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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8. 홍만식의 시에 감탄한 이호민 余曾王考, 諱鸞祥, 慕堂之弟也. 與李五峯好閔同庚, 又同蓮榜, 五峯爲壯元. 與同榜諸公會于蕩春臺, 諸公適見蒼松根入水中, 相與賦詩. 曾王考先成一絶, 其詩曰: “高直千年幹, 臨溪學老龍. 蟠根帶流水, 似欲洗秦封.” 五峯大加稱賞曰: “昨日壯元, 今屈於君.” 遂閣筆. 해석 余曾王考, 諱鸞祥, 慕堂之弟也. 나의 증조부는 휘가 난상이니 모당 홍이상의 아우시다. 與李五峯好閔同庚, 오봉 이호민과는 동갑이었고 又同蓮榜, 五峯爲壯元. 또 함께 소과에 합격하여【연방(蓮榜): 소과(小科), 즉 생원(生員)과 진사(進士)를 뽑던 과거 시험의 합격자 명단을 말한다】 오봉이 장원이었다. 與同榜諸公會于蕩春臺, 함께 합격한 사람들과 탕춘대(蕩春臺)에서 모여, 諸公適見蒼松根入水中, 사람들은 마침 푸른 소나..
힘을 지닌 시의 특징 『소화시평』 권하 26번은 ‘글이란 무엇인가?’란 주제의 문학론을 담고 있다. 글을 써본 사람은 이 글을 읽는 순간 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아계의 주장에 동의하게 되었을 것이다. 글이 힘을 지니려면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고 있거나 간접체험일지라도 무수히 고민하고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잘 버무리거나 할 때다. 그래서 국토종단을 다녀와선 쓴 글들이나 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쓴 글들은 경험에 기반하여 쓰여진 글이기 때문에 내용이 알찰 수밖에 없고 읽는 사람도 그 경험에 장에 초대되어 그 순간을 함께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글들이, 모든 작품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서만 진실성을 얻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간접체험을 통해 더 너른 세상을 누비고, 수많은 인연들을 만나며 생각을 넓히고 활..
26. 아계 이산해의 시적 감식안 五峯適見急雨打窓, 忽得一句曰: “山雨落窓多.” 仍續上句曰: “磵流穿竹細.” 遂補成一篇. 寄示鵝溪, 鵝溪只批點山雨之句而還之. 五峯後問其故, 鵝溪曰: “公必値眞境, 先得此句. 而餘皆追後成之, 一篇眞意都在此句故耳.” 其詩鑑如此. 해석 五峯適見急雨打窓, 忽得一句曰: “山雨落窓多.” 오봉 이호민이 갑작스런 비가 창을 치는 것을 보고서 문득 한 시구가 떠올랐다. 山雨落窓多 산비 창에 떨어져 요란하네. 仍續上句曰: “磵流穿竹細.” 遂補成一篇. 곧 윗 구절을 이었으니 다음과 같다. 磵流穿竹細 냇물은 대숲 지나 가녀리게 흐르네. 寄示鵝溪, 편지를 보내 아계 이산해 보여주니, 鵝溪只批點山雨之句而還之. 아계는 다만 ‘산우락창다(山雨落窓多)’라는 구절에 비점을 찍어서 돌려보내줬다. 五峯後問其..
25. 의주로 파천한 선조를 감동시킨 이호민의 시 壬辰大駕西遷, 李五峯好閔扈從. 在龍灣, 聞下三道兵進攻漢城, 作詩曰: “干戈誰着老萊衣, 萬事人間意漸微. 地勢已從蘭子盡, 行人不見漢陽歸. 天心錯莫臨江水, 廟算悽凉對夕暉. 聞道南兵近乘勝, 幾時三捷復王畿.” 世傳宣廟覽至第二聯, 不覺流涕, 해석 壬辰大駕西遷, 李五峯好閔扈從. 임진(1592)년에 대가【대가(大駕): 임금이 거둥할 때 쓰는 수레】가 서쪽으로 파천(播遷)하니 오봉 이호민이 호위하였다. 在龍灣, 聞下三道兵進攻漢城, 용만에 있을 때 충청ㆍ전라ㆍ경사의 하삼도의 관군이 한양을 공격했다는 걸 듣고 作詩曰: “干戈誰着老萊衣, 萬事人間意漸微. 地勢已從蘭子盡, 行人不見漢陽歸. 天心錯莫臨江水, 廟算悽凉對夕暉. 聞道南兵近乘勝, 幾時三捷復王畿.” 「용만 행재소에서 하삼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