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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 문체책 기유십일월친시(文體策 己酉十一月親試)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정약용 - 문체책 기유십일월친시(文體策 己酉十一月親試)

건방진방랑자 2019. 11. 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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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책 기유(1789)11월의 친시

문체책 기유십일월친시(文體策 己酉十一月親試)

 

정약용(丁若鏞)

 

 

세도가 문장에 깃든다

王若曰: “文有一代之體, 而與世道相汚隆, 談其文, 可以論其世也.”

 

인재등용에 신중하소서

臣對曰: “陶鑄中一物耳, 於聖人之敎, 未嘗不拳拳服膺, 無所不悅, 冀以答菁莪樂育之念.

而獨於文詞導率之方, 不能無小人之疑, 蓋嘗求其說而不得, 此其故何也?

誠以殿下聖學崇明, 經術文章, 邁越千古, 卽帝王家無論, 雖窮而在下者, 鮮有能幾及其閫閾. 宜其鑑別峻截, 取舍嚴覈, 詖辭詭言, 莫能遁藏於日月之明.

而竊觀其所爲獎詡而甄別者, 則顧乃含垢納汚, 不擇精粗, 有若眞個悅豫, 無甚高論者然.

臣固知大聖人敎育之術, 優游不迫, 姑且涵容以徐伸其道也. 雖然臣竊以爲世道如江河之推移, 一開其道, 愈往愈下, 涓涓不塞, 終至懷襄. 不如及今湮絶, 疏通大道之猶可容力也.

 

폐하의 문장능력으로 근래 문체의 폐단을 제거하소서

: ‘惟仁者, 爲能惡人.’ 奚特用人爲然. 以殿下之文章, 獨不能惡近世之文體耶. 陽舒陰慘, 化權在手, 殿下何憚而不爲也.

 

천태만상과 인정과 문체의 공통점

臣以爲天地間大文章, 莫如物態人情, 善觀乎物態人情之變, 則文體之變, 可得而言也,

何則? 臣嘗觀物態矣, 甲者坼蟄者蠢, 蘊隆者舒散, 鬱伏者風揚, 芸芸濈濈, 千態萬狀, 而求其故則總不外冷煖二情. 臣嘗觀人情矣, 廉者頑, 恬者慾, 柔懦者鷙發, 淡泊者熱沸, 紛紛穰穰, 千態萬狀, 而求其故則總不外利害兩端.

資於物態, 發於人情, 顧文體奚獨不然. 醇者醨樸者斲, 平易者奇詭, 敦實者淺薄, 典雅者鄙俚, 舒緩者促急, 形形色色, 千變萬化, 而求其故則不出於得失二字.

 

문체의 폐단을 고치려면

夫冷焉則物不趨之, 害焉則人不嚮之, 失焉則文體可得而變也. 欲湯之滄, 百人颺之無益, 莫如去薪而絶火.

苟使詖詭之文, 不見售於大聖人之世, 齊變而魯, 魯變而道, 特轉移間事耳. 董仲舒有言曰: ‘諸不在六藝之科孔子之術者, 皆絶其道, 然後統紀一法度明, 而民知所從.’

臣抱玆耿耿, 思欲一陳者久矣, 今殿下之問及此, 十行諄諄, 莫非回世道闢文風之要旨, 則臣所爲小人之疑者, 可得而釋然, 而一斑之見, 可得而披瀝也. 臣請略近規遵聖言以陳之. 第二節刪. (下略) 與猶堂全書

 

 

 

 

 

 

해석

 

세도가 문장에 깃든다

 

王若曰: “文有一代之體, 而與世道相汚隆,

정조께서 말했다. “문장은 일대에 체제가 있어 세도와 함께 서로 낮아지기도 높아지기도 하니,

 

談其文, 可以論其世也.”

문장을 말하면 그 세대를 논할 수 있다.”

 

 

 

인재등용에 신중하소서

 

臣對曰: “陶鑄中一物耳,

신하가 대답했다. “신은 성은을 받은 한 사람일 뿐으로,

 

於聖人之敎, 未嘗不拳拳服膺, 無所不悅,

성왕의 가르침에 일찍이 가슴에 품지 않은 적이 없고 기뻐하지 않은 적이 없으니,

 

冀以答菁莪樂育之念.

