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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에 시골에 살면서
촌거모춘(村居暮春)②
황현(黃玹)
荊扉斜掩碧溪風 水溢塘坡細路通
衝却幽鶯聲乍斷 叱牛人過柳陰中
隨意相尋野屧輕 門前厭聽讀書聲
十年湖海看花伴 强半人間老舌耕
麥翠輕凉立夏天 犂杷隨後婦兒前
一生不得蠶桑力 且向高田種木綿 『梅泉集』 卷四
해석
荊扉斜掩碧溪風 형비사엄벽계풍 |
사립문이 비껴 닫혔고 푸른 시내에 바람 불며 |
水溢塘坡細路通 수일당파세로통 |
술 넘치고 연못 언덕의 좁은 길 통하네. |
衝却幽鶯聲乍斷 충각유앵성사단 |
길에서[衝] 도리어 그윽한 꾀꼬리 소리 잠깐 끊어지고 |
叱牛人過柳陰中 질우인과류음중 |
소를 모는 사람이 버들개지 그늘 속으로 지나가네. |
隨意相尋野屧輕 수의상심야섭경 |
뜻대로 서로 시골의 벗 찾아가는데 |
門前厭聽讀書聲 문전염청독서성 |
문 앞에 독서 하는 소리 만족스레 들리네. |
十年湖海看花伴 십년호해간화반 |
십년을 강호에서 꽃을 보던 도반들이 |
强半人間老舌耕 강반인간로설경 |
반 평생[强半]의 인간이 가르치며【설경(舌耕): 혀로 밭을 간다는 말로 책을 읽는 것, 또는 학생을 가르쳐 생계를 도모하는 것을 뜻한다.】 늙어가네. 소천 왕사찬(王師瓚)을 방문했다[訪小川] |
麥翠輕凉立夏天 맥취경량립하천 |
입하 시기 푸른 보리의 가벼운 서늘함이 |
犂杷隨後婦兒前 리파수후부아전 |
쟁기 잡은 이 뒤 따르고 부인과 아이는 앞에 가네. |
一生不得蠶桑力 일생부득잠상력 |
일생에 잠상의 힘을 얻진 못하고 |
且向高田種木綿 차향고전종목면 |
또 높은 밭 향해 목화를 심네. 『梅泉集』 卷四 |
해설
제5수는 친구를 만나고자 멋대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벗을 찾아가 친구 집문 앞에 이르자, 학동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듣기 싫다(학식 있고 뜻이 있던 친구들이 훈장으로 연명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마음 아프고 그렇게 된 현실 또한 서글프다). 10년 전 강호에서 꽃을 보던 친구들이(예전에는 科場에서 포부를 날리던 친구들이) 거지반이 인간세상에서 설경으로 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369~370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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