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허자만 쓰지 않는다고 예스러운 문장이 되지 않는다
世俗以罕用而之字爲簡古, 此乃局滯固陋之見也.
古莫如先秦六經西京之文, 而『莊』ㆍ『列』ㆍ『左』ㆍ『國』ㆍ『國策』ㆍ『史記』等書, 最多虗字, 『論』ㆍ『孟』ㆍ『禮記』亦然, 豈以而之字多少, 定其文之古不古乎?
後來昌黎之文, 固有絶不使虗字處, 而其用虗字者亦多, 此只在用之之如何耳. 譬如作室者用材, 長短各隨其宜, 然後方成室屋體制, 若一例用其短, 豈復成體制乎?
近見爲文者泥於此, 務爲截短字句, 蹇澁枯颯, 語多不暢, 絶無風神生色之可觀, 可謂不善學古矣.
해석
世俗以罕用而之字爲簡古, 此乃局滯固陋之見也.
세속에서 ‘이(而)’와 ‘지(之)’ 자를 드물게 쓰는 걸 간단하고 예스럽다 여기는데 이것은 곧 국한되고 지체하며 고루한 견해다.
古莫如先秦六經西京之文, 而『莊』ㆍ『列』ㆍ『左』ㆍ『國』ㆍ『國策』ㆍ『史記』等書, 最多虗字, 『論』ㆍ『孟』ㆍ『禮記』亦然, 豈以而之字多少, 定其文之古不古乎?
옛적에 선진의 육경과 서경의 문체만한 게 없는데 『장자』ㆍ『열자』ㆍ『좌전』ㆍ『국어』ㆍ『전국책』ㆍ『사기』 등의 책은 가장 허자를 많이 썼고 『논어』ㆍ『맹자』ㆍ『예기』 또한 그러하니, 어찌 ‘이(而)’와 ‘지(之)’ 자의 많고 적음으로 그 문장이 예스러운지 예스럽지 않은지를 정하겠으리오.
後來昌黎之文, 固有絶不使虗字處, 而其用虗字者亦多, 此只在用之之如何耳.
후대의 창려의 문장은 진실로 완전히 허자를 사용하지 않은 글도 있지만 허자를 사용한 곳도 또한 많았으니 이것은 다만 그것을 씀이 어때야 하는지에 달려있을 뿐이다.
譬如作室者用材, 長短各隨其宜, 然後方成室屋體制, 若一例用其短, 豈復成體制乎?
비유하면 집을 짓는 사람이 재목을 쓸 적에 긴 나무와 짧은 나무가 각각 마땅함을 따른 후에야 곧 집의 체제가 이루어지는 것과 같으니 만약 한결같이 짧은 나무만 쓴다면 어찌 다시 집의 체제가 이루어지겠는가.
近見爲文者泥於此, 務爲截短字句, 蹇澁枯颯, 語多不暢, 絶無風神生色之可觀, 可謂不善學古矣.
근래에 보자니, 문장을 짓는 사람들이 여기에 빠져 자구를 잘게 짧게 하는데 힘써 꽉 막히고 메마르고 쇠락하여 말이 대부분이 창달(전달)되지 못해 전혀 볼만한 풍신(風神)과 생색(生色)이 없으니 예스러움을 잘 못 배웠다고 할 만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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