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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주 - 답사제헌중서(答舍弟憲仲書)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홍석주 - 답사제헌중서(答舍弟憲仲書)

건방진방랑자 2019. 11. 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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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중헌의 편지에 답하다

답사제헌중서(答舍弟憲仲書)

 

홍석주(洪奭周)

 

 

전씨의 글을 경솔하게 좋다고 편지에 쓰다

示及吾抵醇溪書中, 有云: “初學集步趨廬陵爲失言, 甚當甚當.

十年前, 甞得是集一寓目, 頗愛其紆餘婉麗, 大與歷下太倉異軌. 其論文章, 又能深喩利病, 而平生所心折, 歸煕甫一人. 遂意其眞有所得於.

當抵書時, 卛爾有是言, 後復得其書讀之, 已自悔其不審矣.

 

구양수의 글과 전씨 글의 차이

以來, 能言之士, 亦至衆矣. 獨推廬陵爲正宗者, 以其辭必己出, 文必徵實, 而未甞爲雕鏤塗澤之習也.

氏之書, 信手開卷, 藻繢滿眼, 徐而察之, 殆無一篇無陳言.

若使古人無年經月緯, 州次部居, 草亡木卒, 骨騰肉飛等成語, 不知此老將何以充其卷帙, 廬陵卽無論.

試觀方希直王伯安集中, 曾有一語似此者否. 此吾所以深自悔其失辭也.

 

팔가의 뛰어남

因念十三四歲時, 酷好讀八家文, 曾子所作, 輒眊然欲坐睡. 其後十餘年間, 再讀三讀, 漸覺有味, 自三十歲以後, 則知好之矣. 而猶往往恨其太冗蔓, 至今年而後, 始悟其簡潔謹嚴, 眞得西漢遺軌, 蘇氏兄弟, 猶當斂袵萬萬, 非近世操觚之家截句减字, 自以爲矯健者所可企也.

 

문장을 알아보기 어려움과 함부로 문인을 평가하지 않는 이유

柳子厚糓梁子太史公最峻潔. 子長之文, 人莫不知其偉也, 然徒知其馳騁激昂踈宕有奇氣而已. 至其峻潔處, 子厚不能知也, 知文之難如此.

而今之人稍能離句讀者, 得人所作, 伸紙疾讀, 驟如風雨, 或瞥然一過眼, 不及繹其終始而已欲呫呫搖唇吻, 不亦難哉.

吾今俛首於文字間, 行而誦, 卧而思者, 三十餘年矣, 自一二歲來, 遇古人書, 始粗若不逆於心.

然如廬陵集中禮部唱和詩續思穎詩序諸篇, 尙不免有異同之見, 假使今人有爲如此文者, 吾已大言詆之矣. 吾是以不惟不敢輕議古人, 雖今人亦未敢遽置高下也.

 

낭송의 중요성

吾弟文非吾所可及, 物害志遊二篇, 置之古人集中, 亦不多見. 更宜多讀古書, 講求義理, 以深其根秪, 已上, 亦莫之能禦矣.

吾始爲文時, 一涉筆, 卽累百千言, 意之所到, 手不暇應. 今識見意趨, 自以爲少進矣, 而命題布紙, 瞑目支頤, 或廑書一二句旋止, 若戛戛不能相續, 此非讀書久廢之明害乎.

古人所謂讀書者, 沈潛披玩, 皆是意味而不獨指伊吾聲. 然其所以能一筆千言, 滔滔不竭, 政在此伊吾聲中得力, 不可不深自勵也. 淵泉先生文集卷之十六

 

 

 

 

해석

 

전씨의 글을 경솔하게 좋다고 편지에 쓰다

 

示及吾抵醇溪書中,

내가 순계 이정리(李正履)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보니

 

有云: “初學集步趨廬陵爲失言, 甚當甚當.

전씨의 초학집은 여릉을 본받았습니다.”라는 실언을 했는데 매우 타당하고 매우 타당하다.

 

十年前, 甞得是集一寓目,

10년 전에 일찍이 이 책을 얻어 한 번 보고선

 

頗愛其紆餘婉麗, 大與歷下太倉異軌.

매우 여유롭고 아름다워 크게 역하歷下: 지명(地名)이다. 여기서 역하 사람이 누구를 가리키는지는 미상(未詳)이다.나 태창 오위업(吳偉業)太倉: 지명이다. 태창 사람은 청()의 오위업(吳偉業)이나 육세의(陸世儀)를 가리키는 듯하다.과 궤적이 다른 것을 사랑했다.

