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나라를 다스리는 두 가지, 상과 벌
古者黔首悗密蠢愚, 故可以虛名取也. 今民儇詗智慧, 欲自用, 不聽上. 上必且勸之以賞, 然後可進; 又且畏之以罰, 然後不敢退. 而世皆曰: “許由讓天下, 賞不足以勸; 盜跖犯刑赴難, 罰不足以禁.”
臣曰: 未有天下而無以天下爲者, 許由是也; 已有天下而無以天下爲者, 堯ㆍ舜是也; 毁廉求財, 犯刑趨利, 忘身之死者, 盜跖是也. 此二者, 殆物也, 治國用民之道也, 不以此二者爲量.
治也者, 治常者也; 道也者, 道常者也. 殆物妙言, 治之害也. 天下太平之士, 不可以賞勸也; 天下太下之士, 不可以刑禁也. 然爲太上士不設賞, 爲太下士不設刑, 則治國用民之道失矣.
해석
古者黔首悗密蠢愚, 故可以虛名取也.
옛날의 백성들은 정직하고 은밀하며 바보 같고 우직하였기 때문에 빈 명예로 취할 수 있었다.
今民儇詗智慧, 欲自用, 不聽上.
지금의 백성들은 총명하고 탐구하며 지혜로워 스스로 하고파 하기에 임금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
上必且勸之以賞, 然後可進; 又且畏之以罰, 然後不敢退.
임금은 반드시 장차 그들을 상으로 권면한 후에야 나가게 할 수 있었고 또한 장차 그들을 벌주어 두렵게 한 후에야 감히 물러나지 않았다.
而世皆曰: “許由讓天下, 賞不足以勸; 盜跖犯刑赴難, 罰不足以禁.”
그러나 세상에선 모두들 “허유(許由)가 천하를 사양하니 상으로도 권면하기에 부족했고 도척(盜跖)은 형벌을 저지르고 난장판으로 달리니 벌로도 금하기에 부족했다.”라고 말한다.
臣曰: 未有天下而無以天下爲者, 許由是也;
내가 말하겠다. 천하를 소유하지 않았음에도 천하로 하려함이 없었던 이는 허유가 바로 그 사람이고
已有天下而無以天下爲者, 堯ㆍ舜是也;
이미 천하를 소유했지만 천하로 하려함이 없었던 이는 요임금과 순임금이 바로 그 사람이며,
毁廉求財, 犯刑趨利, 忘身之死者, 盜跖是也.
염치를 훼손시켜 재물을 구하고 형벌을 저질러 이익을 추구하며 몸의 죽음 따위를 잊은 이는 도척이 바로 그 사람이다.
此二者, 殆物也, 治國用民之道也, 不以此二者爲量.
이 2명(허유ㆍ도척)은 위험한 인물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등용하는 방법에 이 2명을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
治也者, 治常者也; 道也者, 道常者也.
다스리는 것은 평범한 것을 다스리는 것이고 방법[道]이라는 것은 평범한 것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이다.
殆物妙言, 治之害也.
위험한 인물이나 오묘한 말을 하는 이들은 다스리는 데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天下太平之士, 不可以賞勸也; 天下太下之士, 不可以刑禁也.
천하의 뛰어난 선비들은 상으로 권면할 수 없고 천하의 못난 선비들은 형벌로 금할 수 없다.
然爲太上士不設賞, 爲太下士不設刑, 則治國用民之道失矣.
그러나 잘난 선비를 위해 상을 설치하지 않고 못난 선비를 위해 형벌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쓰는 방법은 상실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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