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노무현 (3)
건빵이랑 놀자
3. 미안한 마음에 조문행렬에 참여하다 지난 토요일에 도보여행을 끝마치면서 전혀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듣고 일요일엔 서울에 온 김에 조문을 하러 대한문에 찾아갔다가 사람들도 너무 많고 경찰이 여기 통제를 하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그냥 돌아왔다. 어차피 전주에서도 분향소는 있으니 거기서 해도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물론 그건 합리화였고 핑계의 일종이었다. 애도하려는 마음보다 현재 하고 싶은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니 말이다. ▲ 노무현(1946년 9월 1일 ~ 2009년 5월 23일) 맘은 원이로되 행동은 굼뜨니 그렇게 25일 월요일에 전주행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한 달을 넘게 했던 여행이 끝났기에 마무리 짓고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부터 노무현 전 대통..
2.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 그가 스스로 몸을 던져 죽음을 택했다고 했을 때, 웬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돌아다니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먼지털이식 수사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그는 여느 때처럼 정면 승부를 하지 않고 스스로 몸을 던졌다. ▲ 끊이지 않는 발걸음. 무엇을 위해 이들은 그의 죽음을 기리려 하는 걸까? 한 사람이 죽음을 대하는 갖가지 자세 그런 소식을 듣고 두려웠던 것은 거대 언론들의 횡포였다. ‘얼마나 구린 게 많았으면 자살까지 했을까(한 언론은 그의 죽음을 ‘서거’가 부당하다며, ‘사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라고 비아냥거릴 것만 같고 걔 중에 어떤 사람들은 ‘무책임하다’라거나 ‘잘 죽었다’라는 말로 온갖 비방을 퍼부을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후 상황은 ..
1. 떠난 후에야 빈자리가 보인다 벚꽃 잎이 흩날리고 있다. 이 사진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스크랩한 것이다. 어느새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지금은 점차 무더워지는 것이 느껴지며 여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 벚꽃이 만개했다. 하지만 곧 질 것이고, 이런 장사진은 떠날 것이다. 몰려듦과 떠남, 하지만 내년에 다시 이런 장사진을 이룰 것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그리고 또 봄으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그건 곧 우리의 인생도 흐르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리라. 노 전대통령은 ‘삶과 죽음은 인생의 한 조각生死如一’이라고 말했듯이 여름이 온다고 봄이 완전히 죽는 건 아니다. 언어습관 상 봄과 여름은 전혀 다른 것처럼 인식될 뿐이지 실상은 두 계절이 아니라 하나의 자연스런 흐름일 뿐이다. 그렇게 변해가는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