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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산해의 왕소군에 관한 시를 비판하다 『소화시평』 권하 6번에 나온 왕소군은 한나라 궁궐에 있던 궁녀로 미모가 빼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외모가 빼어나다고 해서 임금의 눈에 쉬이 뜨일 리는 없었다. 궁궐 안에만 3000명의 궁녀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임금에 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원제(元帝)의 측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직책을 맡거나 그도 아니면 궁중 화공(畵工)의 눈에 들어야 한다. 왜 갑자기 화공이 등장하냐면 이 당시 원제는 궁녀를 일일이 볼 수 없었기에 화공들이 그린 초상화를 보고 합방할 궁녀들을 선택하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화공이 예쁘게 그려주면 간택될 확률이 높은 건 자명한 이치였고, 이에 따라 궁녀들은 화공에게 여러 뇌물을 건네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왕소군은 화공에게 잘 보..
명비 왕소군의 서러운 노래명비곡(明妃曲) 왕안석(王安石) 明妃初出漢宮時 淚濕春風鬢腳垂低徊顧影無顏色 尙得君王不自持歸來卻怪丹靑手 入眼平生幾曾有意態由來畫不成 當時枉殺毛延壽一去心知更不歸 可憐著盡漢宮衣寄聲欲問塞南事 只有年年鴻雁飛家人萬里傳消息 好在氈城莫相憶君不見咫尺長門閉阿嬌 人生失意無南北 明妃初嫁與胡兒 氈車百輛皆胡姬含情欲語獨無處 傳與琵琶心自知黃金桿撥春風手 彈看飛鴻勸胡酒漢宮侍女暗垂淚 沙上行人卻回首漢恩自淺胡恩深 人生樂在相知心可憐靑冢已蕪沒 尙有哀弦留至今 해석明妃初出漢宮時명비초출한궁시명비가 처음 한나라 궁궐 나갈 때,淚濕春風鬢腳垂루습춘풍빈각수눈물이 봄바람 적셔 귀밑머리 축 처졌네.低徊顧影無顏色저회고영무안색숙이고 배회하며 그림자 돌아보니 안색은 없지만尙得君王不自持상득군왕부자지오히려 군왕은 설렘을 자제할 수 없었다지.歸來卻怪..
왕소군을 읊다 영소군(詠昭君) & 왕소군(王昭君) 이산해(李山海) 毛生見殺太無端 모연수가 죽임을 당한 것은 매우 바르지 못한 것으로 絶色由來畫最難 절색 예로부터 그리기 가장 어렵다네. 自是和戎元失策 이때로부터 오랑캐와 화친한 것이 본래 실책이니 非關萬里駄紅顔 만 리에 아리따운 소군을 보낼 필요 없었네. 三千粉黛鎖金門 삼천 궁녀들이 금문에 갇혀 咫尺無因拜至尊 지척인데도 지존 뵐 길 전혀 없었으니, 不是當年投異域 당시에 이역땅에 버려지지 않았다면, 漢宮誰識有昭君 한나라 궁궐에서 누가 왕소군을 알았겠는가. 世間恩愛元無情 세간에 은혜와 사랑은 원래 무정해서, 未必氊城是異鄕 흉노의 궁궐이 이향이라고 기필할 수 없으니, 何似深宮伴孤月 깊은 궁궐에서 외로운 달과 벗하며, 一生難得近君王 한 평생 임금을 가까이 하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