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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2년 단재학교 제주 하이킹 - 3. 쇠소깍 펜션→휘닉스 아일랜드(39.59km)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12년 단재학교 제주 하이킹 - 3. 쇠소깍 펜션→휘닉스 아일랜드(39.59km)

건방진방랑자 2019. 12. 1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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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4.10.: 쇠소깍 펜션휘닉스 아일랜드(39.59km)

 

▲   쇠소깍 펜션→휘닉스 아일랜드 / 39.59km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우천 속 자전거 여행이 되는 셈이다. 원래는 어제 저녁에 타지 못한 투명카약을 아침에 타려 했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타지 못하게 되었다.

7시에 일어나 8시에 출발하는 것을 목표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아침은 라면 5개를 끓여서 밥을 말아 먹었는데, 한창 때인 아이들답게 라면 5개로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그래서 몇 몇 아이들은 죽을 만들어 주린 배를 채우는 수밖에 없었다.

 

 

 

근호와 규혁의 다툼

 

근호는 아침부터 규혁이와 부딪혀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누구에게나 듣기 싫은 말, 상처가 되는 말이 있는데 규혁이는 자꾸 그런 말로 상대의 심기를 건드렸고 결국 그게 폭발하고 만 것이다. 누군가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즐거워하는 인간의 못된 심기를 보게 된다. ‘왜 누군가의 아픔이 나의 기쁨이 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천 속 라이딩을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 근호와 규혁이가 심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비를 맞으며 1시간 가까이 둘의 감정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도 곧 괜찮아졌고 그제야 출발할 수 있었다.

 

 

▲  나오긴 했으나, 근호와 규혁이가 싸우는 바람에 우리는 발이 묶이고 말았다.

 

 

 

대환이의 기우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다. 어제 오후처럼 문규와 규혁이가 선두에 서서 달린다. 아이들이 생각 이상으로 대열을 맞춰 잘 가기 때문에 교사들은 뒤로 빠졌다. 아이들은 아이들 스스로 정한 룰에 따라 서로 순서를 맞춰 달려가고 있다. 그러던 중 재영이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잡는 바람에 대환이와 규혁이가 부딪혔고 대환이는 무릎의 피부가 살짝 까였다. 잠깐 동안 서로 비난하더니 곧 대환이를 치료하고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여기선 서로 운명공동체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서로 비난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아는 듯했다.

대환이는 여행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도 상처에 대한 걱정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조금만 달리다가도 반창고를 때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묻거나, “이러다 살이 썩어서 다리를 잘라 내야 하는 거 아녜요?”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했기 때문이다. 건강 염려증이 느껴질 정도로 작은 상처에 빌빌 대고 있었다. 그래서 난 그 정도 상처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해줬지만, 이미 자신의 걱정이 앞서 있는 터라, 그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  점심은 패밀리 마트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승환이의 펑크와 사라짐

 

오후엔 승환이와 함께 달렸다. 승환이는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하는지 펑크가 계속 나고 있다. 유독 승환이 자전거에만 펑크가 나고 있고, 승태쌤이 바꿔서 탔음에도 여전히 바꿔 탄 자전거에도 펑크가 자주 나고 있다. 그런 상황이니 자전거의 문제라기보다 승환이의 자전거 타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비를 맞아가며 펑크를 때웠다.

그런데 조금 달리다가 다시 또 펑크가 난 것이다. 어쩔 수 없어서 내 자전거의 앞바퀴와 승환이의 앞바퀴를 바꿔 끼워 승환이를 먼저 보냈고, 난 마을 주민에게 부탁해서 물을 좀 쓰겠다고 했다. 물은 펑크가 난 곳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이다. 그곳에서 펑크를 때우고 열심히 달려 섭지코지에 있는 휘닉스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그랬더니 다른 아이들은 이미 도착해서 씻고서 쉬고 있더라. 빗속에서 벌벌 떨며 펑크를 때우고 힘겹게 도착한 터라 빨리 쉬고 싶었다.

그런데 승환이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명 나보다 먼저 출발했기에 도착한 줄만 알았는데, 대형사고가 터진 것이다. 그래서 다시 나가보니 비바람은 더욱 거세어져 있었다. 왔던 길을 헤집으며 달리고 있다. 신양포구 근처에 접어드니, 그 때 승환이의 모습이 보이더라. 길을 모르다 보니 헤맸던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라도 만나서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만나지 못했으면 모두 함께 빗속에서 승환이를 찾아다녀야 할 뻔했다.

리조트의 식비가 부담되기에 저녁은 패밀리 마트에서 오천 원으로 해결하게 했다. 아이들은 라면이나 햇반, 도시락 햄버거 등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것을 먹고 티비를 본 후에 서서히 잠에 들었다.

 

 

▲  섭지코지는 성산일출봉 바로 아래에 툭 튀어나온 지형이다. 이곳은 '올인'이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데, 바로 그곳에서 우리도 묵게 되었다.

 

 

인용

목차

사진

1. 용두암산방산(56.71km)

2. 산방산쇠소깍(42.98km)

3. 쇠소깍 펜션휘닉스 아일랜드(39.59km)

4. 휘닉스 아일랜드용두암 하이킹(47.8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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