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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트래킹 - 2. 지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어린이대공원 트래킹 - 2. 지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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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다

 

이번 트래킹은 이전의 트래킹과 다른 점이 있다. 이번 학기 들어 두 번의 트래킹을 했었다. 첫 번째 통인시장 때는 아이들 태반이 나오지 못했고, 두 번째 롯데월드 때는 그걸 방지하고자 학교에서 함께 자는 방법까지 썼다.

 

 

 두 번의 트래킹을 가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지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하지만 이제 습관을 형성해야 하는 어린 아이가 아닌, 중고등학생을 데리고 학교에서 함께 자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젠 자신의 자발적인 힘으로 시간을 조절해야 할 때이지, 누군가의 강제로 인해, 누군가의 노력으로 인해 시간을 조절당해야 하는 때는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함께 자고 출발하는 건 그 순간에만 효과가 있을 뿐,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생활습관이 바뀌거나 책임감이 생기거나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 회의할 때 초이쌤은 자주 지각하는 아이들에게 학교의 규칙에 꼭 맞추라는 말은 더 이상 무의미한 것 같으니, 이젠 자신이 지킬 수 있는 조건을 정하고 그걸 한 달 동안 지켜보는 것으로 하자. 물론 그 조건은 무작정 쉬운 걸로 정하기보다 양심에 따라 정해야 해라고 제안하셨다. 그건 더 이상 아무리 학교 규칙을 말하고, 여러 방안(벌금제, 상담제 등)을 마련한다 해도, 개인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누군가에겐 제 시간에 나온다는 게 쉬운 일이고, 맘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니 초이쌤의 제안에 대해 아예 늦어도 된다는 빌미를 주는 거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하게 된다. 솔직히 나의 입장에선 늘 강박적으로 시간을 지키며 살아왔기에(특별히 잘난 것도 없고, 집이 부유하여 나를 뒷받침해줄 수 없다 보니, 성실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단재학교에 온 첫 해엔 그런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나와는 완벽히 다른 사고방식과 습관을 지닌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아이가 스스로 바뀔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지 누군가가 윽박지르거나 제재를 가해서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오히려 이 때 초이쌤이 내놓은 제안은 아이들에게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이걸 아이들이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 4월 한 달간 스스로 정한 기준을 지킬 수 있다면 하나의 계기가 될 거라 기대하게 됐다.

 

 

아이들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꼭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했다.  

 

 

자신만의 지각 목표치를 정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가장 양심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최저한의 기준을 정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진지하게 기준을 정했고,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때 정훈이는 그럼 제대로 오기로 한 날 외엔, 지각해도 되는 거죠라고 장난치듯 말한다. 예전에 준영이와 지각 문제로 얘기할 때 학교 규칙과는 달리 준영이 상황에 맞는 규칙을 정하려 하자, 준영이가 “‘10시까지 오기’, ‘11시까지는 꼭 오기등으로 규칙을 정할 경우, 오히려 늦을 빌미를 주게 되니, 한 달 동안은 믿는 셈 치고 학교 규칙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게 좋을 거 같아요라고 했었는데, 정훈인 준영이가 우려했던 그 부분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었던 셈이다. 정훈이의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승태쌤은 가장 기본적인 규칙은 850분까지 등교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정한 것은 학교 규칙만으로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늦어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라고 꼭 집어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상습 지각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졌다. 이렇게까지 각 아이들을 배려했고 그 아이가 책임질 수 있도록 했는데, 과연 얼마나 그 시간에 맞추려 노력할까? 아마도 이번 대공원 트래킹에서 그런 노력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14년 5월 30일에 영화팀과 아차산으로 산행을 가면서 천호대교를 건널 때의 사진. 

 

인용

목차

사진

1. 좌절한 청춘들이 어린이대공원으로 트래킹을 가다

2. 지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다

3. 지각이 트래킹 기분을 망치다

4. 어린이대공원과 역사적인 아이

5. 어린이대공원엔 놀잇감이 있다

6. 어린이대공원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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