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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시엔 그 사람이 드러나며, 한 글자엔 미래가 보인다 『소화시평』 권하 49번은 권상 85번에서 봤던 것처럼 시참(詩讖)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미 85번 감상글에서 서술했다시피 시참은 너무도 결과론적으로 상황을 껴 맞추는 느낌이 나서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85번의 내용은 시참이라기보단 시를 보고 그 사람의 미래를 예언한 경우라 보아야 한다. 이미 벌어진 사태에 대해 결과론적으로 시를 껴맞추기보단 시에 드러난 그 사람의 기상을 보고 훗날의 일을 예상한 것이니 말이다. 홍섬이 모함에 의해 투옥되어 다들 걱정을 한아름 하고 있을 때 유독 소세양만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홍섬이 이전에 지은 시를 보니 어떤 극적인 상황이든 극복하려 애쓰지 않고 받아들이고 담담하게 나아가고자 하는 의..
49. 시참과 학곡부인 古今詩讖. 如「詠珠」詩 ‘夜來雙月滿, 曙後一星孤’之類甚多, 不可勝記. 而洪監司命耈兒時作一句云: ‘花落天地紅’ 鶴谷大夫人, 見而歎曰: “此兒必貴, 然似當夭折. 若曰: ‘花開天地紅’ 則福祿無量, 而落字無遐福氣像, 惜哉.” 後公以平安監司戰死金化, 時年四十二, 卒應其讖. 鶴谷大夫人, 卽於于柳夢寅之妹也, 於于受業之時, 從傍竊學, 其文章絶世. 然自以夫人不宜吟咏, 故絶無所傳. 惟‘入洞穿春色, 行橋踏水聲’一句, 傳于世. 해석 古今詩讖. 如「詠珠」詩 ‘夜來雙月滿, 曙後一星孤’ 고금의 시참은 예를 들면 「영주(詠珠)」라는 시의 구절 夜來雙月滿 曙後一星孤 밤이 되자 두 달이 가득 찼는데 날이 밝자 별 하나가 외롭구나. 之類甚多, 不可勝記. 과 같은 종류가 매우 많아서, 이루다 기록할 수가 없다. 而洪..
시참론과 결과론적인 얘기의 불편함 한시를 공부하다보면 재밌는 일화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시참(詩讖, 생각 없이 지은 시가 예언서마냥 훗날의 일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란 말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흥미로운 주제긴 하다. 예를 들면 『소화시평』 권상 85번에서처럼 마지막 구에서 작자의 생에 대한 의지를 봤고 그렇기 때문에 죽지 않을 줄 알았다고 하는 경우나, 유몽인 ‘잘린 지렁이[斷蚓]’, ‘추운 파리[寒蠅]’라는 시어를 썼더니 단명하게 됐다고 평가하는 경우나, 홍명구란 사람이 ‘화락천지홍(花落天地紅)’라는 시를 짓자 할머니가 보고 “‘花發天地紅’이라 했으면 복록을 누렸을 텐데, 그러지 못해 요절할 거 같다.”라고 평가했고 실제로 42세에 죽었다는 하권49번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런 경우..
14. 홍섬, 시로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다 洪相國暹, 字退之, 號忍齋, 議政彥弼之子也. 少時爲金安老所陷, 受庭刑竄興陽, 安老敗, 遂光顯. 其刑也, 有人言於蘇贊成世讓曰: “惜夫! 退之之止於斯也.” 贊成曰: “此人必有前程, 豈遽死耶?” 其人曰: “何以知之?” 贊成曰: “曩日課製「灎澦堆」詩結句曰: ‘淸猿啼不盡, 送我上危灘.’ 如此詩句, 可知人休咎”云. 竟入相黃閣二十年, 年八十二卒. 詩亦可以占人窮達, 如是哉. 해석洪相國暹, 字退之, 號忍齋, 議政彥弼之子也. 상국 홍섬의 자(字)는 퇴지이고 호(號)는 인재로 의정을 지낸 언필의 자식이다. 少時爲金安老所陷, 受庭刑竄興陽, 젊었을 적에 김안로에게 모함을 당해 형벌을 받고 흥양으로 유배되었다가 安老敗, 遂光顯. 김안노가 실각하자 마침내 크게 현달했다. 其刑也, 有人言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