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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우리 고유어로 쓴 시는 아름답다 『소화시평』 권상 90번을 보면 문화사대주의에 쪄들었다고 핀잔을 줄 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엔 상식과도 같은 말이었다. 하긴 지금이라 해서 무작정 ‘한글전용’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어느 곳이든 지나가다 보면 영어로 된 간판이나, 영어를 한글로 표기한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수많은 차들의 이름은 한글이 아닌 영어로 지어지고 버젓이 써 있으니 말이다. 그 당시엔 한문이 국제사회의 언어로 맹위를 떨쳤다면 지금은 영어가 그 지위를 이어받은 모양새고, 이 글에서 나오는 것 같은 논조들이 지금도 영어로 대체되어 횡행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정권 당시엔 영어공용화 논쟁까지 불붙으며 어륀지 파문까지 일었겠는가. 그건 단순히 파문 문제로 끝난 게 아..
90. 우리나라 고유어로 시를 쓰라 世謂: “中國地名皆文字, 入詩便佳. 如‘九江春草外, 三峽暮帆前.’ ‘氣蒸雲夢澤, 波撼岳陽樓.’等句, 只加數字而能生色. 我東方皆以方言成地名, 不合於詩.”云. 余以爲不然, 李容齋「天磨錄」詩: ‘細雨靈通寺, 斜陽滿月臺.’ 蘇齋「漢江」詩云: ‘春深楮子島, 月出濟川亭.’ 詩豈不佳? 惟在鑪錘之妙而已. 해석 世謂: “中國地名皆文字, 入詩便佳. 세상에선 말한다. “중국의 지명은 모두 문자이기 때문에 시에 삽입하면 더욱 아름답다. 如‘九江春草外, 三峽暮帆前.’ 두보(杜甫)의 「나그네[遊子]」의 다음 구절이나 九江春草外 三峽暮帆前 봄풀 바깥에서 구강이 흐르고, 저물녘 돛대 앞에 삼협(三峽)이 놓여 있네. ‘氣蒸雲夢澤, 波撼岳陽樓.’等句, 맹호연(孟浩然)의 「동정호에 다다라[臨洞庭]」의 ..
54. 우리 고유어도 한시 속에서 맛깔스럽다 趙持世嘗曰: “我國地名, 入詩不雅. 如‘氣蒸雲夢澤, 波撼岳陽城’ 凡十字六字地名, 而上加四字, 其用力只在‘蒸’ㆍ‘撼’ 二字爲功, 豈不省耶? 此言亦似有理. 然盧相詩, ‘路盡平丘驛, 江深判事亭. 柳暗靑坡晩, 天晴白嶽春.’ 亦殊好. 其在爐錘之妙而已, 何害點鐵成金乎?” 해석趙持世嘗曰: “我國地名, 入詩不雅. 우리나라 지명(地名)은 시 속에 들여와도 우아한 맛이 없다. 如‘氣蒸雲夢澤, 波撼岳陽城’ 그러나 맹호연(孟浩然)의 「동정호에 다다라[臨洞庭]」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氣蒸雲夢澤 波撼岳陽樓물 기운은 운몽의 못에서 피어나고 파도는 악양루를 흔드네. 凡十字六字地名, 而上加四字, 모두 열 글자 중에서 여섯 글자가 지명이고, 그 위에 네 글자를 보탠 것이요, 其用力只在‘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