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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에 시골에 살면서
촌거모춘(村居暮春)①
황현(黃玹)
竹牖經旬始暢開 晴天姸日滿池臺
不知春暮已如許 飛絮紛紛去又來
桃紅李白已辭條 轉眼春光次第凋
好是西簷連夜雨 靑靑一本出芭蕉
一蝶西來一蝶東 偶然群蝶鬪成叢
世間戰伐何曾異 倚杖閒看閱始終
해석
竹牖經旬始暢開 죽유경순시창개 |
대나무 창을 열흘 지나 비로소 창을 여니 |
晴天姸日滿池臺 청천연일만지대 |
갠 하늘에 고운 해가 연못 누대에 가득하네. |
不知春暮已如許 부지춘모이여허 |
늦봄이 이미 이와 같은 줄 몰랐는데 |
飛絮紛紛去又來 비서분분거우래 |
나는 버들개지 어지러이 가고 또 온다네. |
桃紅李白已辭條 도홍이백이사조 |
복사꽃 붉고 자두꽃 희다가 이미 가지에 져 |
轉眼春光次第凋 전안춘광차제조 |
눈 굴리니 봄빛이 차례대로 시들어가네. |
好是西簷連夜雨 호시서첨연야우 |
좋구나. 서쪽 처마에 연일 내린 밤비로 |
靑靑一本出芭蕉 청청일본출파초 |
푸르고 푸른 한 뿌리 파초 나오네. |
一蝶西來一蝶東 일접서래일접동 |
한 나비는 서쪽에서 오고 한 나비는 동쪽에서 와 |
偶然群蝶鬪成叢 우연군접투성총 |
우연히 뭇 나비들이 성장한 떨기에서 다투네. |
世間戰伐何曾異 세간전벌하증리 |
세간의 전쟁이라해서 어찌 일찍이 달랐겠는가? |
倚杖閒看閱始終 의장한간열시종 |
지팡이 짚고 한가롭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네. |
해설
이 시는 1904년, 그의 나이 50이 되었을 늦봄 무렵 시골에서 본 것을 읊은 것이다.
제3수는 봄이라 나비 한 마리가 서쪽에서 오더니, 또 한 마리가 동쪽에서 날아와 우연히 뭇 나비들이 모여 떼를 지어 싸운다. 인간 세상의 싸움도 어찌 이 나비와 다르겠는가(당시 자주 발생했던 국제간의 분쟁을 염두에 둔 말이다)? 지팡이 짚고 한가로이 끝까지 그 싸움을 바라본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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