기쁘게 인재를 기르는 염원에 보답하길 바랐습니다.

 

而獨於文詞導率之方, 不能無小人之疑,

그러나 유독 문사가 이끌고 거느리는 방법에는 소인의 의심이 없을 수 없어

 

蓋嘗求其說而不得, 此其故何也?

대체로 일찍이 말을 구했지만 얻지 못했으니, 이 까닭은 무엇입니까?

 

誠以殿下聖學崇明, 經術文章, 邁越千古,

진실로 전하께서는 성인의 학문이 높고 밝으며 경술과 문장이 천고에 우뚝하시어

 

卽帝王家無論, 雖窮而在下者, 鮮有能幾及其閫閾.

곧 제왕가(帝王家)는 물론이고 비록 궁벽하여 아래 있는 사람이라도 전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이가 드뭅니다.

 

宜其鑑別峻截, 取舍嚴覈,

마땅히 감별하길 준엄히 하시고 취사하길 엄격히 하시어

 

詖辭詭言, 莫能遁藏於日月之明.

치우친 말과 속이는 말이 성왕의 밝음에 달아나 감추게 해선 아니 되옵니다.

 

而竊觀其所爲獎詡而甄別者, 則顧乃含垢納汚,

그러나 엎드려 권장하여 치켜세우시고 뚜렷이 나누는 걸 보면 더러운 이들이나 잘못된 이들을 받아들이셔서

 

不擇精粗, 有若眞個悅豫,

정밀함과 거침을 가리지 않으시고 진실로 즐거운 듯하셔서

 

無甚高論者然.

고아한 담론이 매우 없는 듯하옵니다.

 

臣固知大聖人敎育之術, 優游不迫,

신은 진실로 큰 성인의 교육방법은 넉넉하고 급박하지 않아

 

姑且涵容以徐伸其道也.

짐짓 또한 잠기듯 수용해 천천히 그 도를 펴야한다는 걸 알고 있사옵니다.

 

雖然臣竊以爲世道如江河之推移,

비록 그러한 신은 엎드려 생각건대 세도는 양자강과 황하가 쏟아나오는 것 같아

 

一開其道, 愈往愈下,

한 번 길이 열리면 더욱 흐르고 더욱 낮아져

 

涓涓不塞, 終至懷襄.

졸졸졸 지류를 막지 않으면 마침내 땅을 품음에 이른다는 걸.

 

不如及今湮絶, 疏通大道之猶可容力也.

이제라도 막고 큰 도로 소통시켜 오히려 힘을 수용하는 것만 못할 것이옵니다.

 

 

 

폐하의 문장능력으로 근래 문체의 폐단을 제거하소서

 

: ‘惟仁者, 爲能惡人.’

전에 오직 인한 사람만이 사람을 미워할 수 있다라고 했는데,

 

奚特用人爲然.

어찌 다만 사람을 쓰는 데에만 그러하겠습니까.

 

以殿下之文章, 獨不能惡近世之文體耶.

전하의 문장으로 홀로 근세의 문체를 미워할 수 없겠습니까.

 

陽舒陰慘, 化權在手,

양을 펴내고 음을 아파하는 중생 제도의 방편이 손에 있으시니

 

殿下何憚而不爲也.

전하께서는 어찌 꺼리시면서 하지 않으시옵니까.

 

 

 

천태만상과 인정과 문체의 공통점

 

臣以爲天地間大文章, 莫如物態人情,

신은 천지 사이의 큰 문장은 물태와 인정 같은 게 없어

 

善觀乎物態人情之變, 則文體之變,

물태와 인정의 변화를 잘 관찰하면 문체의 변화도

 

可得而言也,

얻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사옵니다.

 

何則?

왜 그렇사옵니까?

