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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피상적인 이해와 적극적인 이해의 차이 弊屣堯天下 淸風有許由 요임금의 천하를 헌신짝처럼 버렸으니 맑은 풍도는 허유에게 남았지만 分中無棄物 獨挈自家牛 분에 맞으면 버리는 물건이 없어서 다만 자기 집 소를 끌고 갔다네. 『소화시평』 권하 91번을 얘기하기 전에 ‘소통과 이해’에 대해 길게 얘기한 이유는 윤정이 쓴 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윤정이 쓴 시를 그저 피상적으로, 시에서 보여지는 느낌으로만 평가할 경우 분명히 홍만종처럼 비판하는 게 당연하다. 우선 이 시의 1~2구에선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하려 하자 허유는 듣지 못할 더러운 말을 들었다며 귀를 냇가에서 씻었다. 이런 태도에선 마치 알렉산더와 디오게네스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요임금-허유’, ‘알렉산더-디오..
이해의 어려움에 대해 『소화시평』 권하 91번에서 우린 ‘이해란 무엇인가?’에 대해 배우게 된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든, 어떤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든 이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학교에서 주구장창 작품의 이해에 대해서 배웠는데 그게 뭐가 어렵나요?’라고 반문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우린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년 간을 작품의 이해나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배워왔고 대학교나 대학원까지 들어가면 더 긴 시간을 할애하여 배우게 된다.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배웠다면 당연히 ‘이해라는 것은 어느 정도 할 줄 안다’고 자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학교에서 배운 이해의 방법은 결코 제대로 된 이해의 방법이 아니다. 작품을 볼 때..
사단칠정론과 고정관념 『소화시평』 권상 87번의 주인공은 1000원짜리 지폐의 주인공을 장식한 이황 선생이다. 이황하면 기대승과의 사단칠정 논쟁을 했다는 사실만이 깊이 남아 있다. 대부분의 논쟁들이 그렇지만 그 당시엔 치열하게 싸워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었고 그걸 관철하기 위해 논리를 더 예리하게 다듬게 되지만, 그걸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쓸데없는 것에 힘쓴다’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그건 마치 비전향 장기수가 사상전환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그 생각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본 사람이 아니고서야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의 세상은 성리학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기에 유전적으로 우린 조선 사람들의 후손이라 할지라도 철학적으론 전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