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바른 말을 하고 귀양 가야했던 이항복의 씁쓸한 심정
白沙李相國, 戊午春, 諫廢大妃, 時議將寘極典, 嗾鷹犬, 上疏請斬者日三四上.
大司憲李覮ㆍ大司諫尹訒等, 請圍籬安置於絶島, 上令遠竄, 初配關西. 爲嗾鷹犬請置絶塞, 移配六鎭, 又移三水, 上特移北靑.
出城之日, 有詩一絶, ‘白日陰陰晝晦微, 朔風吹裂遠征衣. 遼東城郭應依舊, 只恐令威去不歸.’ 聞者泣下.
時領相德陽奇公及鄭僉樞弘翼ㆍ金正德諴, 俱直言皆竄北荒, 同時發去, 國脈盡於此行矣. 其時玉堂長官則鄭造也.
해석
白沙李相國, 戊午春, 諫廢大妃,
백사 이상국은 무오(1618, 광해군 10)년 봄에 인목대비를 폐위한 일을 간언하니
時議將寘極典, 嗾鷹犬,
시의가 장차 극전【극전(極典): 극형.】을 처하려 매와 개 같은 하인들을 부추기니
上疏請斬者日三四上.
참형을 간청하는 상소가 하루에 3~4번 올라왔다.
大司憲李覮ㆍ大司諫尹訒等, 請圍籬安置於絶島,
대사헌 이병과 대사간 윤인 등이 절해고도에 위리안치 시키길 청하자
上令遠竄, 初配關西.
임금께서 멀리 유배보내길 명령했고 처음엔 관서지방에 유배되었다.
爲嗾鷹犬請置絶塞, 移配六鎭,
하인들을 부추겨 먼 땅에 두길 청하니 육진으로 이배되었다가
又移三水, 上特移北靑.
또 삼수【삼수(三水): 함경남도 북부, 압록강 상류 이남에 있는 군】로 이배되었는데 임금께서 특별히 북청【북청(北靑): 함경남도 북동부에 있는 군】으로 옮기게 하였다.
出城之日, 有詩一絶, ‘白日陰陰晝晦微, 朔風吹裂遠征衣. 遼東城郭應依舊, 只恐令威去不歸.’
성을 나가는 날에 하나의 절구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白日陰陰晝晦微 | 한낮인데 음산해 낮에도 그늘져 희미하고 |
朔風吹裂遠征衣 | 삭풍이 멀리 떠나려 입은 옷을 찢을 듯 부네. |
遼東城郭應依舊 | 요동의 성곽은 응당 예와 같은데 |
只恐令威去不歸 | 다만 정령위 떠나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되네【요동 사람 정령위가 선술(仙術)을 배운 뒤 학으로 변해 요동 성문 게시판에 내려 앉았는데 소년이 활을 쏘려 하자 날아 올라가 공중을 배회하면서 “집 떠난 지 천 년 만에 정령위가 새로 변해 이제 찾아 왔는데, 성곽은 여전하나 사람은 모두 다르구나 ……”라고 한 뒤 공중으로 솟구쳐 사라져 갔다고 함.】. |
聞者泣下.
듣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時領相德陽奇公及鄭僉樞弘翼ㆍ金正德諴,
이때에 영상 덕양 기자헌(奇自獻)과 첨추 정홍익과 정 김덕함이
俱直言皆竄北荒, 同時發去,
함께 직언을 하여 모두 북쪽 거친 땅으로 유배되어 동시에 떠나니
國脈盡於此行矣.
국력이 이들이 떠남에 소진되었다.
其時玉堂長官則鄭造也.
이때 옥당【옥당(玉堂): 조선 시대, 삼사의 하나로 궁중의 경서와 사적을 관리하고 왕에게 학문적 자문을 하던 관청】의 장관은 정조였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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