 

臣嘗觀物態矣, 甲者坼蟄者蠢,

신이 일찍이 물태를 보니 갑옷에 싸인 건 터지고 칩거한 건 꿈틀대며

 

蘊隆者舒散, 鬱伏者風揚,

온축되어 융성한 것은 펴져 흩어지고 두텁게 엎드린 것은 바람에 날리니,

 

芸芸濈濈, 千態萬狀,

많디 많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천태만상인데

 

而求其故則總不外冷煖二情.

까닭을 구해보면 모두 차가움과 따뜻함의 두 가지 정에서 벗어나지 않사옵니다.

 

臣嘗觀人情矣, 廉者頑,

신이 일찍이 인정을 살펴보니 청렴하던 이가 완악해지고

 

恬者慾, 柔懦者鷙發,

편안하던 이가 탐욕스러워지며 유약하고 나약한 이가 사나움을 발산하며

 

淡泊者熱沸, 紛紛穰穰, 千態萬狀,

조용하던 이가 날뛰니 분분하며 혼잡한 것이 천태만상인데,

 

而求其故則總不外利害兩端.

그 까닭을 구하면 모두 이익과 해로움 양 끝을 벗어나지 않사옵니다.

 

資於物態, 發於人情, 顧文體奚獨不然.

물태에 바탕하며 인정에서 발출하니 돌아보면 문체만 어찌 홀로 그렇지 않겠습니까.

 

醇者醨樸者斲, 平易者奇詭,

순박하던 것이 묽어지고 질박하던 것이 날카로워지며 평이하던 게 기궤해지고

 

敦實者淺薄, 典雅者鄙俚,

돈후한 실체가 천박해지고 전아하던 것이 비루해지며

 

舒緩者促急, 形形色色, 千變萬化,

더디고 느린 게 급박해지니 형형색색이 천태만화인데

 

而求其故則不出於得失二字.

그 까닭을 구하면 득실(得失) 두 글자에서 벗어나지 않사옵니다.

 

 

 

문체의 폐단을 고치려면

 

夫冷焉則物不趨之, 害焉則人不嚮之,

차가우면 물건이 나아가지 않고 해로우면 사람이 향하질 않으며,

 

失焉則文體可得而變也.

잃었다면 문체는 변할 수 있사옵니다.

 

欲湯之滄, 百人颺之無益,

끓는 물을 차게 하려면 백 사람이 그것을 부채질하는 건 무익하니

 

莫如去薪而絶火.

땔나무를 제거해 불꽃을 끊는 것만 못합니다.

 

苟使詖詭之文, 不見售於大聖人之世,

마약 치우친 문장과 속이는 문장이 크나큰 성인의 세상에 쓰여지질 못한다면,

 

齊變而魯, 魯變而道,

제나라가 변해 노나라가 되고 노나라가 변해 도가 되는 것은

 

特轉移間事耳.

다만 순간의 일에 이루어질 뿐입니다.

 

董仲舒有言曰: ‘諸不在六藝之科孔子之術者,

옛적에 동중서가 말했사옵니다. ‘육예의 과목이나 공자의 제술에 있지 않은 것은

 

皆絶其道, 然後統紀一法度明,

모두 그 도를 끊은 후에 계통이 일정하고 법도가 밝아져

 

而民知所從.’

백성이 따를 것을 알게 됐다.’

 

臣抱玆耿耿, 思欲一陳者久矣,

신이 이에 밝게 간직하고 한 번 진술하려 생각한 지 오래인데,

 

今殿下之問及此, 十行諄諄,

오늘 전하께서 물으신 게 여기에 이르자 모든 행실이 도타워져

 

莫非回世道闢文風之要旨,

세도를 돌리고 문풍을 열려는 요지가 아님이 없으니,

 

則臣所爲小人之疑者, 可得而釋然,

신이 말했던 소인의 의심이 풀어질 수 있고

 

而一斑之見, 可得而披瀝也.

한 점의 견해도 피력할 수 있게 되었사옵니다.

 

臣請略近規遵聖言以陳之. 第二節刪. (下略) 與猶堂全書

신하는 청컨대 근세의 규모를 생략하고 성인의 말씀에 따라 진술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삭제되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문체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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