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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 교육학 - 17. ②강: 고민이 시간낭비로 여겨지는 시대 본문

연재/배움과 삶

트위스트 교육학 - 17. ②강: 고민이 시간낭비로 여겨지는 시대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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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고민이 시간낭비로 여겨지는 시대

 

 

동섭쌤의 강의를 통해 우린 여태껏 너무도 잘 안다고 생각했던 배움에 대해 낯설게 보기를 하고 있다. 낯설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는 얘기고, 그만큼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어색하다는 느낌에만 집중할 경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어색함을 맛들이고, 이질적인 느낌을 받아들이며 나아가다 보면, 비로소 배움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동섭쌤은 배움의 본질을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잣대나 도량형에 기초한 목표가 얼마나 빈약하고 협소하고 얄팍하고 그리고 깊이가 없는 것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정의하며, 배워간다는 건 내가 배우는 시점에 갖고 있었던 배움의 목표의 삭제, 해체, 새로운 목표의 구축이라 말했다. 이처럼 단순히 헛소리라고 치부하지 말고 지금으로선 상상도 하지 못한 새로운 목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힘을 내며 가보는 수밖에 없다.

 

 

배움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지금 우린 그 여정을 힘차게 가고 있다.

 

 

 

고민이란 배움의 힘에 대해

 

이전 후기에서 우린 장량의 일화를 살펴보고 있었다. 장량은 황석공이 태공망비전 병법을 알려준다는 말에 동의하여 배움의 여정을 떠났다. 하지만 황석공은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 하루, 이틀, 한 주, 한 달. 아마도 시간이 지나가는 만큼 장량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이거 괜히 시간 낭비하는 거 아냐?’, ‘내가 허무맹랑한 말에 속았나?’하는 온갖 잡념이 밀려들게 마련이다. 이때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죽느냐 사느냐에 비견될 만한, ‘기다려 보느냐, 떠나느냐라 할 수 있다.

여러분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나의 경우는 당연히 나름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여, 미련 없이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장량은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거야라는 기대가 있었는지, 떠나지 않고 무작정 기다렸다.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지만, 이건 어찌 보면 장량이 황석공에게 배우겠다고 다짐하던 시점부터 우리의 상식을 위배하고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장량은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는 황석공 곁에 남아 있으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고민의 시간은 제자로서의 장량을 한껏 고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  영화 [취권]을 보더라도, 막상 제자로 삼겠다고 데려가지만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는 스승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민이 시간 낭비로 여겨지는 시대

 

이에 대해서는 밑에서 제대로 살펴보기로 하고, 지금은 이런 고민의 시간 자체가 사라진 세태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자. 우린 더 이상 고민하는 시간을 봐주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고민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주워진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래서 아이가 국영수 공부 외에 다른 것을 할라치면 부모님은 그런 씨잘데기 없는 생각 고만혀고, 하던 공부나 마저 혀!”라고 강하게 말하게 되었고, 아이들도 그런 부모의 말에 토를 달기보다 따르게 된 것이다. 고민이 깊으면 깊을수록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행동은 더욱 강단 있어짐에도, 고민할 시간 자체를 시간 낭비라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 장량처럼 고민하고 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는 것을 추구하는 건,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 되고 말았다. 결과를 알기 때문에 할 수 있고, 결과를 알 수 없는 건 할 맘조차 생기지 않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런 모습은 요즘 아이들에게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학교에서 목공수업, 아카펠라 수업, 기타 수업 등을 하지만, 아이들은 그때마다 이런 걸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며, 시간 낭비라고만 생각한다. 수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공부 외엔 모두 다 쓸데없는 것이라 치부하기 때문이다.

 

 

아카펠라 공연 중인 아이들과 목공 수업 중인 아이들. 우린 더 이상 가치를 모르면서 배우는 경우는 없게 되었다.

 

 

 

인용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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