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지신(尾生之信)
신의가 굳은 사람인가? 어리석은 사람인가?
人有毁蘇秦者曰: “左右賣國反覆之臣也, 將作亂.” 蘇秦恐得罪歸, 而燕王不復官也.
蘇秦見燕王曰: “臣, 東周之鄙人也, 無有分寸之功. 而王親拜之於廟而禮之於廷, 今臣爲王卻齊之兵而(攻)得十城. 宜以益親, 今來而王不官臣者. 人必有以不信傷臣於王者. 臣之不信, 王之福也. 臣聞忠信者, 所以自爲也 進取者 所以爲人也. 且臣之說齊王, 曾非欺之也. 臣弃老母於東周, 固去自爲而行進取也. 今有孝如曾參, 廉如伯夷, 信如尾生, 得此三人者以事大王, 何若?”
王曰: “足矣”
蘇秦曰: “孝如曾參, 義不離其親一宿於外, 王又安能使之步行千里而事弱燕之危王哉; 廉如伯夷, 義不爲孤竹君之嗣, 不肯爲武王臣, 不受封侯而餓死首陽山下, 有廉如此, 王又安能使之步行千里而行進取於齊哉; 信如尾生, 與女子期於梁下, 女子不來, 水至不去, 抱柱而死, 有信如此, 王又安能使之步行千里卻齊之彊兵哉. 臣所謂以忠信得罪於上者也.”
燕王曰: “若不忠信耳, 豈有以忠信而得罪者乎?”
蘇秦曰: “不然. 臣聞客有遠爲吏而其妻私於人者, 其夫將來, 其私者憂之. 妻曰: ‘勿憂. 吾已作藥酒待之矣.’ 居三日, 其夫果至, 妻使妾擧藥酒進之, 妾欲言酒之有藥, 則恐其逐主母也; 欲勿言乎, 則恐其殺主父也. 於是乎詳僵而弃酒, 主父大怒, 笞之五十. 故妾一僵而覆酒, 上存主父, 下存主母. 然而不免於笞, 惡在乎忠信之無罪也? 夫臣之過, 不幸而類是乎.”
燕王曰: “先生覆就故官.” 益厚遇之. -『사기(史記)』, 「소진열전(蘇秦列傳)」
世之所謂賢士, 伯夷·叔齊, 辭孤竹之君, 而餓死於首陽之山, 骨肉不葬. 鮑焦飾行非世, 抱木而死. 申徒狄諫而不聽, 負石自投於河, 爲魚鱉所食. 介子推至忠也, 自割其股以食文公, 文公後背之, 子推怒而去, 抱木而燔死. 尾生與女子期於梁下, 女子不來, 水至不去, 抱梁柱而死. 此六子者, 無異於磔犬流豕·操瓢而乞者, 皆離名輕死, 不念本養壽命者也. -『장자(莊子)』, 「도척(盜跖)」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미생고(尾生高)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약속을 어기는 법이 없는 사나이였다.
어느 날 미생은 애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는 정시(定時)에 약속 장소에 나갔으나 웬일인지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미생이 계속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져 개울물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생은 약속 장소를 떠나지 않고 기다리다가 결국 교각(橋脚)을 끌어안은 채 익사(溺死)하고 말았다. 『사기(史記)』라는 책에선 그의 이런 모습을 매우 신의를 중시하며 목숨마저도 버릴 수 있는 강단 있는 태도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장자(莊子)는 그의 이런 모습을 매우 비판적으로 그리고 있다. 융통성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마저도 잃은 어리석은 인간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인간은 책형(磔刑)당한 개나 물에 떠내려간 돼지 아니면 쪽박을 들고 빌어먹는 거지와 마찬가지다. 쓸데없는 명목(名目)에 구애되어 소중한 목숨을 소홀히 하는 인간은 진정한 삶의 길을 모르는 놈이다[此六子者, 無異於磔犬流豕·操瓢而乞者, 皆離名輕死, 不念本養壽命者也].”라고 힐난했다.
겉뜻: 미생의 믿음
속뜻: ① 신의가 굳음(소진열전). ② 우직하여 융통성이 없음(장자).
유의어: 포주지신(抱柱之信)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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