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풍속을 기록하다
원조기속(元朝紀俗)
강박(姜樸)
官家放禁閭巷遊 件件綾羅僭不愁
少婦分曹爭踏板 羣兒擲柶賭先籌 『菊圃先生集』 卷之五
해석
官家放禁閭巷遊 관가방금여항유 | 관가가 금지를 풀어 여항에서 놀도록 하니 |
件件綾羅僭不愁 건건릉라참불수 | 사람마다 설빔을 입어 참람해도 걱정 않네 |
少婦分曹爭踏板 소부분조쟁답판 | 어린 여자아이들은 조를 나눠 널뛰기【답판(踏板): 널뛰기(超板戱, 板舞, 跳板戱)】를 다투고 |
羣兒擲柶賭先籌 군아척사도선주 | 여러 아이들은 윷을 던져 먼저 도착할 꾀를 내기하네. 『菊圃先生集』 卷之五 |
이해와 감상
설날의 풍속을 제대로 그리고 있다. 지금은 수이 볼 수 없지만, 분명히 어렸을 땐 이런 분위기가 있었다. 아이들은 설빔을 입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세배를 했던 풍속 말이다. 물론 그때도 널뛰기를 했다거나, 윷놀이를 했다거나 하는 건 없지만, 그래도 티비에선 곧잘 이런 광경을 보여주곤 했었다.
이 시에선 4구의 해석 때문에 이야기가 있었다. ‘척사저선주(擲柶賭先籌)’를 ‘윷을 던지고, 투호던지기로 내기하네’라 보아, 사(柶)와 주(籌를) 따로 해석했다. 이에 반해 교수님은 이건 모두 윷놀이에 관한 얘기라며 주(籌)를 ‘계획’으로 보아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먼저 도착할 계획을 내기했다’라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 시에선 우리 고유의 풍속놀이를 나타내는 답판(踏板)은 ‘널뛰기’라고 하며, 사(柶)는 ‘윷가락’으로 윷놀이는 ‘사희(柶戱)’라고 쓴다고 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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