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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8. ②강: 배움의 두 번째 조건 그렇다면 장량은 도대체 왜 떠나지 않았던 것일까? 그건 장량이 ‘배우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비나스Emmanuel Levinas(1906~1995)는 욕망을 ‘외부로부터 도래하는 것에 대해서 개방상태가 되는 것’이라 정의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욕망이란 개념과 너무도 다르기에, 레비나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배우는 자는 욕망하는 자다 레비나스는 욕구와 욕망을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욕구는 본래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상태로, 원상회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욕구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욕망은 자신이 소유한 것으로는 절대로 채워지지 않을 것을 아는 감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무언가 알 수 없는 결..
17. ②강: 고민이 시간낭비로 여겨지는 시대 동섭쌤의 강의를 통해 우린 여태껏 너무도 잘 안다고 생각했던 ‘배움’에 대해 낯설게 보기를 하고 있다. 낯설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는 얘기고, 그만큼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어색하다’는 느낌에만 집중할 경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어색함을 맛들이고, 이질적인 느낌을 받아들이며 나아가다 보면, 비로소 배움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동섭쌤은 배움의 본질을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잣대나 도량형에 기초한 목표가 얼마나 빈약하고 협소하고 얄팍하고 그리고 깊이가 없는 것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정의하며, 배워간다는 건 ‘내가 배우는 시점에 갖고 있었던 배움의 목표의 삭제, 해체, 새로운 ..
16. ②강: 장량의 일화를 통해 본 배움의 첫 번째 조건 장량張良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앞에서부터 ‘오해야말로 배움의 기본’이라는 말을 했으니, 뭔가 그럴 듯한, 그래서 읽는 순간 감동의 물결이 넘실되는 그런 이야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 배운다는 건, 지적 도량형을 키워가는 일이다. 장량의 이야기를 듣고 황당하셨나요? 하지만 위의 이야기는 뭔가 확실해지며 듣는 순간 ‘아하!’하며 깨우치게 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끝까지 들었지만 ‘나는 누구? 그리고 여긴 어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고작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들으려고 아까운 시간 낭비했나?’라는 헛헛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그런 불쾌감과 헛헛함이 느껴졌..
15. ②강: 장량과 신발, 그리고 배움 숨 가쁘게 2강의 다섯 번째 후기까지 달려왔다. 이번 후기에선 2강의 제목인 ‘신발 떨어뜨리는 사람과 줍는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되며, 이 얘기를 통해 어떨 때 사람은 배우게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보통은 PPT 자료를 보며 진행되는데, 이날은 인쇄물을 보면서 진행되었다. 오해야말로 배움의 기본이다 배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르쳐 줄까? 그건 바로 ‘아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러니 교사가 되기 위해서 4년간 사범대, 교대에서 자신의 전공을 열심히 공부하여, 임용시험을 통해 ‘교사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국가로부터 승인받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아이들과 만나 가르칠 수 있고 아..
범증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도 없었고 실력도 없었다 범증론(范增論) 이제현(李齊賢) 항우는 무뢰배임에도 범증은 제대로 볼 줄 몰랐다 或問: “漢用三傑而王, 楚不用范增而亡, 然則增孰與三傑賢?” 曰: “增方之陳平, 猶謂不足, 況於三傑乎? 高祖之寬仁, 項羽之禍賊, 增所知也. 莫不信於背約, 而羽背入關之約; 莫不仁於殺無罪, 而羽坑已降之卒; 莫不義於弑君, 而羽殺懷王. 其至五年而後亡, 亦幸也. 유방이 왕이 되리란 건 모두 가 알고 있었음에도 범증만 알지 못했다 高祖則初入關也, 五星聚于東井, 天與之也. 其王漢中也. 楚子諸侯人之慕從者數萬人, 而項氏爪牙之臣亦多歸漢. 人與之也. 王陵之母甘自殺, 而不忍其子之背漢與楚. 高祖之必王, 項羽之必亡, 匹婦之所明知也. 增從必亡之人, 不能從必王之主, 其爲不智明矣. 向使羽用增之策, 終亦未免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