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난리를 예견하고 관리직을 그만 둔 조운흘의 일화들
高麗宰臣趙云仡, 知時將亂, 謀欲避患, 乃詐爲狂誕.
嘗爲西海道觀察使, 每念阿彌陁佛, 有一守令與公相友者, 亦來窓外, 念趙云仡, 公曰: “汝何以稱我名?” 守令曰: “令公念佛欲成佛, 吾之念令公欲爲令公耳.” 相視大笑.
又詐得靑盲疾, 辭職居家, 其妾與公之子相私, 每戱於前, 公不露形色者數年. 及亂定, 忽揩目曰: “吾疾愈矣.” 率其妾遊於江上, 數其罪而投之.
其所居鄕墅, 在今津廣下. 公求爲沙平院主, 與鄕人結侶, 每於飮會, 相與雜坐, 詼諧戱謔, 無所不至.
一日坐亭上, 朝臣貶斥者多渡江, 公作詩曰: “柴門日午喚人開, 步出林亭坐石苔. 昨夜山中風雨惡, 滿溪流水泛花來.”
해석
高麗宰臣趙云仡, 知時將亂,
고려의 재상이었던 조운흘은 시대가 장차 혼란스러울 걸 알아
謀欲避患, 乃詐爲狂誕.
환란 피하길 도모하려 하여 곧 거짓 미친 척했다.
嘗爲西海道觀察使, 每念阿彌陁佛,
일찍이 서해도관찰사가 되었을 적에 매번 아미타불을 염불했는데
有一守令與公相友者, 亦來窓外,
한 수령으로 공과 서로 친한 사람이 또한 창 밖에서 오면서
念趙云仡,
조운흘이라 염송(念誦)하자
公曰: “汝何以稱我名?”
조운흘이 “자네는 어째서 나의 이름을 외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守令曰: “令公念佛欲成佛,
수령이 말했다. “영감의 염불은 성불하고자 하는 것이고
吾之念令公欲爲令公耳.”
나의 염송은 그대처럼 되고자 할 뿐이네.”
相視大笑.
서로 보며 크게 웃었다.
又詐得靑盲疾, 辭職居家,
또한 거짓으로 눈이 먼【청맹(靑盲):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나 실제로는 앞을 보지 못하는 눈을 말한다.】 질병을 얻었다고 하고 사직하고 집에 거처하자
其妾與公之子相私, 每戱於前,
첩과 아들이 서로 사통하며 매번 앞에서 정분을 통했지만
公不露形色者數年.
공은 아는 체하는 태도와 얼굴색을 드러내지 않은 지 수년째였다.
及亂定, 忽揩目曰:
난리가 평정됨에 이르러 갑작스레 눈을 문지르며
“吾疾愈矣.”
“나의 눈병이 나았다”고 말했고
率其妾遊於江上, 數其罪而投之.
첩을 거느리고 강가에서 유람하다가 그 죄를 꾸짖고서 그녀를 던져버렸다.
其所居鄕墅, 在今津廣下.
기거하던 시골집은 지금의 광진나루 밑에 있다.
公求爲沙平院主, 與鄕人結侶,
공은 사평원주가 되길 구하고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每於飮會, 相與雜坐, 詼諧戱謔,
매번 모여 술 마심에 서로 섞여 앉고 농담을 걸고 장난을 쳐
無所不至.
못하는 짓이 없을 정도였다.
一日坐亭上, 朝臣貶斥者多渡江,
하루는 정자에 앉아 있는데 조정의 신하로 비판받고 배척된【폄척(貶斥): 다른 사람을 헐뜯어 벼슬을 빼앗고 물리침을 말한다.】 이들이 많이 강을 건너왔고
公作詩曰: “柴門日午喚人開, 步出林亭坐石苔. 昨夜山中風雨惡, 滿溪流水泛花來.”
공이 다음과 같이 시를 지었다.
柴門日午喚人開 | 사립문은 오후라서 사람을 불러 열게 하고 |
步出林亭坐石苔 | 숲속 정자에서 걸어 나가 이끼 낀 바위에 앉네. |
昨夜山中風雨惡 | 어젯밤 산 속엔 바람과 비 사납더니 |
滿溪流水泛花來 | 시내 가득 흐르는 물에 꽃이 떠서 오는 구나.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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