷之十四
대체로 시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시수』【詩藪: 명明 나라 호응린胡應麟이 주周ㆍ한漢으로부터 육조六朝ㆍ당ㆍ송ㆍ원ㆍ명에 이르기까지 고체古體와 근체近體의 시를 논하면서 역대의 작가들을 통론通論한 책 이름인데, 모두 20권으로 되어 있다. 원서元瑞는 호응린의 자字이다.】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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