 

其論文章, 又能深喩利病,

문장을 논한 것이 또한 깊이 이익과 병폐를 깨달았으며,

 

而平生所心折, 歸煕甫一人.

그가 평생에 마음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오직 희보 귀유광 한 사람이었다.

 

遂意其眞有所得於.

마침내 참으로 구양수와 증공에게 얻은 게 있다고 생각했다.

 

當抵書時, 卛爾有是言,

마땅히 편지를 보낼 때에 경솔하게 이 말을 했는데

 

後復得其書讀之, 已自悔其不審矣.

훗날 다시 이 편지를 얻어 읽고선 이미 스스로 살피지 못함을 후회했다.

 

 

 

구양수의 글과 전씨 글의 차이

 

以來, 能言之士, 亦至衆矣.

당송 이래로 말을 할 수 있는 선비는 또한 지극히 많았다.

 

獨推廬陵爲正宗者,

홀로 여릉을 추켜세워 정종으로 삼는 이유는

 

以其辭必己出, 文必徵實,

말이 반드시 자기에게서 나왔고 문장은 반드시 실제에 증험하여

 

而未甞爲雕鏤塗澤之習也.

일찍이 새기고 미화하고 분식한 습속을 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氏之書, 信手開卷,

전씨의 책은 손 가는 대로 책을 열면

 

藻繢滿眼, 徐而察之,

문식하거나 꾸며낸 게 눈에 가득 차 있고 천천히 그걸 살피면

 

殆無一篇無陳言.

거의 한 편도 진부한 말이 없지 않다.

 

若使古人無年經月緯, 州次部居,

만약 옛 사람이 시간을 보냄, 고을에서 집에 머물기,

 

草亡木卒, 骨騰肉飛等成語,

초목이 시듦, 심신이 뛰는 것骨騰肉飛: 심신이 뛰는 것을 형용한 말 등의 성어가 없었다면

 

不知此老將何以充其卷帙,

이 전씨 노인은 장차 어떤 것으로 책을 채웠을지 모르겠으니,

 

廬陵卽無論.

여릉은 곧 논할 것도 없다.

 

試觀方希直王伯安集中,

시험삼아 희직 방효유(方孝孺)와 백안 왕수인(王守仁)의 책을 보니,

 

曾有一語似此者否.

일찍이 한 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

 

此吾所以深自悔其失辭也.

이것이 내가 깊이 스스로 실언했음을 후회한 까닭이다.

 

 

 

8가의 뛰어남

 

因念十三四歲時, 酷好讀八家文,

이어 생각해보면 13~14세에 심히 팔대가의 문장 읽기를 좋아했지만

 

曾子所作, 輒眊然欲坐睡.

증자가 지은 글에 이르러선 문득 흐릿해지더니 앉아서 졸려왔다.

 

其後十餘年間, 再讀三讀, 漸覺有味,

그 후로 10여년 간에 2~3번 읽으니 점점 맛이 있다는 걸 깨달았고

 

自三十歲以後, 則知好之矣.

30세 이후로부터는 그것이 좋다는 걸 알았다.

 

而猶往往恨其太冗蔓, 至今年而後,

여전히 이따금 매우 쓸데없이 늘어지는 것을 한스러워해 금년 이후에 이르러선

 

始悟其簡潔謹嚴, 眞得西漢遺軌,

비로소 간결하고 근엄하여 참으로 서한의 남은 궤적을 얻었으니

 

蘇氏兄弟, 猶當斂袵萬萬,

비록 소씨 형제라도 오히려 마땅히 옷깃을 여러 번 여며야 하며

 

非近世操觚之家截句减字,

근대의 문장가로 절구를 끊고 글자를 덜며

 

自以爲矯健者所可企也.

스스로 굳세고 굳건하다 여기는 사람들은 미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문장을 알아보기 어려움과 함부로 문인을 평가하지 않는 이유

 

柳子厚糓梁子太史公最峻潔.

옛날 유자후는 곡량자穀梁子: 춘추 시대 노() 나라의 곡량적(穀梁赤). 춘추의 삼전(三傳) 가운데 춘추곡량전(春秋穀梁傳)을 전하였다.와 태사공이 가장 준수하고 청렴하다고 칭찬했다.

