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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씨가 되는 말, 시참론(詩讖論) - 6. 형님! 그 자 갔습니까?④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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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씨가 되는 말, 시참론(詩讖論) - 6. 형님! 그 자 갔습니까?④

건방진방랑자 2021. 12. 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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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형님! 그 자 갔습니까?

 

 

다시 홍만종(洪萬宗)시평보유(詩評補遺)에는 허균(許筠)이 갑산(甲山) 귀양지에서 지었다는 시가 실려 있다.

 

春來三見洛陽書 봄 들어 세 번째로 서울 편지 받아보니
聞說慈親久倚閭 어머님은 문 기대어 나를 기다리신다네.
白髮滿頭斜景短 짧은 저녁 빛에 흰 머리 날리시리
逢人不敢問何如 어머님 어떠시던고 감히 묻지 못했네.

 

봄 들어서만도 서울 소식은 세 번째로 날아들었다. 변방에서 고생하는 자식 걱정에 어머님은 이제나 저제나 아예 마을 문에 나서 자식 돌아올 날 만을 기다리신다는 전언이다. 기우는 인생의 황혼에 자식의 봉양을 받으며 안온한 노경을 보내셔도 시원찮을 텐데 흰 머리의 노인께 이 무슨 막심한 불효란 말인가. 편지를 들고 온 사람에게 차마 어머님의 근황은 물어보지도 못했다. 뒤에 그는 비록 사면되어 귀양에서 풀려났지만, 앞서의 시가 시참이 되어 결국 성 안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길에서 죽었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이항복(李恒福)이 인목대비 폐출을 간한 일로 귀양 갈 때에 시 한 수를 지었는데 다음과 같다.

 

白日陰陰晝晦微 밝은 해 그늘져 대낮에도 희미하고
朔風吹裂遠征衣 북풍은 나그네 옷 찢을 듯 불어댄다.
遼東城郭應依舊 요동 땅 성곽이야 그대로 있겠지만
只恐令威去不歸 떠나간 정령위(丁令威) 안 돌아옴 근심하네.

 

대낮인데도 음음(陰陰)한 백일은 간신배의 교언영색에 이목의 총명을 잃은 임금의 암유일 터이고, 나그네 옷을 찢는 북풍은 국모(國母)를 내친 강상(綱常)의 변고를 질책함이다. 요동 사람 정령위는 신선술을 깨쳐 신선이 되어 떠나갔다. 800년 만에 학이 되어 돌아와 옛 살던 자취를 찾아보니, 즐비한 무덤만 늘어서 있을 뿐이었다. 허망하고 처량해서 길게 목을 빼어 울고는 그는 다시 하늘로 날아가고 말았다. 그때 그 학이 울었다는 화표주(華表柱)와 성곽의 자취는 지금도 그대로건만은 한번 간 정령위는 다시는 오질 않는 것이다. 이 시를 듣고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이항복은 귀양 가서 얼마 안 있다 죽었다. 사람들은 모두 시참이라고 말했다. 정창연담(晴窓軟淡)에 나온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머피의 법칙, 되는 일이 없다

2. 머피의 법칙, 되는 일이 없다

3. 형님! 그 자 갔습니까?

4. 형님! 그 자 갔습니까?

5. 형님! 그 자 갔습니까?

6. 형님! 그 자 갔습니까?

7. 대궐 버들 푸르른데

8. 대궐 버들 푸르른데

9. 대궐 버들 푸르른데

10. 하늘은 재주 있는 자를 시기한다

11. 하늘은 재주 있는 자를 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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