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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48. 사람이 꽃이 되는 순간과 저주가 되는 순간 ▲ 여주 → 양평 배로농원 / 58.04km 날씨가 정말 좋다. 청명한 가을 날씨는 왠지 나들이를 가고 싶게 하는데, 오늘이 정말 그랬다. 이런 날 맘껏 달릴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 완연한 가을 속으로 달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토요일 서울 하늘은 아침부터 흐림 그런데 여행 기간 중에 안 좋은 소식이 들렸다. 분명히 여행을 떠나기 전날에 날씨를 확인할 때만 해도 비 예보는 없었다. 그래서 안도하며 기뻐했던 것이다. 일기예보를 계속 확인한 이유는 비가 올 경우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이었고, 하루 동안 달려야 할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전체 일정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준규쌤이 계시는 지지학교는 8월에 자전거 여행을 갔었는데 태풍 고니로 많은 ..
아홉 번째 후기에서 인용한 영화 『터널』의 대사는 건설사 관계자의 발언이다. 그 발언을 듣고 있던 구조 책임자는 울분을 토하듯 다음의 대사를 뱉는다. ▲ 묘하게 세월호의 단상이 떠오르는 영화다. 나 외의 존재들을 짐으로 여기다 “저기요. 이정수씨는 도롱뇽이 아니라 사람인데요. 지금 저기 터널에 계신 분은 파충류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사람! 그런데 자꾸 까먹는 것 같아서. 지금 저기 사람이 갇혀 있습니다. 사람이~” ▲ 우리는 자꾸 잊어버린다. 나만 생각하느라 내 주위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들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걸. 그렇다 우린 지금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아 살아가고 있다. 결코 나 혼자만은 살 수가 없고 살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자꾸 함께 살아가는 뭇 사람들을 까먹는다. 혼자..
종로 한복판에서 정말 오랜만에 만났을 땐 약간 다른 것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크루즈 선원이나 다른 게 아닌,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앵두나무 밑엔 민들레가 피어오른다 그래서 대학원에 가는 것과 코이카에 지원하여 해외자원봉사를 2년 정도 하는 것, 여러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하더라. 대학원 3년에, 코이카 2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면 5년이란 시간이 후딱 흐르게 된다. 함부로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사람이야말로 자기 좋아하는 것을 따라 잘도 다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 순간 왠지 모를 한파 때문인지, 인생의 서글픔 때문인지, 막막함 때문인지 비애감에 젖어 있던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하는 약간은 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