 

子長之文, 人莫不知其偉也,

자장 사마천의 문장은 사람들이 그 위대함을 알지 않음이 없지만,

 

然徒知其馳騁激昂踈宕有奇氣而已.

다만 달리고 격앙되며 소탕하여 기이함이 있음을 알 뿐이지,

 

至其峻潔處, 子厚不能知也,

준수하고 청렴한 곳에 이르면 자후가 아니면 알 수가 없으니,

 

知文之難如此.

문장 알기의 어려움이 이와 같다.

 

而今之人稍能離句讀者, 得人所作,

지금 사람들로 조금 구두를 뗄 수 있는 사람은 남의 작품을 얻으면

 

伸紙疾讀, 驟如風雨,

종이를 펼쳐 빨리 읽으니 빠르기가 바람과 비 같고,

 

或瞥然一過眼,

혹 별안간 한 번 눈으로 스치기만 하지

 

不及繹其終始而已欲呫呫搖唇吻, 不亦難哉.

끝과 시작을 잇는 데는 미치지 않는데 이미 소곤소곤 말을 하려 하니 또한 어렵지 않은가.

 

吾今俛首於文字間, 行而誦,

나는 이제 문자 간에 머리를 구부리고 다니며 외고

 

卧而思者, 三十餘年矣,

누워 생각한 지가 30여년인데

 

自一二歲來, 遇古人書,

1~2년 이래로 고인의 책을 보면

 

始粗若不逆於心.

비로소 거칠게나마 마음에 거슬리는 게 없었는 듯했다.

 

然如廬陵集中禮部唱和詩續思穎詩序諸篇,

그러나 여릉의 문집 중 예부창화시속사영시서의 여러 글에서

 

尙不免有異同之見,

오히려 이견의 드러냄이 있음을 면하지 못했으니,

 

假使今人有爲如此文者, 吾已大言詆之矣.

가령 지금 사람이 이와 같은 문장을 짓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미 큰 말로 꾸짖었을 것이다.

 

吾是以不惟不敢輕議古人,

나는 이 때문에 감히 경솔히 고인을 의론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雖今人亦未敢遽置高下也.

비록 지금 사람이라도 또한 감히 갑자기 고하에 배치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낭송의 중요성

 

吾弟文非吾所可及, 物害志遊二篇,

나의 아우의 문장은 내가 미칠 수 있는 게 아니니 물해지유두 편 같은 경우는

 

置之古人集中, 亦不多見.

고인의 문집 속에 두더라도 또한 많이 볼 수 없는 것이다.

 

更宜多讀古書, 講求義理, 以深其根秪,

더욱 마땅히 많이 고서를 읽고 의리를 강구하여 핵심에 심오해진다면,

 

已上, 亦莫之能禦矣.

구양수와 증공 이상이 되는 건 또한 막을 수가 없다.

 

吾始爲文時, 一涉筆, 卽累百千言,

나는 처음 문장을 지을 때엔 한 번 붓을 휘두르면 곧 백자나 천자의 말이 쌓였지만

 

意之所到, 手不暇應.

뜻이 이르는 것은 손은 응할 겨를이 없었다.

 

今識見意趨, 自以爲少進矣,

이제 식견과 뜻이 스스로 조금 나아졌다 여기지만,

 

而命題布紙, 瞑目支頤,

제목을 정하고 종이를 펼치면 눈이 아득해지고 턱이 기대어

 

或廑書一二句旋止, 若戛戛不能相續,

혹 겨우 한두 구절을 쓰고서 빠르게 그치고 마치 삐걱삐걱 서로 이어질 수 없는 듯하니,

 

此非讀書久廢之明害乎.

이것은 독서를 오래도록 그만둬 명백히 해로운 것이 아니겠는가.

 

古人所謂讀書者, 沈潛披玩,

옛 사람이 소위 독서라 한 것은 깊이 파고들고 책을 펴고 들기는 것으로

 

皆是意味而不獨指伊吾聲.

모두 의미가 있는 것으로 유독 나의 소리를 내는 것만을 가리킨 것만은 아니었다.

 

然其所以能一筆千言, 滔滔不竭,

그러나 한 번에 천 마디를 써내되 넘쳐나 고갈되지 않는 까닭은

 

政在此伊吾聲中得力,

정히 이것은 나의 소리를 낸 중에 힘을 얻은 데에 있으니,

 

不可不深自勵也. 淵泉先生文集卷之十六

깊이 스스로 힘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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