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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단재학교 송파동에서 석촌동으로 이전하다 - 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본문

학교/단재학교 이야기

단재학교 송파동에서 석촌동으로 이전하다 - 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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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둔촌동 학교에서 3년을 보내며 그런 것들을 체험했고 깨달음까지 얻었으니, 송파동 학교에선 지금까지 고민했던 흔적들, 공부했던 철학들을 지우고 현장 속에서 새롭게 정립해야만 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아이들과는 3년을

 

 

둔촌동 학교에서 영화팀도 자리를 잡아 갔다. 이 녀석들과 영화도 찍고 영화도 많이 보러 다녔다.    

 

 

 

건빵, 송파동 학교에서 좀 더 다져지다

 

함께 하며 눈빛만 마주쳐도 무얼 얘기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으며, 다른 교사들과도 편안하게 얘기할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더욱이 단재학교는 규율에 얽매여 있거나,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강압도 없다. 그러니 무언가를 새롭게 정립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고, 정서적인 여백도 충분히 허용됐다.

아마 그때부터 좀 더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 노력했고, 일반적인 교육적 상식과는 다른 시각을 지닌 동섭쌤우치다쌤과 같은 분들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기존에 해왔던 것들이 있고, 나만의 가 있으니 그게 순식간에 바뀔 리는 만무했지만, 그럼에도 초임교사 시절보다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졌고, 아이들을 보는 시선도 그래야만 한다보다는 그럴 수도 있다는 것에 가깝게 변하며,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었다.

이처럼 송파동 단재학교는 학교가 이전하며 환경이 변화한 것만큼이나 교사인 건빵에게도 변화가 가득했던 곳이라 추억할 수 있겠다. 이때 영화팀 아이들과는 남한강을 따라 양평에서 충주댐까지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달성군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교육의 새로운 정의를 몸소 실천해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도 파릇파릇했던 초임교사에서 벗어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6년차 교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영화팀 교실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 아이들.     

 

 

 

석촌동 단재학교에선 어떤 일들이 생길까?

 

그러던 중에 단재학교는 또 한 번의 이전을 하게 된다. 송파동으로 옮긴 지 2년 반만에 15분 거리에 있는 석촌동으로 이전하게 됐다. 여전히 이층집이고 겉에서 볼 땐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부엌이 커서 함께 모여서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고, 학교 바로 옆에 일반 상가가 있기에 아이들이 실컷 떠들어도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송파동 학교는 주거지역에 있었기에 아이들이 마당에서 떠들거나 조금만 뛰어다녀도 눈치가 보였던 것에 비하면 훨씬 환경적으로 좋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도 이전한 학교가 훨씬 맘에 들던지 누군가는 학교가 안락해서 여기서 12일 동안 숙박을 해도 좋겠는데요라는 말을 했으며, 누군가는 예전 학교에 비하면 좀 멀어지긴 했어도 학교 내부가 훨씬 깔끔해서 좋아요라고 말을 했다.

 

 

예전 학교보다 거리는 멀어졌지만, 교육적인 여건은 훨씬 좋아졌다.  

 

 

아이들의 소감처럼 나 또한 석촌동 학교가 훨씬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건 어느덧 6년차 교사가 되면서 생긴 안정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 이상으로 공간이 주는 평온함이 훨씬 크다고 해야 맞다. 여기서 5분 정도만 걸으면 바로 석촌동 고분군에 도착할 수 있다. 거긴 복잡한 도심 속에 한적한 공간이니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공부를 하느라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리고 탄천 쪽으로 5분 정도 걸으면 탄천유수지가 나온다. 학교 운동장이 있는 기존 학교와 달리 단재학교는 운동장이 없기에 둔촌동 시절과 송파동 시절엔 올림픽공원을 운동장으로 썼었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을 우리 맘대로 쓰는 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탄천유수지는 농구장, 축구장, 야구장까지 모두 갖춰져 있고,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엔 사람들도 거의 없기 때문에 편하게 뛰어놀면 된다. 그러니 예전엔 하지 못했던 다양한 운동 종목을 모두 다 할 수 있게 됐다. 그뿐인가 탄천유수지 바로 옆엔 탄천 자전거 도로가 나있으니 훨씬 편하게 라이딩도 다닐 수 있다. 여러모로 석촌동 학교의 환경은 교육적으로도 훨씬 나은 환경인 셈이다.

이제 한 달 보름 정도가 지났다. 2017년의 새 학기를 새로운 공간에서 시작하게 됐고, 지금과 같으면서 다른 교육에 대한 고민도 시작하게 됐다. 석촌동 학교에서 만들어질 이야기들이 어떤 것일지, 그리고 나는 또 얼마나 좌충우돌을 하게 될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학교에서 포켓볼을 치기도 유수지에서 런닝맨을 하기도 석촌호수에서 도보 운동을 하기도 했다.

 

 

인용

목차

1. 도전할 용기를 준 단재학교

2.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자리 잡아가다

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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